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환자 방사선 치료 후 겪는 구강건조증
'뮤코미스트' 활용해 연구 진행한 정필상·구본석 교수

주 성분이 NAC인 뮤코미스트를 활용해 최근 두경부암 환자 방사선 치료 후 겪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정필상 교수(왼쪽)와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구본석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주 성분이 NAC인 뮤코미스트를 활용해 최근 두경부암 환자 방사선 치료 후 겪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정필상 교수(왼쪽)와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구본석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암환자에게 방사선 치료 이후 생기는 부작용은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큰 골칫거리다.

특히 두경부암은 말하고 먹고 호흡하는 기능이 집약된 두부와 경부 부위에 생기는 암인데다가 미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비율이 다른 암에 비해 높다.

즉, 두경부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 이후 구강건조증과 구강점막염 등의 부작용을 겪는 일이 흔하다는 것인데, 이를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명확한 치료법은 정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두경부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NAC(아세틸시스테인)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 연구가 화제다.

주 성분이 NAC인 뮤코미스트를 활용한 연구가 그것인데, 이중맹검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으나 두경부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이후 구강건조증 및 구강점막염 질환의 NAC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10곳이 참여한 국내 첫 다기관평가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두경부암으로 진단받은 만 19세 이상 환자 총 120명(실험군 80명, 대조군 40명)을 대상으로 NAC(10% 희석액) 네뷸라이저 흡입을 통해 방사선 치료 시작 전부터 치료 종료 이후 최대 한 달까지 12주가량을 평가했다.

연구를 설계하고 주도한 단국대병원 정필상 교수(이비인후과)와 충남대병원 구본석 교수(이비인후과)를 만나 연구의 결과와 시사점에 대해 들어봤다.

- 암환자 중 방사선 치료를 받는 두경부암 환자의 비율이 높다고 들었다. 이유는?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정필상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정필상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구본석 교수(이하 구):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두경부암의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타암종에 비해 방사선 치료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한다.

정필상 교수(이하 정): 두경부암은 기능과 미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수술로 완벽하게 암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두경부의 모든 신경을 살리면서 외형 손상도 최소화하려면 방사선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

구: 방사선 치료 합병증은 치료 부위에 따라 달라지지만 두경부암은 방사선유발 피부염, 구강건조증, 구강점막염, 골수염 등으로 인한 통증이나 연하곤란이 발생한다. 특히 구강점막염은 약 80~100% 환자에서 발생해 이 중 70% 정도는 심각한 통증을 겪는다. 또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약 80%에서 침의 분비 저하로 구강건조증이 발생하고 이는 씹거나 삼킴 작용에 문제를 일으켜 충치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정: 골수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골괴사가 일어난다. 골괴사는 의료진에게도 무척 괴롭고 환자에게도 재앙에 가까운 부작용이다. 최근에는 방사선 선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기계들이 나오고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은 골괴사이다.
구: 부작용 예방과 치료를 위한 여러 프로토콜이나 치료제 연구가 그간 많이 행해졌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현재 정형화된 치료법이나 관리법이 없어 안타깝다.

- 부작용과 관련해 뮤코미스트를 활용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구: 뮤코미스트의 주 성분인 NAC은 위장염, 장염에서 항산화, 항염증 작용에 관여해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음이 이미 보고됐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두경부암 환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강건조증은 국소치료가 효과적이며 구강 가글을 통한 적용은 이미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치료 효과가 문헌마다 다소 차이가 있고 특유의 불쾌한 냄새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정: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장을 맡고 있을 때 연구이사를 담당한 구 교수가 10개 의료기관의 다기관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두경부를 진료하는 교수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나온 제안으로, 뮤코미스트의 성분인 아세틸시스테인의 효능효과인 객담배출(Mucolytics)뿐 아니라 항산화(Anti-oxidant)를 포함 다양한 효과가 여러 문헌에 나와 있기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연구를 시작했다.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구본석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구본석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연구 결과는 어땠나?

구: 구강건조증과 진통제 사용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매우 고무적이다. 방사선 치료에 의한 구강건조증 환자의 가장 큰 불편함은 통증으로 인한 식이 곤란과 영양 불균형이기 때문이다. 다만 구강건조증 개선 효과는 NAC에 의해서가 아닌 증기 형태의 적용 방법으로 인한 효과일 수 있어 이와 관련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정: 구강점막염은 이번 연구에서 객관적인 호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증기 형태로 적용 시 가글에 비해 구강 내에 머무르는 시간이나 접촉 정도가 약해 그 효과가 경미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 이번 연구의 한계점은 무엇인가?

정: 대상 환자 수가 120명으로 적고 방사선 치료 용법이나 방법이 다소 균일하지 못하게 연구가 설계됐다. 향후 보다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가 끝나고 아직 1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확대해석하기보다는 뮤코미스트를 네뷸라이저 흡입으로 실시한 국내 첫 연구라는 데 의의를 두고 추가적인 연구를 준비해야 한다.

구: 이중맹검연구가 아니라는 점도 아쉽다.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보면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약물 용량과의 관계도 추후 연구에서 추가할 부분이다. 그러나 구강건조증과 구강점막염 개선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다기관 연구라는 점에서 많은 연구진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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