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만 추가되면 개정 폐암, 유방암, 혈액암 대거 바뀌어

 

전 세계 암전문가의 바이블로 평가받고 있는 NCCN 가이드라인이 속속 바뀌고 있다.

미국 최대 암지침 및 교육 단체인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 따르면, 19개의 암종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지난 3월 중순 업데이트를 마쳤다. 아울러 암통증, 완화치료, 금연 등 6개 지지요법도 업데이트됐다.

이번 변화는 새로운 연구를 통해 확인된 근거를 발빠르게 반영한 것으로, 혈액암, 폐암, 유방암 등에서 변화가 많았다. 또한 암종 별 연평균 2~3차례의 개정을 내놓는 것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많은 변화다.

혈액암 중 B 세포 림프종 가이드라인은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분류기준에 따라, 성숙 B세포, T세포, NK세포 네오플라즘을 추가했고,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알고리즘도 변화를 줬다.

특히 여포성 림프종의 경우 진단에서 필수적이었던 cyclin D1 검사를 없애고 1p36, IRF4/MUM1 유전자를 추가했고, 이 결과에 따라 4개의 서로 다른 옵션으로 분류해 치료 방향을 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료에도 대거 변화를 줘, 1차 치료에서 리툭시맙은 낮은 종양 발현율을 보이는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레날리도마이드와 리툭시맙 병용요법은 등급이 상향되며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카테고리 2B). 단 1차 동종요법(또는 용량 확장)치료에서는 방사선면역요법의 등급이 한 단계 낮아졌다.

2차 차료에서는 벤다무스틴과 오비누투주맙이 추가됐고(카테고리 2A), 이델라리십은 리툭시맙 또는 알킬화제(alkylator) 불응성인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그밖에도 오비누투주맙은 리툭시맙 불응성 질환인의 관리 약물로서 2차  동종으로 사용시 등급이 올라갔다(카테고리 2A).

고형암 중에서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폐암이 바뀌었다. NCCN은 올해 3월 5차 버전을 통해 ALK 유전자 양성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세리티닙(카테고리 1)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ALK 유전자가 나타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화학요법 이전에 세리티닙을 쓸 수 있으며, 화학요법 치료 도중 발견한 경우라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크리조티닙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경우 증상 여부에 상관없이 세리티닙을 투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신성 독립 병변(전이)이든 다발 병변이든 상관없이 세리티닙을 선택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놨다.

한편 이전 버전(version 2, 3, 4)에서는 오시머티닙을 기존 1세대 TKI 제제들에 실패한 옵션으로서 1차 치료제(카테고리 1으로 상향)로 등급을 올렸고, 또한 아테졸리무맙도 1차 치료제로 기존의 면역치료제들과 함께 1차 치료제로 올라오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카테고리 1).

이와 함께 모든 폐암 환자들에서 PD-L1(프로그램된 세포 사멸 리간드) 검사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포함됐다. 이번 권고는 면역항암치료 연구에서 사용된 PD-L1 발현율을 결국 반응률로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바커로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학계는 PD-L1 발현율이 면역항암제의 투여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많은 설전을 벌여왔는데, 결국 계속되는 연관성과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마커 개발에 실패하면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Gregory J. Riely 박사에 는 최근 성료된 22차 NCCN 연례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폐암환자는 EGRR, ALK, MET 등과 같은 표적 유전자 검사와 PD-L1 검사를 수행해야 한다"며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유방암 치료에서도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단 진단부분에서의 0기라는 단어는 오해의 소지차원에서 아예 없앴다.

또 유방암의 크기가 5cm 이하이면서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지 않고, 감시림프절 생검에서 1개 또는 2개의 전이만을 보이는 경우에는 액와부에 감시림프절 절제만 시행하는 보존적인 수술을 권고하고 표준 치료에 맞는 보조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림프절 곽청술 시행을 권고한 것과 다른 부분이다.

치료 옵션으로는  팔보시클립과 레트로졸 병용요법이 1년 이내 내분비 치료를 하지 않았던 폐경여성을 위한 치료제로 추가됐다. 폐경여성의 아로마타제 억제제도 5년 더 추가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줬지만, 난소 억제 치료와 연관성이 있는 만큼 이득과 위험성의 균성을 맞춰야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호르몬 수용제 양성 질환에서 내분비 치료 단독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문장 대신 호르몬 양성 환자는 수술전 내분비 치료 단독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문구를 바꿨다.

탁솔의 개량신약인 NAB-paclitaxel도 등장했다. 의학적 필요성이 있으면 파클리탁셀 또는 도세탁셀 대신 NAB-paclitaxel을 사용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었고, 다만 일주일 투여 용량이 125mg/㎡를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변화에 대해 중앙의대 김민균 교수(유방외과)는 "유방암은 조기에 진단인 경우 예후가 좋기 때문에 치료하는 방법도 최소화로 바뀌고 있다"며 "이번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곽청술의 대상을 재정의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간암(또는 간세포암) 최신 업데이트에서는 간암진단 후 이행돼야 하는 작업으로 가슴 CT, 뼈 스캔 등 기존의 검사방법과 함께 복부/골반 CT 또는 조영 MRI를 추가했다. 또한 생검의 주요 원칙 페이지를 신설, 초기 및 재검시 주의사항을 강조했다.

치료제로는 신약 레고라페립이 추가됐다. 대상은 간이식 대상 환자가 아니거나 수술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 또는 전이되거나 간내에서도 종양이 확대된 경우이다. 이들에게 소라페닙 를 사용하고 이후에도 종양 진행을 보이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밖에 쓸개암과 간내 췌장담관암 등도 진단과 치료 과정을 일부 업데이트했다.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암 확진 후 CT나 조영증강 MRI를 골반까지 확대한 것은 만약에 놓칠 수 있는 전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진단에서이 주요 변화로 볼 수 있으며, 또한 치료영역에서는 소라페닙 실패 후 옵션으로 레고라페립을 추가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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