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투쟁은 '밥그릇 지키기'···이번엔 달라"

노환규 의협 회장, 의대협 총회서 투쟁 참여 독려

2014-01-27     서민지 기자



의료계가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생들에게도 대정부 투쟁에 참여해줄 것을 독려했다.

25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미래의사들은 더이상 양심과 싸우지 않길 바란다"며 "의협의 대정부 투쟁에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노 회장은 "의정부~포천을 가는 길목은 중앙선을 넘을 수밖에 없는 도로가 있다. 즉 편법을 저지르게 하는 구조여서 많은 사고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 길목처럼 현재 의료계도 편법으로 인해 의사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공권력으로 인해 의사들은 양심에 어긋나는 저가 진료를 하고, 만약 적정진료를 하면 이에 대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비급여로 채워 또 다시 양심과 싸워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이처럼 편법을 저지르게 만드는 의료환경을 미래 의사, 의대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면서, "곧 의사가 되는 의대생들이 환자로부터 존경받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회장은 "어린 후배들까지 투쟁에 동참시키는 것은 미안하지만, 건강보험 구조 자체를 위해서는 후배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의대생들도 반드시 참여해 제도를 바꾸고 의사라는 위치를 지켜야 한다"고 설득했다.

또 "약대생, 간호대생들이나 다른 직역과 관련된 대학생들은 직역의 문제나 현안에 관심이 큰 반면, 의대생들은 비교적 그렇지 못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거듭 '대정부투쟁' 참여를 강조했다.

특히 노 회장은 현 집행부가 진행하려는 대정부 투쟁은 '2000년 투쟁'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노 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실시 당시 투쟁은 잘못된 건보제도는 그대로 방치해 둔채, 편법으로 동원했던 약의 조제권 유지를 위한 투쟁이었다"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의협 집행부에서 실시하는 대정부투쟁 및 총파업은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를 개혁하고, 전문의가 배제된 관치의료를 폐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2000년대와는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