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경영 악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환자 50~70% 감소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인한 소아청소년과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다른 진료과들도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었지만 소아청소년과는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많은 소아청소년과가 인건비와 임대로 등을 충당하기 위해 직원을 줄이거나, 원장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진료과도 어렵지만 소아청소년과가 더 휘청이는 것은 오래된 문제가 이번 위기로 수면 위로 올아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본지에서는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의 현재 상황과 이를 풀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2회에 걸쳐 보도한다.  

① 인공호흡이 필요한 소아청소년과 현황 
② 소아청소년과 회생하려면 필요한 것은?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서울 방배동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고 있는 K 원장. 병원 의 인지도도 있고, 오랫동안 같은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했기 때문에 상황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으로 연락을 했다.

그런데 그의 첫 마디는 "코로나19 때문에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였다. 

그는 "예년에 비해 진료 환자수가 50~70% 감소했다"며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기 위해 같이 일하는 원장과 각각 1억씩 대출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사당동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H 원장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환자가 70% 이상 줄었고, 병원 경영 상태는 최악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소아청소년과를 폐과하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 그의 말대로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소아청소년과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소아청소년과의 위기감은 이들 원장들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현재 상황을 물어본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불안감이 드러난다. 

A 회원은 "3월부터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했고, 5월부터 직원 1명씩 휴가를 가기로 했다"며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장 폐업해야지만 직원들 생각하면 그럴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병원 문을 열고는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B 회원은 "직원들 인거비를 주기 힘든 상황이고, 나는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C 회원은 "매출이 3분의 1로 감소했지만 인건비를 들어가니 막막하다. 언제라도 그만둘 생각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D 회원은 "7~8월 종합소득세가 걱정"이라고 말했고, E 회원은 "매출이 70% 이상 떨어져 직원 월급을 주면 집에 가져갈 생활비가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대한의사협회가 내과·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 등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소아청소년과가 위기라는 지표가 나왔다.

설문조사 결과 올해 2~4월 3개월간 월별 건강보험청구액과 매출액 및 내원 환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청구액과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9% 감소했다 응답은 40%였다.

3개 진료과 중 소아청소년과의 환자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80% 이상 감소는 38%, 60~79% 감소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저출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임 회장은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모두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부분 병원에서 환자 70%가 감소했다"며 "회원들이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폐업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 앞에서 소아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는데,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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