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가이드라인 개정 고문 헨리 찬 교수·연세의대 안상훈 교수 대담 인터뷰

홍콩중문의대 헨리 찬 교수(좌)와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우)를 만나 국내외 B형간염 최신 치료 지견을 들어봤다.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올 한해 가장 많은 이목을 끈 치료제 시장 중 하나일 것이다. 27번째 국산신약이 선보였고, 원외처방조제액이 15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품목인 비리어드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이 시장을 겨냥한 제네릭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리어드 업그레이드 약물도 급여출시되면서 내년에도 '핫'한 기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간학회(EASL) 가이드라인 개정에 있어 고문 역할을 할 만큼 만성 B형간염 전문가인 헨리 찬 교수(홍콩중문의대 소화기내과)와 안상훈 교수(연세의대 소화기내과)의 대담 인터뷰를 통해 국내외 B형간염의 최신 치료 지견을 들어봤다.  
 
Q.B형간염은 완치라는 개념은 없지만 예방 백신이 나오면서 유병률은 줄었다고 들었다. B형간염 유병률 변화는 어떠한가?
 
(안상훈 교수) 자료를 보면, 최근에 성인 남성의 경우 B형간염 유병률이 3.4%, 성인 여성의 경우 2.6%까지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약 3%까지 국내 유병률이 감소됐으나 그 수치가 더 이상 떨어지고 있진 않다. 아마도 기존 B형간염이 만성화 되었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사망하지 않으면서 그 정도 유병률 수치가 유지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지나 백신을 맞은 젊은 연령 층이 많아지면 유병률이 더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대 미만 유병률은 거의 0.1%로 미미한 수준이다. 
    
(헨리 찬 교수) 특히 아시아 쪽의 유병률이 유의미하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홍콩의 경우, 유병률 수치가 10% 이상에서 7.5%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25~30세 이상 성인 층의 경우 B형간염 유병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신생아 때 예방 접종을 받은 인구집단에서 유병률이 상당히 낮게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Q. 연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이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가?
 
(안 교수)경구용 약제 중 치료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그 동안은 연령이 크게 상관 없었지만, 환자들이 고령화 되면서 신장질환, 골다공증을 비롯해 기타 다른 질환들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B형간염 치료제를 오랜 기간 복용함에 있어 좀 더 안전성을 높인 약제의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안전성을 신경 쓰는 점에 있어서는 연령 부분도 점점 고려하는 추세다.
 
Q. 지난 4월 유럽 간 학회에서 개정된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자문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B형간염 관련 핵심내용은 무엇이고 가장 염두 해 두고 말씀하신 부분이 어떤 것이 있나.
 
 
(찬 교수)B형간염이라는 질병의 자연적 경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사용해 왔던 용어 자체에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면역 관용기, 면역 활동기, 비활동기와 같은 표현을 사용해왔다면, 만성 감염(chronic infection)과 만성 간염(chronic hepatitis)으로 구분하여 용어를 달리 했다.
 
또 질병의 단계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뀌면서 치료의 대상으로 고려할 환자의 수준도 달라졌다. 예를 들면 만약 30세 이상이고 e항원(HBeAg) 양성이며 viral load가 높은데 ALT 수치가 정상인 경우, 과거에는 이 정도면 치료를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치료를 고려한다'라고 해석이 바뀌었다.
 
e항원(HBeAg) 음성인 환자의 경우 과거에는 EASL 가이드라인에서 평생 치료를 한다고 지침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3년 이상 바이러스 억제 상태가 잘 유지된 환자들에 있어서는 치료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변화됐다.
 
마지막으로, TAF(Tenofovir Alafenamide)라고 지칭하는 약물이 과거에 많이 사용되었던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 와 엔테카비르와 함께 first line 치료제로서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Q. 베믈리디 랜드마크 임상에 PI로 참여를 하셨다.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 베믈리디가 가지는 임상적 의미는 무엇인가.
    
(찬 교수)베믈리디는 간단하게 비리어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TAF가 TDF 대비 혈장안정성이 향상돼 혈장 내 tenofovir의 농도는 낮게 유지하면서도 표적장기인 간 내 tenofovir 농도를 높일 수 있다. 전신에 노출되는 약물의 농도가 줄어드니 불필요하게 신장에 축적되어 세뇨관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더 줄었다. 인산 소실 및 골밀도 감소에 대한 영향도 많이 줄어들었다.
 
