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이상우 교수
소화기학회 이사장 재임 당시 ‘융합’ 외치며 연관 학회 국제통합학술대회 성사
“P-CAB 등 국내 개발 신약 글로벌서도 긍정적 평가 기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상우 교수(소화기내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상우 교수(소화기내과).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한국인 25%는 위장질환을 앓고 있으며 위암 발생률은 세계 1위다.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소화기 전문가들은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소화기질환을 진료하는 관련학회들이 모여 제1회 소화기연관학회 융합과 국제화를 위한 통합학술대회를 개최한 것.

당시 대한소화기학회 이사장으로서 소화기연관학회 국제학술대회를 탄생시킨 고려대 안산병원 이상우 교수(소화기내과)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위염 치료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융합하라”…소화기 관련 8개 학회 하나로 뭉쳐
2016~2017년 2년간 소화기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이상우 교수는 소화기학회의 발전과 국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소화기 관련 학회들을 통합한 진정한 의미의 한국 소화기 주간을 기획했다. 소화기 분야의 최신 의학지식을 공유하고, 국제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한국의 소화기 전문가들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에서다.

소화기 관련 학회는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간학회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대한췌장담도학회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대한장연구학회 △대한소화기암학회 등 8개 학회가 학회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DDW)을 비롯한 유럽(UEGW), 일본(JDDW), 대만(TDDW) 등 외국에서는 소화기 관련 국제통합학술대회를 통해 교류를 활성화하며 진료 역량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이 교수는 "소화기 연관 8개 학회는 각각 잘 발전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 당시 외부 여건이 변화되면서 8개 연관학회가 합쳐 국제소화기학술대회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시작하게 됐다"며 "소화기내시경학회 김영태 이사장과 간학회 변관수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가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첫 소화기연관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할 당시 화두는 융합이었다"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관련 학회들이 큰 방향에 공감해 잘 진행됐다. 첫 학술대회인 만큼 초록수도 많았다. 연관 학회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교수는 학회 이사장 재임 당시 소화기연관학회 보험정책단을 기반으로 보험과 정책 분야에 대한 대정부 소통채널을 구축해서 연관학회의 의견이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당시 조기위암에 대한 외과 수술과 내과 내시경 시술에 대한 상대가치점수에 차이가 있었다. 이 교수는 "조기 위암에 대한 중증도가 진료과목별로 달랐다"며 "내과에서 내시경 시술로 조기위암을 치료하면 중증도가 B군에 포함되지만, 외과에서 수술을 하면 A군으로 분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중증도의 차이가 불합리하다는 학회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중증도가 내과, 외과 모두 A군으로 변경됐다"며 "소화기내과의 입장에서는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P-CAB 등 신약 개발 긍정적…글로벌 시장서도 인정받길”
이 교수는 소화기 관련 의학발전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된 위산분비억제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전 치료제보다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능력을 가진 프로톤펌프억제제(PPI)는 위산관련 질환의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고 치료율도 향상시켰다. 그러나 PPI 제제는 식사 전에 복용해야 하고, 두통 및 피부발진, 설사 등 경미한 부작용과 장기복용 시 만성적인 위산분비 감소로 인한 폐렴 등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출시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CAB)는 작용시간이 빠르고 약효가 오래 지속되며, 복용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위산분비억제제와 관련해 보면 국내에서 P-CAB 제제를 자체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며 "다른 2곳의 국내 제약사에서도 임상시험이 끝나 시판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들의 위산분비 억제제 관련 신약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P-CAB 제제는 PPI 제제보다 장점이 많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퇴임하는 그날까지”…식지 않는 연구 열정
이 교수는 내년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의학연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장기간 연구는 힘들다면서도 퇴임 전까지 연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위염분류 방식이다. 일본에서 제정한 위염분류(2013년 교토 분류) 방식이 한국 의료현장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후향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 

이 교수는 "일본과 우리나라는 다르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 전후 환자의 내시경 소견을 후향적으로 검토해 일본의 분류가 우리나라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후배 연구자들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젊은 의학자들이 임팩트 팩터가 높은 저널에 현재보다 더 많은 연구를 발표하기 바란다"며 "미국·유럽 의학자들과 견줄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좋은 논문을 발표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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