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홍빈 교수팀, 지난 3년 동안 유행 양상 비교
2019~2020 유행 6~12주 빠르게 종식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에는 환자 규모 최대 96.2% 줄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방역과 위생관리가 강화돼 인플루엔자 유행이 조기에 끝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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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좌),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중앙), 임상예방의학센터 이희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소아청소년과 이현주 교수, 임상예방의학센터 이희영 교수)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전 국가적으로 방역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에 주목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인플루엔자 유행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 표본 감시 자료를 활용해 코로나19 기간 인플루엔자 환자 규모와 발생 기간을 비롯한 인플루엔자 A, B 발생 비중 등 유행 특성을 다각도에서 분석, 지난 3년 동일 기간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 2019/2020 인플루엔자 유행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20주간 지속돼 지난 유행 대비 6-12주 짧아졌다.

또한, 코로나19 최초 환자 발생 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3,232명으로 2017/2018년 6,841명과 비교해 52.7% 감소했으며, 방역, 위생관리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는 161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해 지난 2년 동기간 대비 최대 96.2%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환자 규모의 감소는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등 질병관리본부에서 감시하는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에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사항은 비율 지표인 ‘환자 1,000 방문 당 인플루엔자 발생자 수 최댓값’이 코로나19 기간에는 49.8명으로 기존 71.9-86.2명에 비해 최대 42%가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인플루엔자 유행 규모가 줄어든 이번 연구결과가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환자들이 단순히 병원 방문을 꺼려서 나타난 통계적 착시로 보기 어려우며, 실제로 유의미한 환자 감소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전체 인플루엔자 환자 중 B형 인플루엔자 환자 비중은 4%대로, 26.6%부터 54.9%에 이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연구 제 1저자인 이현주 교수는 “개인위생 수칙을 비롯한 공중보건학적 전략들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방역 활동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 규모를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홍빈 교수는 “코로나19 시대에 강화된 위생 관리 및 공중보건 차원의 대응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전염성 호흡기 질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저널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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