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하종원 교수 암기형태 버리고 실력 검증 시험제도 필요

▲ 대부분의 전문의 자격 시험은 지필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내과 전문의들의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현재 암기형태의 전문의 시험제도를 버리고 실력을 겸비할 수 있는 시험제도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세의대 김진석·하종원 교수는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내과 전문의 시험제도 발전방향'이라는 기고를 통해 90%에 육박하는 합격률을 보이고 있는 현재의 출제 정책을 탈피하고 실력을 가진 내가 전문의를 배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내과전문의 시험제도는 전문의 전문성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내과가 점진적으로 더욱 세분화 및 전문화되고 있고 분과 전문의 시험도 치러지고 있는 현실에서 일반적인 내과 전문의의 자격을 검증하는 시험으로서의 난이도 결정은 점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기본적인 문제가 출제되고 90%가 넘는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하 교수는 "이러한 내과 전문의 자격시험의 전문성에 대한 평가 수준이 떨어지면서, 사회적으로 내과 전문의에 대한 처우에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다는 주장이 학계 내부에서 흘러나고 있다. 단순 의학지식 습득의 평가를 주로 하는 현재의 정책에서 실제로 습득한 지식으로 정확하게 진료를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기술 영역과 태도 영역의 평가에 초점을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지필고사 형태를 과감히 버려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 교수는 "최근 의과대학이나 다른 자격시험에서 도입하고 있는 컴퓨터를 사용한 컴퓨터 기반시험(computer-based test, CBT)이나 태블릿 컴퓨터 등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모바일 유비쿼터스 기반 시험(ubiquitous-based test, UBT)을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CBT나 UBT로 시험을 보는 경우 기존의 지필고사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부정행위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지필고사에서 제시할 수 없었던 임상 정보를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제공함으로써 단순 의학지식의 평가가 아닌 기술 영역과 태도 영역의 일부 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이유로 2020년부터는 의사국가고시도 CBT나 UBT로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CBT 설치와 비용 등이 한계점이 문제라면 네트워크 없이 시험의 진행이 가능한 스마트기기기반 시험(smart device-based test, SBT)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일부 전문학회 전문의 자격시험에도 사용중이다.

이렇게 바뀌면 현재 1차와 2차로 나누어 실시되고 있는 전문의 자격시험을 1차 지식 및 기술 영역 시험과 2차 면접 혹은 인성 테스트로 나누어 기존의시험 형태에서 평가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 교수는 "내과 전문의 시험의 출제 방향이 단순 지식의 암기에서 중요한 지식을 수행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된다면, 전공의 수련과정이 환자 진료에 필수적이며 실질적인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이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매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내과 전문의가 배출된다면 내과 전문의의 사회적 처우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내과 전문의 시험은 SBT와 같이 다양한 임상 양상을 포함한 실제 진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방식이 도입돼야 하고, 객관성과 신뢰도가 검증된 OSCE/CPX와 같은 실기시험이나 구술시험 및 인성평가를 위한 면접 등을 추가해 실력이나 인성적인 면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내과 전문의를 선발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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