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발병 관련 유전자 영역 '107개' 확인
개인별 맞춤치료에 '성큼'…약물치료의 새로운 표적으로 기대
고혈압 발병과 관련된 107개 유전자 영역이 규명되면서 개인별 맞춤치료의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해당 유전자 영역이 심혈관 조직 및 혈관에서 많이 발견돼 혈압을 낮추는 약물의 새로운 표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국 퀸메리의대 Mark Caulfield 교수팀은 "의사들이 유전자검사를 통해 고혈압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처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뿐만 아니라 개인별로 적절한 생활습관 교정에 대해 조언할 수 있다"고 Nature Genetics 1월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를 통해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성인 약 35만 명의 유전자형(genotype)을 분석해 고혈압 발병과 관련된 약 30개의 새로운 유전자 영역을 발견한 바 있다(Nat Genet. 2016;48(10):1151-1161).
이번 연구에서는 UK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에 기록된 42만 2000여명 성인의 약 980만 개 유전자 변이주(variant)를 분석했다. 해당 자료는 2006~2010년에 등록된 40~69세 성인의 건강데이터를 수집한 것이다.
분석 결과 고혈압 발병과 연관된 107개 유전자 영역이 확인됐다. 이 중 32개는 이번 연구에서 처음 규명된 영역이었다. 아울러 최소 53개 유전자 영역은 과거 연구에서 밝혀졌지만, 유효성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새로운 유전자 영역이 규명되면서 약물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유전자 수가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심혈관 조직과 혈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연구팀은 향후 고혈압 예방전략을 세우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데 이번 결과가 기초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결과를 바탕으로 뇌졸중 및 심장질환 위험이 높은 성인을 식별하기 위한 '유전자 위험점수(genetic risk score)'를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위험점수를 이용해 고혈압과 관련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성인을 찾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유전자 위험점수가 높은 성인에서 50세 이후에 고혈압 발병 위험이 높았다. 특히 위험점수가 가장 높은 성인은 가장 낮은 성인과 비교해 혈압이 약 10mmHg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혈압이 10mmHg 높아질 때마다 뇌졸중 또는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50% 이상 증가한 것. 즉 유전자 위험점수가 가장 높은 성인은 가장 낮은 성인보다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50% 더 높다는 의미다.
Caulfield 교수는 한 외신(medical news today)과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위험점수를 활용한다면 고혈압 발병 전 조기개입을 할 수 있다"며 "이에 개인별 맞춤치료가 가능해져, 환자에게 맞는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나트륨 섭취, 체중 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을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보건대학 Paul Elliott 교수는 "유전자검사를 이용해 치료에 따른 효과 또는 문제점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개인별 생활습관 교정을 도울 수 있다"면서 "아울러 아동의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을 평가할 수 있어, 미리 예방전략을 세우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