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장애 진단기준, 30년 만에 바뀐다 ... 김율리 교수 개정에 참여
성격장애 진단기준, 30년 만에 바뀐다 ... 김율리 교수 개정에 참여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2.12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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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WHO 총회, '국제질병분류(ICD)' 11차 개정판 승인 예정
인간 성격 5가지 형태 분류 · 심각도 추가 · 진단 연령 유연해져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제11판(ICD-11)에서 '성격장애' 진단기준을 변경한다. 

오는 2022년부터 전 세계 회원국에서 시행될 예정으로, 1990년 제10판(ICD-10) 개정 승인 이래 30여년 만이다.

인제의대 김율리 교수(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가 아시아권의 대표자로 이번 성격장애 진단 개정에 참여했으며 국내 현장연구(field trial) 결과를 개정에 반영했다.  

지금까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만 성격장애 초발 진단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발병 연령 제한이 유연해져 청소년부터 중장년과 노년층까지도 성격장애 초발 진단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인간 성격을 기존의 범주형 대신 차원적으로 분류하고, 성격 형태를 부정적 정동(감정, 정서, negative affectivity), 강박(anankastic), 고립(detachment), 반사회성(dissociality), 탈억제(disinhibition)의 5가지로 분류했다. 모든 성격 체계에서 진단의 심각도를 도입했다.

김율리 교수는 “이번 개정은 그간의 성격심리학의 일관된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성격장애가 정상과 비정상의 연속선상에 존재하는 단일 차원으로 구성되고 모든 성격의 가장 고차원의 특질을 장애의 심각도로 반영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부터 노년까지 성격장애 초발 진단 가능
하위 증후군으로 성격 곤란도 포함

또 개정에는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미한 성격 문제를 보이는 경우, ‘성격곤란(personality difficulty)’ 이라는 하위증후군으로 새롭게 포함했다.

성격장애는 밀접한 대인관계가 특징인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특히 중요성이 부각되는 정신질환이다. 2010년도 WHO의 조사 결과 전 세계 인구의 성격장애 유병률은 7% 이상으로 나타났다.

성격장애 개인은 성격적 특성으로 인해 편향적이고 융통성이 없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대인관계에 지속적이고 뚜렷한 문제를 보인다.

평소 괜찮다가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성격이 괴팍해지는 경우에서부터 악한 범죄를 거리낌 없이 저지르는 잔인한 범죄자까지 그 심각성이 광범위하다.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정서적으로 크게 동요되는 사람, 자신 및 상대방에게 지나친 완벽을 요구하는 사람, 은둔형 외톨이,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이용하려는 사람,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 등도 성격장애일 수 있다.

그간 개정과정에서 일반의학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란셋과 정신의학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학술지인 세계정신의학(World Psychiatry, 영향력지수 30.0) 등에서 개정실무위원회와 함께 성격장애 진단분류 개정내용을 자세히 소개해 왔으며, 관련 학술단체들의 의견을 절충해왔다.

김 교수는 "지구 곳곳에서 정신의학 전문가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는 이들도 사용이 용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WHO 개정 목적 중 하나"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류를 제공하고 정신과 환자를 치료하는 모든 분야의 실무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누군가 ‘심각’ 수준의 성격장애 진단을 받게 된다면, 그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제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도 성격장애 진단기준 변화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정책적 준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개정판은 2019년 5월 WHO 총회 승인 후 2022년 1월 1일부터 WHO 소속 194개 회원국에 발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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