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신설부터 전략적 제휴까지 인프라 구축..."AI 활용 신약개발 필요성 인식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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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인공지능(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부서를 신설하는가 하면, 전문적인 AI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방법도 다양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3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를 개소하고 국내 제약사의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진흥원,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3자 협력 MOU를 체결,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협회가 AI 를 활용한 신약개발 인프라 구축에 나선 데는 신약개발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AI를 신약개발에 이용할 경우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함으로써 임상시험을 최적화시킬 수 있을뿐더러 자동문헌검색, 독성예측 등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리서치 단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AI의 이런 장점에 국내 제약업계도 신약개발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 전문기업과 '업무협약' 

국내 제약기업이 신약개발에서 AI 를 활용하는 방안은 인공지능 전문기업과의 전략적 업무협약이 주를 이룬다.

작년 9월 일동제약은 심플렉스와 손잡고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AI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15종을 발굴한 것으로 전해진다. 

SK바이오팜은 올해 4월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투자아와 비소세포폐암 치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아는 폐암 치료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AI로 발굴할 계획이며, SK바이오팜은 AI 약물설계 플랫폼을 통해 최적화 작업과 함께 약효와 안전성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작년 신테카바이오와 신약 유전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플랫폼을 이용한 신약개발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테카바이오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 반응성 예측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협약을 통해 항암 활성이 높은 물질을 발굴하는 한편, 개발 중인 신약 바이오마커를 찾아 임상 성공률과 신약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에는 캐나다 바이오텍 사이클리카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유한양행은 사이클리카의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2개 R&D 프로그램에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씨제이헬스케어도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나섰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스탠다임과 AI 플랫폼으로 새로운 화합물 구조를 도출, 신약 후보물질로 개발하는 항암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스탠다임은 자체개발 AI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신약의 새로운 화합물 구조를 찾아낼 계획이며, 씨제이헬스케어는 이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평가를 진행, 2021년까지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AI 전담조직 신설에 자회사 플랫폼 활용까지

국내 제약업계는 AI 활용을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 

실제 대웅제약은 지난 2월 빅데이터·인공지능 기반 신약연구 가속화를 위해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를 신설했다. 

그동안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약효와 안전성을 검사하는데 일일이 조사가 필요했지만, AI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수 후보물질을 추려내겠다는 의지다. 

이에 2014년부터 사내 별도 AI 연구팀을 두고 특정 질환과 약물 간 연관성을 추적, 환자 맞춤형 후보물질을 발굴해왔다.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는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암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과 AI를 활용한 신약연구로 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은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의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이용해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는 10월 기준 총 9종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 것으로 알려진다. 

클로버에는 다양한 암환자 세포주를 이용한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프로그램과 자체개발 약물 설계 프로그램이 DB화돼 있어, 특정 질환 특성에 맞는 신약 후보물질의 상용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는 화학, 생물학, 공학의 다양한 지식을 연계·통합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고안하고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분석할 수도 있도록 돕는다"며 "국내서도 AI 활용 신약개발의 필요성을 인식, 적극적인 적용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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