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BINGHAUS 연구 결과, 위약과 비교해 인지기능 변화 차이 없어

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서 주목받는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evolocumab)이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

18일 제66차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7)에서는 스타틴을 기반으로 에볼로쿠맙을 복용한 환자의 인지기능 변화를 평가한 EBBINGHAUS 연구 결과가 첫 공개 됐다. 

결과적으로 스타틴과 에볼로쿠맙 병용 시 기억 손실 또는 인지기능 변화는 위약군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는 고용량 스타틴을 복용하거나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너무 낮추면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일부 연구가 발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2012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스타틴 제제의 제품 라벨에 일부 환자에서 기억상실, 착란(confusion) 등의 인지기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추가하도록 주문했다.

하지만 2014년 의료 전문가들은 스타틴이 인지기능 관련 문제를 유발한다는 근거가 약하거나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학계에서는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PCSK9 억제제 연구인 GLAGOV 연구와 ODYSSEY LONG TERM 연구를 계기로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불거졌다. 

에볼로쿠맙 또는 알리로쿠맙(alirocumab)의 효능을 위약과 비교한 각각의 연구에서 1% 정도로 드물지만 위약 대비 인지기능 관련 이상반응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다.

이에 미국 하버드대학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 Robert Giugliano 박사팀은 스타틴을 기반으로 에볼로쿠맙 또는 위약을 병용했을 때 인지기능 변화를 직접 비교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디자인했다.

연구는 에볼로쿠맙의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검증한 FOURIER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모두 중강도~고강도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었다.

총 1974명이 연구에 포함됐고, 치매, 인지기능 장애, 신경질환 등을 진단받은 환자는 제외됐다. 이 중 75%는 심장마비, 20%는 허혈성 뇌졸중, 19%는 말초동맥질환을 경험했다. 평균 나이는 63세였다. 

일차 종료점은 공간작업기억전략 점수(Spatial Working Memory strategy index)로 설정해,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을 평가했다.

인지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환자들은 등록 당시, 약물 병용 24주, 48주, 96주 후 그리고 연구 종료 때 전산화 신경 심리검사인 CANTAB(Cambridge Neuropsychological Test Automated Battery)을 받았다.

아울러 환자들은 매일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19개월이었다.

▲ 공간작업기억전략 점수 변화 - ACC 2017 press release

최종 결과, 에볼로쿠맙군과 위약군의 공간작업기억전략 점수 변화는 각각 0.21점, 0.29점 감소해 두 군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연구팀이 설정한 비열등 기준(P=0.19)에도 부합해(P non-inferiority<0.001), 에볼로쿠맙이 위약 대비 비열등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어 연구팀은 LDL-C 감소 정도에 따른 인지기능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LDL-C가 25mg/dL 미만으로 가장 낮았던 군과 40mg/dL 이상으로 가장 높았던 군의 인지기능 변화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Giugliano 박사는 "추적관찰 결과, 에볼로쿠맙군과 위약군 간 기억손실 및 인지기능 변화 정도는 비슷했다"며 "스타틴과 에볼로쿠맙을 병용해 LDL-C를 더욱 강력하게 낮추더라도 환자의 기억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없으므로, 임상에서는 에볼로쿠맙을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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