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인 연세의대 교수, "청소년의 늦은 취침시간은 자살 생각·계획 높일 수 있어"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잠자리에 늦게 드는 일명 '올빼미' 청소년들은 자살 생각 등 자살 계획을 더 많이 세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청소년의 늦은 취침시간이 자살 생각과 자살 계획을 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자살률이 1위이며, 특히 청소년 자살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실제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9~24살까지 청소년의 자살률은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7.7명으로, 청소년 사망 원인 중 1위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3년간 자살 혹은 자해를 시도했던 청소년은 매년 2000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청소년들은 학업이나 늦은 시간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인해 평균 수면시간이 다른 나라 청소년들과 비교해 매우 짧은 편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그동안의 연구에서 불충분한 수면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착안해 청소년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자살 생각 및 자살 계획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 2017년 자료를 이용해 총 4만 8218명(남자 2만 3391명, 여자 2만 4827명)을 대상으로 진행돼다.

취침시간은 청소년들의 주중·주말의 평균 취침시간을 고려해 23시 이전, 23~1시 30분, 1시 30분 이후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23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에 비해 1시 30분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청소년이 남자의 경우 1.29배, 여자의 경우 1.32배로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한 기준에서 자살 계획 역시 1시 30분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청소년이 남자는 1.41배, 여자는 1.21배 더 많이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평소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부모님 또는 선생님과 마찰이 있거나, 학업 성적, 신체 활동 등에 있어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1시 30분 이후 잠자리에 들면, 취침시간이 23시인 청소년들보다 자살 생각과 자살 계획을 각각 더 많이 했다.

또한 주중에 늦게 자는 청소년이 주말에 늦게 자는 청소년들보다 자살 생각을 하는 양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살 생각을 한 사람이 1년 안에 자살 계획이나 시도를 할 확률은 60%에 가깝다다는 게 연구팀의 성명이다. 

결국,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 자살을 막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

이에 연구팀은 주변에서 청소년들의 취침시간에 관심을 갖고 살핀다면 청소년들을 자살 위험으로부터 사전에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그들의 자살 생각 및 자살 계획과의 연관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청소년들이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에 대해 부모님과 선생님이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 IJERPH(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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