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왼쪽 신장 적출해 신우암 제거 후 재이식…투석 받지 않아도 돼

▲ 서울아산병원 홍범식, 김영훈(사진 좌) 교수가 아랍 환자의 고난도 신장 자가이식술에 성공했다.

신장(콩팥) 두 개의 기능을 모두 잃어 투석을 받아야 할 위기에 처했던 아랍 암 환자가 국내에서 고난도 수술을 받고 지난 월요일에 고국으로 돌아갔다.

서울아산병원 홍범식(비뇨의학과) · 김영훈(신·췌장이식외과) 교수팀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신우암 환자 요시프 압둘라만 씨(37세, 남)가 왼쪽 신장 전체를 떼어내 신장 속 신우에 생긴 암을 잘라낸 후 환자에게 재이식하는 '신장 자가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요시프 씨는 왼쪽 신우에 암이 생겼고 오른쪽 신장 기능은 매우 나쁜 상태였다. 따라서 암을 치료하기 위해 왼쪽 신장 전체를 절제하면 제대로 기능하는 신장이 없어 머지않아 투석을 받아야만 했다. 신장 이식도 불가능했다. 이식 거부 반응을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는 몸의 면역 체계를 떨어뜨려 암을 재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홍범식· 김영훈 교수팀은 환자 상태를 고려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는 '신장 자가이식' 수술을 시행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방광암 및 신우· 요관암 수술과 요로 손상 재건 수술 분야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쌓아온 홍 교수가 신장이식 전문가인 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장과 췌장이식외과 교수에게 협진을 요청했고, 두 교수는 끊임 없는 연구 끝에 결국 해결책을 찾았다.

지난해 말 홍 교수는 수술대에 오른 요시프 씨의 신장과 요관을 복강경으로 적출해냈다. 그리고 신장 가장 안쪽에 있는 신우를 절개해 종양을 완전히 절제한 후 신우를 다시 봉합했다. 이어 김 교수는 종양이 사라진 신장을 환자에게 다시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수술 결과 환자 몸에서 암 세포는 완전히 없어졌으며, 신장 기능도 보존돼 정상적으로 소변이 만들어졌다.

수술 후에도 홍 교수는 요시프 씨가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왔고, 마침내 환자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귀국해도 좋다는 결정을 내렸다. 

요시프 씨는 "처음에는 크게 낙담했지만 한국에서 치료를 잘 받고 오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봐서, 한국으로 수술을 받으러 간다고 들었을 때 두려움보다는 오히려 기대감이 들었다. 수술을 잘 끝마쳐 준 한국 의료진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홍범식 교수는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이 쌓아온 암 수술과 신장 이식 경험으로 신우에 생긴 종양은 제거하면서 신장은 보존하는 '신장 자가이식 수술'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암을 치료하면서 완치뿐만 아니라 장기를 최대한 보존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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