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포스트 코로나, 임상시험도 '비대면' 접목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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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와 함께 했던 흰 쥐의 해인 경자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매년 순탄치 않았던 제약업계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위협하면서 악재는 더 컸다. 게다가 코로나19 종식은커녕 내년에도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고난은 더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업계 환경의 변화를 강제하고 변수를 창출했다. 이로 인해 예년과는 다른 형태의 변화가 다수 감지됐고, 국내·외 제약업계는 여러 방법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대면영업을 중시해 온 국내 제약업계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온라인 영업이 대세를 이뤘고, 글로벌 제약업계는 법인을 쪼개고 품목군을 재조정하며 대처,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이다.

이와 별개로 제약사에게 난감한 선택을 강요한 경자년이기도 했다. 정부가 예고한 약제 재평가 제도의 시범사업 대상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확정되면서 연간 35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축소될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본지는 2020년 코로나19가 몰고 온 국내·외 제약업계의 변화된 모습과 달라진 환경, 그 외 핫 이슈 등을 정리해봤다.

① 언택트 시대…온라인이 대세
② 코로나19에 의약품 처방실적 '희비' 엇갈려
③ 새 옷 입은 글로벌 빅파마…실적 부진 여전
④ 코로나19, 악재속에서도 꽃피는 신약
⑤ 포스트 코로나, 임상시험도 '비대면' 접목
⑥ '임상재평가'…선택에 내몰린 제약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정윤식 기자] 글로벌 빅파마는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약물 재창출부터 시작해 임상시험 방식과 계획에 변화를 주거나,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른바 '버린 것도 다시 보자'라는 생각을 일깨우게 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있어 빠른 임상 결과 도출과 상용화를 위해 약물 재창출 개념이 다시 강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펜데믹이 시작되던 4월 세계보건기구(WHO)는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빠른 임상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판단, 약물 재창출 관점에서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약물을 선정해 연구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대표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HIV 치료제 칼레트라 등이 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의 회복기간을 31% 단축, 퇴원까지의 기간을 평균 4일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는 5월 1일 렘데시비르를 긴급사용승인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는 치료받지 않은 이들과 비교해 유의한 사망 위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11월 WHO는 렘데시비르를 비권고했다. 

약물 재창출 사례로 관심을 받았던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도 상황은 비슷하다.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이 취소되면서 임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을 위한 약물 재창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 글로벌 제약업계의 임상시험 방식과 마케팅 방법이 '비대면'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코로나19로 파이프라인이 점차 축소되면서 핵심 품목에 대한 적응증 확대 임상이 증가하고 있다. 성공 스토리에 더 많이 투자하는 등 프로젝트 내 파이프라인 접근법을 추구하는 것이다. 

실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등 PD-L1 억제제 계열 면역항암제들은 적응증 확대 임상에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키트루다는 현재 14개의 적응증 확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찾지 않으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한 새로운 운영방식이 접목되고 있다.

임상연구 분야에서는 시험 대상자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환자 중심 비대면 방식이 접목되고 있고, 이런 방법은 필요한 신체검사와 약물 공급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마케팅 방식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제약사와 의사, 환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관계 구축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는 영업 담당자들에게 디지털 마케팅을 장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치료제, 백신과는 별개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예방을 위한 항생제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그간 항암제와 달리 항생제 개발은 수익성을 이유로 개발이 더뎠던 게 현실이다. 

실제 머크, 로슈, GSK 등은 항생제 개발을 위한 연구소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보건복지부(HHS)는 항생제 개발을 위해 자금 지원과 시판 후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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