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릴리 폴 헨리 휴버스 사장, 환자·의료진 니즈 경청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길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릴리에게는 2016년이 뜻깊은 해다. 주요제품의 특허만료로 위기를 맞는 듯 했지만 작년 1년 동안 3개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급여문제로 애 태우던 골형성 촉진제 '포스테오'도 10년간 노력끝에 작년 급여목록에 등재됐다. 올해는 이들 제품의 성공적인 안착을 통해 두자릿 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폴 헨리 휴버스 사장은 "제약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한해 동안 자디앙, 사이람자, 트루리시티 등 3개의 제품을 국내에 출시했고, 오랜 노력으로 포스테오 급여승인을 받았다"며 "2017년은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한국릴리를 이끈 휴버스 사장은 한국이 항상 주시하는 국가라고 언급했다. 이미 한미약품과 협업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협력 가능성이 큰 기회의 장소라고 생각하며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에서 릴리가 혁신적인 기업, 환자 중심의 기업, 환자의 의료진의 니즈를 경청하고 반영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장님'으로 불리지 않고 '폴님'이라고 불리길 원한다는 휴버스 사장은 "닫힌 문이 아니라 언제나 열려있는 평등한 조직을 추구한다"며 "임직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가감없이 듣는 것이 나의 역할이자 경영 철학"이라고 밝혔다. 

Q. 지난 1년 간 성과를 평가해달라.

= 릴리는 지난해 창립 140주년을 맞은 의미있는 해였다. 또한 이례적으로 한해 동안 3개의 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진행성 위암 치료제 사이람자,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트루리시티 모두 성공적으로 론칭해 고무적이다.

작년에는 주요 제품의 특허 만료와 보험으로 인한 약가인하 등의 영향을 받았고, 판매량은 한 자리수 성장을 보였다. 올해는 신제품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통해 두자리수 성장이 기대된다. 

Q. 그렇다면, 올해 주목할 제품은 무엇인가.

= 골다공증 치료제 포스테오가 있다. 릴리는 다년간의 노력과 협상을 통해 작년 12월 1일 포스테오 급여를 승인 받았다. 포스테오는 비급여 상태에서도 다수의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시장에서 매우 성공적인 제품이었으나, 보험적용 및 약가인하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병 치료제인 자디앙과 트루리시티도 있다. 당뇨병은 보다 폭넓은 치료제 옵션에 대한 니즈가 높은 가운데, 릴리가 혁신적인 당뇨 치료제 2개를 출시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자디앙은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비교적 신규 계열인 SGLT-2 억제제다. 트라젠타를 필두로 한 DPP-4 계열을 중심으로 사용돼 왔는데, SGLT-2 계열이 새롭게 등장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자디앙이 출시는 SGLT-2 계열 시장을 확대하는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루리시티도 비교적 신규 계열에 속하는 GLP-1 유사체다. 트루리시티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국내 GLP-1 유사체 시장의 약 65%를 점유 하며 동일 계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트루리시티는 주 1회 투여 용법으로 주사제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킴으로써 의료 현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다. 

아울러, 비보험 출시된 진행성 위암치료제 사이람자는, 내년 급여 승인을 목표로 심평원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Q. 사이람자 관련 급여 협상을 준비한다고 말씀하셨다. 이와 관련, 한국 약가제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국가 간의 특성과 지역적 차이에 따라 고유의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시장과 1:1로 비교하기 어렵다. 한국은 단일 시스템이라, 보건의료 예산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약가제도는 좋은 제도이지만, 제약사가 신약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비단 릴리 뿐만 아니라 다른 제약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혁신의 중요성 알리는 것이 제약사들의 사명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혁신적인 생물학적제제를 40년 전 개발된 오리지널 화학제제와 1:1로 효과와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약가 제도에서는 혁신적인 생물학적제제들이 오래전에 개발돼 가격이 저렴한 제제와 비교되고 있다. 부분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았다고 해도 혁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Q. 글로벌 제약사 및 한국 지사들은 지속 성장 중이다. 때문에 약가 하락 여력이 있어 보인다. 제약사가 가격을 낮춰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약이 탄생하기까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 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하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며 보통 2억 6천만불의 막대한 R&D 투자금이 투입 된다.

