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19] 위암 환자 대상 ANGEL 3상 결과, 위약군 대비 1차 종료점 통계적 차이 없어
무진행 생존기간·객관적 반응률 등 2차 종료점은 개선 효과 확인
고혈압·단백뇨·수족증후군 등 이상반응 약 30% 보고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 전경(이미지출처: ESMO 홈페이지).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 전경(이미지출처: ESMO 홈페이지).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에이치엘비(HLB)의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이 진행성 위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개선에 실패했다.

ANGEL로 명명된 다국가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1차 종료점으로 설정한 전체 생존기간은 리보세라닙이 위약과 비교해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다만 2차 종료점으로 확인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객관적 반응률(ORR) 등은 리보세라닙이 승기를 잡았고, 4차 치료 이상을 진행한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개선돼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번 결과는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에서 공개됐다(#LBA43).

연구에는 2017년 2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진행성 위암 환자 총 460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2차 치료 이상의 화학요법을 진행했으나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전이성 위선암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였다. 

전체 환자군은 리보세라닙 700mg 1일 1회 복용군(리보세라닙군, 308명)과 위약군(152명)에 2:1 비율로 무작위 분류돼 지지요법을 함께 받았다. 평균 나이는 60세였고 남성이 353명이었다. 치료는 질병이 진행되거나 환자가 받아들일 수 없는 독성 발생 또는 동의 철회까지 진행했다.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를 지리적 요인(아시아 vs 북미/유럽), 질병 가측성(disease measurability), 라무시루맙(ramucirumab, 제품명 사이람자) 투여력, 3차 치료 또는 4차 치료 이상 등에 따라 계층화했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리보세라닙군 13.7개월, 위약군 12.1개월이었다. 

연구 탈락자까지 모두 포함해 ITT(intention-to-treat) 분석을 시행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은 리보세라닙군 5.78개월, 위약군 5.13개월로 리보세라닙군에서 생존기간이 더 길었다.

그러나 이를 통계 분석한 결과에서는 치료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없어 사실상 1차 종료점 달성에 실패했다(HR 0.93; 95% CI 0.74~1.15; P=0.4850). 즉 리보세라닙으로 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경향성만 확인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희망적인 결과는 2차 종료점에서 나타났다. 2차 종료점은 PFS, ORR, 질병 조절률(disease control rate, DCR), 삶의 질, 안전성 등이었다.

PFS(중앙값)는 리보세라닙군 2.83개월, 위약군 1.77개월로 리보세라닙군에서 PFS가 개선됐고(HR 0.57; 95% CI 0.46~0.79; P<0.0001), ORR은 각각 6.87%와 0%로 조사됐다(P=0.002). DCR 역시 리보세라닙군이 42.37%로 위약군(13.08%)보다 유의하게 높았다(P<0.0001).

아울러 4차 치료 이상을 진행한 환자군에서 리보세라닙의 가능성을 엿봤다. 4차 치료 이상을 진행한 환자군은 리보세라닙군 122명, 위약군 63명이었다.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은 리보세라닙군 6.43개월, 위약군 4.73개월(HR 0.65; 95% CI 0.46~0.92; P=0.0195), PFS(중앙값)은 각각 3.52개월과 1.72개월(HR 0.38; 95% CI 0.27~0.53; P<0.0001)로 두 군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으로 △고혈압 34.2% △단백뇨 29.3% △수족증후군(hand-foot syndrome) 26.4% 등이 보고됐다. 각 이상반응의 발생률이 약 30%였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와 관련된 내약성이 좋았다는 게 연구팀의 전언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서울아산병원 류민희 교수(종양내과)는 "리보세라닙은 중국에서 위암 치료제로 허가됐으나, 이번 연구 전까지 리보세라닙의 효능을 평가한 다국가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1차 종료점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리보세라닙이 위암 환자에게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 혜택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리보세라닙은 혈관 내피 성장 인자 수용체2(VEGFR-2)를 차단해 종양 성장을 제한하는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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