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 박선혜 기자.
학술부 박선혜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메트포르민 불순물 사태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 288품목 중 NDMA가 검출된 31품목의 제조 및 판매가 26일 중지됐다.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대체약물이 없는 만큼, 판매 중지된 의약품이 적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진료 현장은 발사르탄, 라니티딘 사태 때만큼의 혼란은 없는 분위기다.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메트포르민 불순물 사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관 학회가 마음만 먹으면 외면할 수도 있었다. 

메트포르민 불순물 사태는 싱가포르의 원료의약품이 문제였다. 국내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원료의약품을 수입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싱가포르발 메트포르민 불순물 사태와 무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한당뇨병학회가 식약처에 직접 조사를 요구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에 식약처는 NDMA 검사법을 마련했고 메트포르민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미국에서 판매 허용된 메트포르민 의약품 10개 제품에 대한 샘플검사를 시행한 것과 달리 전수조사라는 칼을 꺼내든 것이다. 샘플조사 결과는 신뢰도가 낮다는 이유다. 

그 과정에서 대한당뇨병학회는 진료 현장의 혼선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당뇨병 환자는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을 자의로 중단하지 않도록 권고하며, 식약처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렸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 중 11%만 NDMA가 초과 검출됐고, 이마저도 추가적인 암 발생 가능성이 무시할만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외면할 것인가 혹은 직면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학회와 식약처의 고민이 상당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전수조사를 두고 메트포르민에 대한 공포만 확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기에 부담도 컸을 것. 

하지만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 메트포르민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외국에서 문제 됐던 일로 치부할 수 있었음에도, 학회와 식약처는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진료 현장에서는 식약처가 결과 발표 전 의료진에게 사전에 알려줬으면 재처방과 재조제 등에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로 학회와 식약처가 대처를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메트포르민 불순물 사태는 학회와 식약처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앞으로 NDMA 검출 원인 분석,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 불순물에 대한 관리기준 마련 등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한 업무 부담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이번 메트포르민 불순물 사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마주한 식약처 그리고 학회에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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