실험실 연구, 1~3상 연구, 시판 후 발생 비용, 제품 철수 리스크 등의요소들이 가격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은 신약 접근성과 가격인하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포스테오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포스테오는 급여 승인과 동시에 약가가 대폭 인하됐지만 헤택을 받는 환자가 증가해 매출이 두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같이 기업 입장에서는 접근성 및 가격인하 사이에서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한국 부임 5년차다. 한국 제약산업의 특징 및 개선점이 있는가?

=한국은 국가적으로 혁신과 인프라가 강점이다. 최근 인천 공항이 12년 연속 최고 공항으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만큼 한국은 혁신이 뿌리깊게 자리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5G, LTE 등 탁월한 IT를 기반으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혁신의 국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 제약산업도 마찬가지다. 과거 남미지역에서 근무했다. 남미는 민간과 공공 의료기관의 시설 격차가 크다. 민간은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빈곤층이 주로 이용하는 열악한 환경이다. 이와 달리, 한국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민간과 공공시설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해외에서 오는 방문객이 있으면 반드시 국내 병원을 방문한다. 모두 병원의 우수한 자원과 환경에 감동을 받고 돌아간다. 이러한 요소가 한국이 연구 개발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시장규모 대비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문화적 특징인 ‘빨리빨리’도 의료분야에서 신속하고 양질의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원동력되고 있다.

Q. 릴리는 한미약품과 협업 중이다. 국내 제약산업 및 제약사에 대한 인식과 국내 제약사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릴리의 중요 전략 중 하나다. 다른 분야의 과학자와 협력을 통해 고민을 해결하는데 추가적이고 보완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은 릴리가 항상 레이더를 키고 주시하는 국가다. 한미약품과 진행 중인 협력관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릴리는 한국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해 나갈 것이다. 회사 규모는 문제가 아니다. 대학병원 실험실의 교수 한명이 협력 대상이 될 수 있고, 국내 유수의 제약기업도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은 협력 가능성이 큰 기회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Q. 릴리하면 인슐린을 빼놓을 수 없다. 인슐린 관련 계획이나 행보는?

=릴리는 당뇨병 치료 관련 광범위한 치료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경구용 혈당강하제 DPP-4 억제제와 SGLT-2억제제가 있고, 주 1회 GLP-1유사체도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당뇨가 진행 됨에 따라 인슐린 요법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베이사글라, 휴마로그 등의 인슐린 제제가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 일부 회사들은 인슐린에 특화되어 있어 인슐린 관련 혁신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릴리는 당뇨병의 전체 스펙트럼에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슐린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기저인슐린, 장기 지속형, 속효성/초속효성 인슐린 모두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일년 전 장기지속형 인슐린 약물 개발이 중단됐지만, 후속 제품 연구도 진행 중이다. 

Q.최근 글로벌에서 감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 미치는 여파는 없나. 또한, 릴리가 국내 협업을 통해 제품 판매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인력을 양성하거나 충원한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 인생에 굴곡이 있듯이, 기업 경영도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릴리의 3~4개 주요 제품이 국내 특허 만료되며 매출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하지만 현재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제품을 런칭하고 비즈니스를 키워 나가며 인원을 충원하고 있다. 올 1~2월에만 해도 신규 및 내부 승진 인력 대체를 위해 12명을 신규 충원했다. 그렇기에 인생의 굴곡의 한면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릴리는 창립이래 가장 유망한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이내 20개의 신약 출시가 예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까지 2개의 웨이브를 가져온다는 전략을 토대로 비전도 만들었다. 국내에도 향후 5년간 8~10개의 신약 출시가 예상이다. 탄탄한 파이프라인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성장모듈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되며, 이에 발맞춰 인력을 지속 충원하고 직원의 역량 개발을 도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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