지역주민과 밀착 소통…브랜드 가치 만들어야

 

최적의 병원 홍보란 병원이 위치한 곳에서 주변을 점검하고 가장 효과적인 매체를 찾아 적은 비용으로 가장 최적의 효과를 내는 최상의 조합을 찾는 것이란 얘기가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얘기다. 특히 중소병원에겐 더욱 그렇다.

자본과 인력을 갖춘 대학병원과 달리 중소병원은 병원 홍보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홍보와 광고를 전담할 부서가 따로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설혹 담당부서가 있더라도 비용이 턱없이 적어 홍보 전략을 짜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병원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홍보 방법을 꼽는다면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운영 등의 소셜네트워크나 무료 진료와 병원 이벤트 등이 었다. 이들의 효과는 어떨까?

이벤트·무료진료, 고객 창출 효과 미미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에 많이 하는 병원 이벤트는 많은 병원이 운영하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부산에 있는 온종합병원 홍보팀 박정훈 팀장은 이벤트는 병원을 폭넓게 알리고, 병원 이미지를 좋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신규환자 창출 방법으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대전선병원 홍보팀 신정옥 팀장도 같은 생각이다. 신 팀장은 "경험적으로 보면 환자들이 병원 이벤트를 보고 내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이벤트는 병원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문화 기획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무료진료도 고객을 창출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이 많다. 병원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홍보 방안이지만 마구잡이로 하다 보면 오히려 병원 이미지를 헛갈리게 하고 병원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데 방해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환자 창출과는 거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박 팀장은 "병원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환자를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소셜 네트워크는 병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병원의 이미지를 계속 노출, 불만이 있는 환자의 목소리에 적극적이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유용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지역주민과 살 맞대라"
이벤트 등 대부분의 홍보 방법이 신규 환자 창출과 거리가 있다면 홍보 효과가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6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병원홍보전략 연수교육에서 온종합병원 박정훈 홍보팀장은 지역주민과 밀착된 홍보를 제안했다. 병원 공간을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누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온종합병원은 몇 년 전부터 환자나 보호자, 지역주민을 위해 병원시설을 공유했다. 문화공연이나 노래교실, 건강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 게다가 부산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특별 공연 기관으로 선정돼 지하 1층에 있는 200석 규모의 대강당에서 매달 무료 문화공연도 열고 있다.

박 팀장은 "공연장이나 강의장을 필요로 하는 지역주민에게 병원의 공간을 나눠 쓰는 것이 우리 병원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반응도 좋다"며 "최근엔 지역 문화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문의가 많아 대관담당자가 조정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방법도 온종합병원의 홍보 전략이다. 지난 2010년 개원 이후 직원의 90% 이상을 부산 출신으로 구성할 정도로 지역 인재를 직원으로 뽑고 있다.
병원 홍보와 광고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신규환자 창출은 너무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없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답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전선병원 홍보팀 신정옥 팀장은 시기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병원 홍보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 팀장은 "전단지의 홍보광고 효과가 1% 미만이지만 건강검진에는 효과적인 매체"라며 "흔히들 말하는 홍보 효과 몇 %라는 수치는 의미가 없다. 즉 환자의 니즈를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들이 이 병원이 장사를 하는구나 하고 느끼면 어느 사이 발길이 끊어진다"며 "신뢰가 담긴 홍보가 아니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역분석 통한 포지셔닝 중요

눈에 띄는 신규 환자 창출이 어려운 만큼 중소병원들도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병원이나 전문병원 등과 달리 중소병원들은 포지셔닝과 브랜드에서 취약하다. 대학병원과 개원가 사이에서 '낀 병원' 처지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자기 병원만의 색깔을 갖는 병원은 찾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보바스병원과 선병원 등이 글로벌진출과 의료관광 등의 이미지로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지만 대부분의 중소병원은 아직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중소병원들이 홍보 전략을 세울 때 초기부터 '지역에서의 포지셔닝과 브랜드 만들기'를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라컨설팅 윤성민 대표는 중소병원은 지역분석을 통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종합병원과 강한 브랜드로 도전하는 병원들 사이에서 정확하게 지역주민에게 인식을 시킬 수 있는 포지셔닝 재창출이 필요하다는 것.

윤 대표는 "이제는 1·2·3차 병원 상관없이 경쟁이 매우 치열해 중소병원만의 차별화를 찾아야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 고객을 타깃으로 다양한 각도의 고객만족을 위해 각 부서에서 무엇을 변화시키고 실행해야 하는지를 설정하고, 지역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온종합병원은 지역 안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홍보팀 박정훈 팀장은 "우리 병원은 홍보 키워드를 '지역 거점, 지역 주민'에 두고 홍보를 하고 있다. 지역 안에서 뭘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공헌도 지역사회를 중심 메시지로 진행하는데 알려지니까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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