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연간자금운용계획 원안 대비 변경안 문제점 지적
기대수익률 높아진 만큼 위험성 높아 건보재정 성격과 맞지 않아
사회간접자본·사모펀드·주식 등 투자는 공공성 해치는 일
김용익 이사장, 축구장과 배구장으로 비유해 해명에 집중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보 재정 운용을 공격적인 투자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국회의 질타가 이어졌다.

건보공단의 자의적 재정 운용은 위험성을 높이고 공공성을 해쳐 건강보험의 성격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에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축구장과 배구장을 운용 방식에 비유해 방침 변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은 14일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건보공단이 제출한 연간 자금운용계획 원안 대비 변경안의 내용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 원안에 따르면 건강보험의 기대수익률은 1.96%, 장기요양보험은 1.86%이나 변경안에서는 건강보험이 2.18%로 높아졌다.

문제는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위험성도 같이 상승한다는 점에 있다는 게 윤 의원의 지적이다. 사실 그동안 건강보험 자금은 확정금리형이나 실적배당형 등의 투자로 운용돼 왔다.

이는 수익률은 낮으나 그만큼 자산 손실이나 원금 손실의 위험이 낮다는 특징을 지녔다.

하지만 변경안을 살펴보면 투자 가능 상품에 주식과 대체투자, 사회간접자본, 사모펀드 등이 포함됐고, 이 때문에 기대 수익률과 위험성이 함께 높아진 것이다.

윤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에 정부 지원을 늘리는데 의원들도 공감해 도와주고 있음에도 김용익 이사장이 자금운용방식을 변경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표했다.

특히 윤 의원은 지난해 기준 20조 6000억원을 기록한 준비금 적립이 투자를 위한 자본금 마련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는 "건강보험은 1년 단위로 운용되는 사회보험으로 단기유동성에 대비해 준비금을 적립한다"며 "장기 적립을 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자산규모를 키우는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즉, 단기자금인 건강보험 준비금으로 자산 증식을 목표로 공격적이고 투자를 하는 것은 건강보험의 성격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너무 높다는 것.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윤 의원은 "건보공단의 자금 운용규칙 변경으로 자의적인 위험 투자를 당장 중단하고 이런 중차대한 일은 국회와 논의를 해야 순서에 맞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용익 이사장은 공공성을 해칠 의도가 없으며, 이번 자금운용 변경도 건강보험의 성격을 바꾸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사장이 된 이후에 업무 파악을 하다보니까 자금운용을 너무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공성이라는 울타리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안전성과 공공성에 기반하는 수익성 추구라는 기존 틀을 깨는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쉽게 말하자면 건보공단이 기금 투자를 할 수 있는 범위가 축구장 크기인데 그동안 배구장만큼만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주어진 범위 안에서 운동장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뜻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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