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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심층진료비 수가는 얼마? ... 기존 5배 혹은 10배?서울대병원 등 15분 진료 시범사업 시작 ... “수익 감소분 보전할 만한 수가 책정돼야 성공”
박선재 기자  |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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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7.31  06: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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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중심 진료와 교육과 연구 등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카드로 '심층 진료비'를 꺼내 들었다. 

최근 서울대병원이 9월부터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알레르기내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11개 과에서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 보기'를 운영한다고 밝혔는데, 이 사업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일환인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병원, 국립대병원 한 곳씩 지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100대 과제로 정부는 2020년까지 1차 의료기관과 대형병원의 역할 정립을 유도할 수 있는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시범사업 대상은 상급종합병원-중증질환자 진료에 국한할 방침이다. 특히 내과와 소아과의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사업의 대략적 그림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외래환자를 줄이기 위해 중증환자 중심으로 15분 동안 충분하게 진료하고, 나머지 환자는 개원가로 돌려보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감소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수익감소분은 정부가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 첫 주자 서울대병원 

15분 진료라는 키워드로 언론을 달군 이 시범사업의 첫 경험자는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다. 2015년 10월부터 기존 진료 시간인 월요일과 수요일 진료 외에 목요일 오후에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1시간에 3~4명 정도 환자를 진료하는 15분 진료를 시작했다. 
임 교수는 15분 진료에 대해 후한 평가를 했다. 환자 만족도는 상승하고 검사비는 감소했다는 성적표를 제시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15분 진료 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15만  6272만원(검사비 7만 8919원 포함)이었고, 반면 진료시간이 짧은 환자들의 평균 진료비는 20만 4005원(검사비 16만 1866원)이었다. 3분 진료를 받는 환자가 15분 진료를 받는 환자보다 두 배 이상의 검사비를 쓴 셈이다. 또 15분 진료 도입으로 환자 한 명당 검사 건수는 감소하고 1, 2차 의료기관으로 환자 회송률은 높아졌다. 자세한 설명 등 진료 시간이 길어지면서 검사 건수가 줄었다는 게 임 교수의 분석이다. 

최근 영국은 의사의 평균 진료시간 10분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므로 15분으로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예약 건수를 1일 23건, 주당 115건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이 환자 안전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 3분 진료는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3분 안에 환자를 만나고, 진료하고, 진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지금까지 정부는 이를 지켜만봐 왔던 것이다. 

최근 OECD 건강통계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의사 방문횟수는 14.6회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 1인당 의사 방문 횟수는 6.7회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 일본은 1인당 의사 방문횟수가 12.9회로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했고 헝가리와 체코, 슬로바키아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재원 기간도 길었다. 연평균 16.5일로 OECD 평균인 7.3일보다 2배 이상 길었다. 일본은 재원 일수 17.2일로 가장 길었고 재원 일수가 가장 짧은 국가는 터키로 3.9일이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이 3분 진료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심장질환 첫 방문 클리닉'을 운영하며 탈 3분 진료를 선언한 것. 가슴 조임이나 통증, 답답함, 두근거림 등이 있는 환자가 클리닉을 방문하면 첫 상담부터 안내직원이 아닌 심장전문의가 직접 환자 상태와 증상을 15~20분 동안 듣는다. 이후 진료 결과와 필요에 따라 질환 특수성에 맞게 각 심장질환별 전문 파트에 해당 환자를 의뢰해 신속한 맞춤치료를 진행한다.

개원가도 반색…“회송률 높아질 것”

상급종합병원의 15분 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의료계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서울대병원 등이 나서서 대학병원의 3분 진료라는 오래된 병폐를 깬다면, 개원가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다.

서울대병원 모 교수는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3분 진료를 한 것이지 의사가 원해서 한 것은 아니다"라며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얘기를 듣고 치료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병원 최 모 교수도 "의사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제도"라며 "정부가 어떤 꼼수를 갖고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또 병원이 인센티브 등과 연계하지 않는다면 의사로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찬성 견해를 보였다. 

   
▲ 정부가 9월부터 서울대병원 등에서 중증환자 초진 대상으로 15분 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개원의들도 찬성 분위기다. 그동안 3분 진료가 가능했던 이유가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경증질환을 대상으로 진료횟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치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5분 진료 체계가 굳어지면 대학병원은 경증보다는 중증질환 환자를 진료해야 수익을 맞출 수 있어, 자연스럽게 가벼운 질환은 개원가로 회송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변수를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환자들이 왜 대학병원을 찾는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기 등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찾을 때 본인부담금은 상승했지만 쏠림현상을 여전히 막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만일 대학병원에서 15분 진료를 진행함에도 환자들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환자의 대기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은 명약관화하다.  또 대학병원에서 3분이 아니라 15분 동안 진료한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환자가 오히려 더 몰릴 수 있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는 서울대병원 15분 진료 시범사업이 조금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서울대병원 15분 진료 등은 의료전달체계 계획 안에서 얘기해야 하는 문제인데, 갑자기 튀어나와 상황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지난 정부 의료전달체계가 그대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전달체계를 모색하는지 잘 모르겠다. 제대로 된 15분 진료를 위해 수가만 책정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층진찰료, 5배 혹은 10배? 

대학병원에서 초진환자를 15분 진료하는 일이 실현되면 우리나라 의료 패러다임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이 확실하다. 그런데 그 길목에 수가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의료계 문제는 기승전 '수가'다.  

서울대병원만 해도 하루 외래 환자수가 9000~1만명 정도다. 이 숫자가 5배 감소하면 수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단순하게 계산해 진료시간이 3분에서 15분으로 증가하니 적어도 5배 정도는 수가가 증가해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과연 정부가 이렇게 투자할지 의문이 남는다.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15분 진료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전달체계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제대로 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중증환자를 15분 이상 진료한 경우 현재 수가의 5배 이상 수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본다. 병원이 합리적 기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상해야 한다"며 "시범사업이라 야박하게 굴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시범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15분 진료를 한다고 해서 현재 잘못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을 수 없다. 환자가 계속 대학병원을 고집한다면  막을 방법은 없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의원과 중소병원 등의 의료 질이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대문에 있는 정가원의원 정명관 원장도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요구했다. 대학병원들이 검사에 의존하는 구조였던 만큼 환자 수와 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것에 발맞춰 병원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가의 보도(傳家 寶刀)'처럼 휘두르는 재정 중립성을 이런 곳에 써야 한다"며 "대학병원이 3분 진료를 15분 진료로 바꿔도 전체 진료비(검사비+입원비+수술비 포함)가 현재와 같은 수준이 되도록 과감한 배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9월부터 시행하는 15분 진료에 수가를 어느 정도가 책정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길게 보면 남는 것이다. 같은 비용이 들더라도 환자가 더 만족할 것"이라며 "3분 진료비보다 15분 진료비는 10배 이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 열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15분 진료 수가를 안건으로 상정해 보고할 예정"이라며 "외래 수익감소분을 심층진료비만으로 보전할 수 없을 수 있다. 따라서 입원 진료수가 인상 등 다른 보전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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