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umi Kawaguchi 교수 "BCAA, 암모니아 농도 떨어뜨려 간성뇌증 완화"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은 간경변 원인 질환으로 C형 간염을 꼽는다. 우리나라 간경변 환자의 70%가 B형 간염인 것과 다른 양상이다. 때문에 간경변 특성도 다르게 나타나며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간경변 초기부터 BCAA(Branched-chain amino acid)를 투여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모습이다. BCAA는 간경변의 합병증인 간암 진행 억제는 물론 간성뇌증 증상 완화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본 구르메대학교 소화기내과 Takumi Kawaguchi 교수를 만나 일본 간경변 환자 치료 현황 및 이들에게서 BCAA가 갖는 효과를 알아봤다.  

- 일본의 간경변 환자 현황은? 
일본의 간경변 환자는 감소추세다. 이유는 일본에는 C형 간염 환자들이 많은데,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좋은 약들이 많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반면 비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들은 여전히 많고 이 가운데서도 과식이나 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지방성 간경변 환자는 증가세다. 

- 우리나라는 B형 간염 환자가 많은 반면 일본은 C형 간염 환자가 많다고 했다. 간경변증 특성도 다른가? 
크게 다르다. 일본의 30~40% 환자에서 볼 수 있는 간경변 증상에는 권태감, 근경련, 가려움 등 3가지다.  또 일본은 C형 간염이 많고 고령 환자가 많다. 한국은 B형 간염이 대다수고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아 증상이 가벼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때문에 한국 환자는 증상을 자각하기 쉽지 않다. 즉, 의료진이 진단해 주지 않는 한 병의 진행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 

- 간경변의 합병증에 복수, 정맥류출혈, 부종, 간성뇌증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간성뇌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장내 암모니아가 과잉 생산되고 제대로 해독하지 못해서 간성뇌증이 발생한다고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유는 간성뇌증 발증 직후 장을 세척해주는 치료를 하는데, 1분도 안 되는 사이에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이 과정에서 보면 장내 어떤 독소가 작용을 해서 간성뇌증이 나타났으며 그 독소가 암모니아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 간경변증 환자 중 합병증을 경험하는 환자는 얼마나 되나? 
종류에 따라 다른데, 간암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1년에 100명 중 7명이 발생한다. 10년 기준으로 70명이 발생하는 것인데 이는 높은 비율이다. 
다음으로 주요한 합병증 중 하나가 간성뇌증이다. 20년 전에는 30% 정도가 발생했는데 지금 5%로 떨어졌다.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의학기술이 발전했고, BCAA가 이른 시기부터 보험이 적용되면서 처방이 손쉽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BCAA가 간성뇌증을 완화시킨다는 뜻인가? 
그렇다. 보통 암모니아는 간에서 분해된다. 간경변 환자는 간의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혈중 암모니아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간에서 해독되지 않은 혈중 암모니아는 근육에서 작용하게 되는데 이때 BCAA가 이용된다. BCAA를 보충해줌으로써 암모니아 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암모니아가 뇌로 가는 것을 막아준다.  

- BCAA가 간암 예방 효과도 있나?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환자에게 간암 억제 효과가 더 좋았다는 결과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BCAA를 투약한 후 합병증을 어떻게 억제하는지를 관찰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간부전 환자에서 명백한 완화 효과를 보였다. 일상적인 식사를 한 환자들의 간부전 발현율은 8%, BCAA 투약 환자에서는 4%였다. 

간암 발생도 억제했다. 특히 비만 환자들에서 간암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비만을 동반한 간경변 환자 중 BCAA를 투여한 환자는 일상 식사를 한 환자대비 간암 발현율이 30% 낮았다. 이는 3년간 추적관찰한 결과로, 놀라운 수치다. 지금까지 그 어떤 항암제에서도 이같이 높은 수치를 보인 약제가 없었다.

BCAA는 근육, 간, 지방조직에서 작용해 인슐린을 낮춰주는 효과를 갖는다. 비만인 환자는 인슐린이 높기 때문에 인슐린을 억제해 주는 BCAA를 투여함으로써 간암으로 가는 발현율을 낮춰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간경변 환자의 치료 목표는 삶의 질 개선과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데 있다. BCAA가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
명확한 것은 근경련 개선효과다. 식욕 개선효과도 있다. 생존율도 올라가는데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실제 일본 14개 병원이 참여한 연구모임에서 임상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간부전, 간염에서 사망하는 환자들 중 BCAA를 투여하지 않은 환자가 많았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이고 70세 전후 환자가 많은데 BCAA의 근육량 유지 효과가 생존율을 높이고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  간경변증 환자에게 BCAA 투여 전략은 어떻게 되나?
일본에서 BCAA는 보험등재 약제다. 알부민 3.5g/dl 이하인 환자에게만 투여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4~5g/dl를 정상수치로 본다. 알부민이 정상 이하인 4g/dl에서 3.5g/dl구간은 사각지대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에 해당하는 환자가 많다. 급여처방은 불가능하지만 비급여로 복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원래 3포를 복용해야 하지만 비급여 구간 환자들은 1포를 복용하기도 한다. 치료 효과나 예후를 보면 안 먹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정리해보면, 간경변 초기부터 BCAA를 투여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또한 BCAA는 간경변의 합병증인 간암 진행 억제는 물론 간성뇌증 증상의 완화에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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