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기대회 성공으로 의협 비대위에 권력 무게 추 이동...비대위-집행부, 위태로운 동거
비대위, 집행부 책임론 제기에 집행부 정면 반박...회장 선거 맞물려 파워게임 지속될 듯

 

지난 12월 10일. 3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하며 성공적으로 끝난 전국의사총궐기가 대한의사협회 내부권력 싸움의 신호탄으로 번질 모양새다. 

전국의사총궐기가 성공을 거두면서 이를 주도한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가 자연스럽게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정부 협상 주도권을 쟁취하면서 권력을 둘러싼 의협의 ‘한 지붕 두 가장’ 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성공적’ 전국의사총궐기, 비대위 권력 무게 추 이동 

지난 10일 전국의사총궐기에 3만여 명의 의사가 참여,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의료계 권력의 무게 추는 의협 비대위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전국에서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며 의사들이 모이자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계의 반발을 인정,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고, 보건복지부도 의료계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면서 협상을 진행할 주체는 의협 비대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쥔 조직으로서 정부에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향후 진행될 정부와의 대화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앞서 의협 대의원총회를 통해 의협 비대위는 문재인 케어 저지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저지라는 미션을 수임 받은 터라 협상 테이블에 앉을 당사자로 유력한 상황.    

실제 의협 비대위는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대정부 협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는 14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보건복지부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며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서 의협 내부의 위태로운 동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현안대응 등 전반적인 회무에 대해서는 의협 집행부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등 의료계 최대 이슈는 의협 비대위가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쥐고 있어 한 지붕 두 가장 체제는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대위, 집행부 책임론 제기...선거판과 맞물린 파워게임 우려  

이러한 상황에서 불거진 권력 쟁취 싸움이 내년 치러질 의협 회장 선거 바람을 타고 파워게임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비대위 기동훈 홍보위원장은 1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홍보위원장 사퇴의 변을 밝히며 의협 집행부에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 전 홍보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재정집행 측면의 비협조 ▲보도자료 지연배포 및 무리한 수정 요청 ▲대회원 홍보 비협조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의협 추무진 회장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 전 홍보위원장은 “추 회장은 내부 정치에 대한 노력보다 회원을 위해 대관, 대국회 업무에 노력해야 한다”며 “남은 기간 욕심을 버리고 의협 회장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추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단합이 필요한 시기에 불협화음을 조장하는 발언”이라며 발끈했다. 

의협 집행부는 같은 날 즉각 반박자료를 통해 “집행부도 자체 외부 법률자문을 구한 결과, 정관과 상충되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비대위 활동에 예산집행이 필요하다고 판단, 집행한 바 있다”며 “보도자료 배포 건도 집행부 홍보 활동이 부진하다고 비춰질 수 잇는 항목에 수정을 요구한 적 있지만 이외에는 수정이나 지연 없이 배포했다”고 밝혔다. 

특히 집행부는 기 전 홍보위원장이 독자적 추론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 집행부는 “전국의사총궐기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려 했음에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왜곡된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집행부는 비대위와 갈등을 원하지 않으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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