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대학병원을 경쟁병원으로 삼아야"
"중소병원, 대학병원을 경쟁병원으로 삼아야"
  • 박선재 기자
  • 승인 2018.11.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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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오앤컴퍼니 박개성 대표, "이사장이 좌표를 바꾸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

중소병원의 상황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선택진료비 폐지로 인한 본인부담금 인하와 초음파 급여화 등 각종 정책으로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환자들이 굳이 중소병원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소병원은 암흑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영 수치가 나빠지고 있고, 경영자들의 위기감 또한 상당하다. 엘리오앤컴퍼니 자료에 따르면 최근 도산할 가능성이 큰 중소병원 수는 1617개, 중소병원에서 줄어든 병상 수도 23만여 병상이 넘을 정도다. 

9일 엘리오앤컴퍼니가 중소병원 생존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소병원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 구축을 시작으로 내부인력관리, 콜센터와 대기시간 관리, 전략적 공간배치 등이 발표됐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이 내용을 소개한다. 

1. 중소병원, 대학병원을 경쟁병원으로 삼아야 
2. 안의 사람이 살아야 밖의 사람을 살린다. 
3. 다른 것을 바꿀 수 없다면 이것만이라도 바꿔라. - 대기시간 및 친절

 

부도나는 중소병원의 특징
세미나에서 첫 발표자로 나선 엘리오앤컴퍼니 박개성 대표는 의료계를 대표하는 컨설팅 전문가다. 박 대표는 중소병원의 앞으로의 상황을 어둡게 내다봤다. 3년 이내에 신설 예정인 국립대병원이 4곳이나 되고, 여러 가지 정책이 중소병원에 유리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주변에 대학병원 한곳이 들어서면 중소병원 3~4개가 사라질 정도로 영향을 받는데, 대학병원들은 계속 분원을 내고 있다"며 "중소병원들이 지금이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도나는 병원들의 증상도 몇 가지 소개했다. 경영이 잘 될 때 이사장이 갑자기 분양사업에 뛰어들거나, 경영진이 자주 교체되면 언제든지 망할 수 있는 지표라고 지목했다. 또 병원 규모가 커지면 전략적 판단도 달라져야 하는데 과거와 같은 결정을 하거나 관리시스템과 노사갈등 등도 그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신감, 책임감, 위기감 등은 경영이 힘든 중소병원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한다. 안 되는 병원은 직원들이 "우리는 무엇을 해도 안 돼"라고 생각하면서 그 책임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이사장은 직원에게, 직원은 이사장이나 의료진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는 얘기다. 가장 심각한 것은 그런데도 우리 병원은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오판이라고 조언했다. 

 

중소병원에 박 대표가 내놓은 해결책은 먼저'경쟁병원'을 정하라는 것이었다. 같은 지역에서 엇비슷한 체급의 중소병원을 경쟁자라 생각하지 말고, 대학병원급의 체격을 가진 곳을 경쟁병원으로 삼으라는 얘기다. 

당신의 경쟁병원은 어디인가? 

박 대표는 "중소병원을 하는 이사장들은 대학병원과 경쟁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한다. 물론 받아들이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컨설팅할 때도 매우 힘들다"며 "중소병원의 환자를 뺏어가는 곳이 어디인지를 알아야 한다.대학병원이다. 그렇다면 목표를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사장이 경쟁상대를 지역 중소병원에서 대학병원급으로 좌표를 바꾸면 병원의 모든 것이 달라진다"며 "지금 중소병원들이 결정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박 대표는 "일본은 환자들이 대학병원보다는 지역에 전통 있는 병원을 선택한다. 우리나라도 대학과 중소병원의 의사 실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이사장이 어떤 진료과를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브랜드를 키운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보바스병원, 우리들병원 등의 의료진 실력은 대학병원과 견주어도 실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따라서 중소병원도 자신들만의 '무엇'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브랜드가 있으면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박 대표 주장의 근거는 일본 병원 사례와 보바스병원, 우리들병원 등이다. 

중소병원의 시술 단가에 관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실력을 키우고 그에 걸맞은 가격을 자신 있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같은 시술인데 지방 중소병원은 120만원, 서울 한 전문병원은 400만원이다. 가격이 두 배인데도 서울에 있는 전문병원에 환자가 몰린다. 이제 단가가 낮다는 게 자랑이 아니다"며 "이유는 실력이 뛰어나거나 환자에게 매우 잘하는 것이다. 중소병원도 대학병원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을 만들고, 수준에 걸맞은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존재 이유를 늘 확인하라"

강의 끝자락 박 대표가 강조한 것은 병원 존재 이유를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병원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공공성을 의미하는 것이었지만 이젠 아니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원장이나 이사장이 수익성만 쫓는다면 결코 좋은 병원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엘리오앤컴퍼니 성만석 전무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병원이 돈만 추구하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없다는 얘기였다.

성 전무는 "많은 중소병원이 의사들의 진료세션을 늘리지 않으니 휴가도 보내지 않는 결정을 한다. 그런데 실제 컨설팅을 해 보면 휴가를 보내면 세션이 더 늘어난다. 게다가 의료진 만족도와 수익증대에도 도움이 된다"며 "수익이 아니라 사람에게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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