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환기되지 않는 곳에서 공기 중 전파 가능성 있어…예비연구로 추후 평가 필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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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람들이 밀집했거나 폐쇄 또는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WHO의 Benedetta Allegranzi 박사는 7일(현지시각) 브리핑을 통해 "밀집된 장소, 환기가 안 되는 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제시한 새로운 근거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는 입장이었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남아있지 않고 표면에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32개국 239명 과학자는 공개서한을 통해 WHO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대화하거나 숨을 내쉰 후 몇 시간 동안 떠다니는 작은 입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확산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WHO가 코로나19 관련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HO는 밀집했거나 폐쇄 또는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장소 등 특정 환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 있다는 근거를 인정했다. 다만 예비연구를 통한 근거라는 점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아니며, 향후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만약 근거가 입증된다면 코로나19 감염을 어떻게 예방해야 할지에 대한 지침이 변경될 수 있다. 또 지금보다 광범위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식당, 대중교통 등에서 더 엄격한 거리두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WHO의 Maria Van Kerkhove 박사는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에 대해 요약한 과학적 지침서(scientific brief)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erkhove 박사는 "코로나19 전파 경로로 공기 감염과 에어로졸 감염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중재전략이 필요하다. 물리적인 거리두기뿐 아니라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곳, 특히 의료진이 근무하는 특정 환경에서 적절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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