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비과학회 조진희 교수...“미세먼지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 가파르게 급증”

▲ 대한비과학회 조진희 신임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 동안 대한비과학회 조진희 신임 회장(여의도성모병원 이비인후과)은 학회와 함께 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 분과학회로서 첫발을 내딛던 때 사회 초년생으로서, 그리고 20여 년이란 세월이 흘러 대한비과학회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조 회장은 올해 27살이 된 학회의 수장으로서 기쁨보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가 정부로부터 배려받지 못하면서 본의 아니게 답보상태를 걸어 온 학회를, 그리고 회원들을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대한비과학회 신임 회장 선출을 축하한다.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기쁨보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현재 의료계 상황이 수요자에 대한 배려는 늘었지만, 공급자에 대한 배려는 적지 않은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걱정되지만, 비과 전문의가 새롭게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도 상당히 필요한 만큼 이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 최근 황사, 미세먼지 등으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증가할 것 같은데, 그 추세는?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중국 상해보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는 뉴스도 있었던 것처럼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 같다.  

이 때문에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증가 추세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알레르기 비염 신환자 수는 직선 형태의 그래프를 보일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을뿐더러 60세 이상 노인환자에서도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면 된다. 

-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학회가 권고하는 치료 가이드라인도 있나?

비과학회 차원에서 4년 전에 알레르기 비염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작했고, 재작년 개정판을 발간했다. 

개정판은 직업이나 연령별로 차별화했다는 게 특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는 대회마다 도핑 기준이 다를 수 있고, 운수업 종사자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투약할 경우 졸음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 회원들이 진료 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핸드북 형태라는 점도 장점이다. 

- 최근 경구용제보다는 스프레이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라던데, 최근 어떤 디바이스를 많이 처방하는가?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기에 환자의 순응도에 따라 디바이스의 처방은 바뀐다. 현재 출시된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는  3~4개 정도로 분류되는데, 대다수가 비강내 스테로이드(intranasal steroids) 계통의 디바이스가 많다. 최근에는 파우더 스프레이 형태의 디바이스도 출시되는 상황이다. 효과 면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환자의 개인 선호도에 따라 처방하고 있다.

- 비강내 스테로이드의 환자 순응도가 떨어지는 이유와 파우더 스프레이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다. 

최근까지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처방했는데, 약제가 목으로 넘어가거나 피부로 흘러내리는 점을 불편해하는 환자가 일부 있었다. 이런 경우 파우더 스프레이를 처방할 때 만족감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파우더 스프레이 형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제품과 달리 가루 형태로 분사되다 보니 코 점막에 더 잘 붙는다. 목 넘김 현상도 없어 환자 순응도도 매우 높다. 

- 일반의약품 오트리빈으로 알레르기비염 치료가 충분한가?

알레르기 비염은 우선적으로 전문의로부터 유발 인자를 파악하기 위한 진단을 받은 이후 정확히 치료받아야 한다. 

비강내 스테로이드는 콧물, 재채기, 눈가려움, 코막힘 등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종합적으로 사용된다. 반면 오트리빈은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가 아니다. 코 점막을 수축시키는 기능을 통해 코막힘을 완화하는 효과만 있을 뿐이다. 

특히 문제는 오트리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코 점막의 수축·이완 기능이 저하돼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오트리빈은 일주일에 4~5일 이하로 사용하되, 한 번 사용한 뒤 한 달 후 다시 사용하도록 돼 있지만 TV 광고나 약국에서 이를 안내하지 않는 것 같다.  코 점막의 수축·이완 기능이 저하되면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 주요 사업 및 연구 등 앞으로  학회 운영 계획도 듣고 싶다. 

임기 동안 알레르기 치료의 환자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할 것이다. 또 코골이가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과 관련된 만큼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도 진행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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