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코오롱티슈진에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허용
티슈진 상장폐지, 생명과학 행정소송 관심사...코오롱 "인보사 객관적 시각 기회될 것"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4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의 자발적 유통, 판매 중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우석 대표와 유수현 상무, 최헌식 상무는 고개숙여 인보사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br>ⓒ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4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의 자발적 유통, 판매 중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우석 대표와 유수현 상무, 최헌식 상무는 고개숙여 인보사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코오롱티슈진에 국내서 허가가 취소된 인보사의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하면서 맞물린 여러 상황들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와 상장폐지 여부를 놓고,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보사 美 임상 재개

13일 코오롱티슈진은 FDA로부터 인보사 임상 3상 보류(Clinical Hold)를 해제,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7월 인보사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주성분 중 2액인 형진절환세포(TC)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인 것이 밝혀지면서 국내 허가가 취소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에 따르면 FDA는 임상보류 해제(Remove Clinical Hold) 공문을 통해 인보사의 임상보류 이슈들이 만족스럽게 해결된 만큼 임상보류를 해제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해도 좋다고 했다.
작년 5월 FDA가 인보사 임상 보류를 결정한지 11개월여 만이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FDA와의 협의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서와 임상시험 환자 동의 서류 등의 보완절차를 거쳐 임상시험 환자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향후 진행할 미국 임상 3상을 철저하게 수행해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표유전자 치료제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임상 재개에도 산적한 문제들

FDA로부터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재개 허가를 받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하다. 

우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중 인보사와 관련한 허위사실 기재, 올해 3월 말 제출기한인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의견을 받은 것 등 2가지 사안으로 상장폐지 심사를 받고 있다. 

오는 16일 열리는 기업심사위원회는 코오롱티슈진의 감사의견 거절 건과 관련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개선기간을 부여받더라도 내년에도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게 되면 상장폐지된다. 

코오롱티슈진은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직접적 원인이 인보사 주성분 논란에서 기인한 만큼, FDA가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한 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 간의 행정소송도 문제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 임상시험계획 승인 취소처분, 회수·폐기 명령 등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과의 행정소송을 계속할 계획이다.

인보사를 둘러싼 소송도 관심사 중 하나다. 

우선 코오롱생명과학은 일본 미츠비시타나베와 기술수출 계약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6년 미츠비시타나베제약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인보사의 독점적 개발과 판매권에 계약금 25억엔(약 288억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2017년 12월 계약 취소와 계약금 반환, 손해배상 3억엔(약 35억원)을 요청했다. 

또 주주와 인보사 투여 환자들과도 약 8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질지 주목된다. 

지난 2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는 인보사 관련 약사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보조금관리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상황이 이렇지만 코오롱 측은 절차에 따라 FDA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미국 임상 재개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치 않지만, 인보사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 시 미국 임상 3상 재개 관련 자료를 관련 기관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업계 시각 "상처뿐인 영광될 것"

제약바이오 업계는 인보사 미국 임상 재개를 두고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미국은 임상 3상을 재개한 것은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 투약이 가능할 만큼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의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특성상 합성화학의약품 이상으로 드라마틱한 효과가 발현되는 건 아니다"며 "실제 임상을 진행해봐야겠지만, 탁월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명예회복 차원의 임상, 즉 '상처 뿐인 영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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