베믈리디를 이용한 3상 임상연구인 108,110 연구의 통합분석 결과를 보면 베믈리디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 e항원(HBeAg)에 대한 혈청 전환 효과 모두 비리어드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핵심적인 차이는 안전성 개선인데, 사실 비리어드(TDF)는 신장과 골밀도에 약간의 영향이 있었다고 보면 베믈리디(TAF)는 거의 없다고 나타났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민감도가 높은 마커들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골 형성 또는 골 흡수, BMD 전반에 대해서 이제 베믈리디는 거의 임팩트가 없다 라는 것이 확인이 됐고, 임상 데이터가 2년 치 발표가 돼 있는 상황이다. 이제 무작위 배정으로 치료하는 기간이 3년 예정 돼 있고, 이후 개방표지(open label) 방식으로 5년을 더 진행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더 확실한 데이터들이 계속 잘 쌓여 나가리라고 생각한다.
 
Q. 베믈리디 이야기를 하면서 비리어드를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6월 Liver week때 비리어드의 내성 발현 보고가 있었다. 베믈리디가 비리어드 표적화 전구 약물이기 때문에 내성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
(안 교수)실제로 비리어드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바이러스 돌파현상 또는 바이러스가 검출이 되었다가 다시 좋아지는 현상이 꽤 나타난다. 일시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정말 그런 변이가 발견 됐는데 계속 비리어드를 사용하면 바이러스 수치가 계속 올라가면서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굉장히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베믈리디도 같은 성분이기 때문에 비리어드의 내성사례가 보고 된다면 발생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9년 가까이 사용된 치료제 중에 전 세계적으로 거의 보고가 없었던 내성사례가 한 건 발견됐다고 해서, 치료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임상적으로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cientific한 포인트이지, Clinical한 포인트는 아니다.
 
(찬 교수)내성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내성을 볼 때 두 가지 레벨로 나눠진다. 환자들 중 DNA가 검출되고, 그 환자에게 만일 변이가 있다면 변이에 대한 시퀀싱을 살펴보게 되는데, 그 변이가 실제로 in-vitro에서 cell line을 대상으로 측정 해 봤을 때, 유의미한 내성을 나타내는 변이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 viral suppression이 충분히 되지 않은 환자에게서 이런 변이가 보고가 되는 경우들이 다른 약제들에 대해서도 있긴 있는데, 그게 의미가 없는 변이이기만 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 케이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파악을 해야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TDF에서 TAF로 바꾸면 장기적 안전성에 더 좋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망은?
    
(찬 교수)연구의 예비 결과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위칭 연구 자체가 연구 중 프로토콜이 변경되면서 먼저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생겨, 이를 서로 비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 것 같다.
과거에 TDF와 TAF를 비교하는 연구를 2년 동안 각 군별로 무작위 배정을 해서 사용하다가, 그 다음 오픈라벨 방식으로 전환해서 3년을 더 유지하는 것으로 디자인 했는데 FDA 측에서 무작위 배정 기간도 조금 더 길게 가져가고 전반적인 연구의 보강이 필요하겠다고 해서, 2년+3년 디자인이 3년+5년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연구가 이미 진행이 되고 있는 사이에 프로토콜이 변경되는 바람에 조기 등록된 환자는 이미 2년 치의 무작위 배정 임상 기간이 끝나 스위칭 단계로 넘어갔다. 이들 환자의 경우 원래 베믈리디를 썼던 환자들 못지 않게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잘 유지가 되는 걸로 확인됐고 비리어드를 계속 복용한 환자에 비해 ALT 정상화 비율이나 신기능 및 골밀도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비리어드를 사용했을 때 만약 임팩트가 있었다면 가역적으로 잘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Q. 국내 베믈리디의 급여기준은 다소 제한적인데.
 
(안 교수)아이러니 하게도, 임상은 급여기준에 상당히 많은 제한을 받는다.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약을 쓰려면 비용이 많이 비싸지기 때문에 환자에게 부담이 되어서 결국 못쓰게 되곤 한다.
비용 측면으로 보면 현재 비리어드가 정 당 4850원이다. 베믈리디는 정 당 3754원이다. 현재 비리어드 보다는 한 알 당 1000원 가까이 가격이 저렴하다. 그럼에도 스위칭이 안 된다면 환자도 의료진도 불편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실제 현재 신기능이 떨어져서 비리어드의 용량을 감소시켜 복용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런 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 한해서라도 스위칭을 할 수 있도록 열어 주는 게 좋다고 본다. 베믈리디의 장점 중 한 가지가 사구체여과율이 15까지 낮은 사람들도 용량 감소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만큼 신기능에 안전한 약이기 때문에 적어도 현재 안전성 관해 우려가 있는 환자들에 한해서라도 빨리 스위칭을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가격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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