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IER 연구 결과, 스타틴과 병용 시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 감소

순환기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66차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17)가 17~19일 사흘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학계가 주목하는 최신 연구가 첫 공개되는 Late-Breaking 세션의 문을 올해는 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이자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evolocumab)이 열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과 에볼로쿠맙을 병용했을 때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러한 효과는 하위군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하버드대학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 Marc S. Sabatine 박사는 "스타틴 기반으로 에볼로쿠맙을 피하주사 시 심혈관계 아웃컴이 개선되고, 이상반응도 위약과 차이가 없어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FOURIER 연구' 스타틴 + 에볼로쿠맙 병용 시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 최초 확인

▲ 브리검 여성병원 Marc S. Sabatine 박사

FOURIER(Further Cardiovascular Outcomes Research with PCSK9 Inhibition in Subjects with Elevated Risk)로 명명된 이번 연구는 스타틴과 함께 PCSK9 억제제를 병용했을 때 심혈관계 아웃컴을 평가한 최초 대규모 무작위 연구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 약 2만 75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49개국 1272곳 의료기관에서 2013년 2월~2015년 6월에 모집됐다. 81%는 심장마비 과거력이 있었고 19%는 허혈성 뇌졸중, 13%는 말초동맥경화증을 겪었다. 

단 4주 이내에 급성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이 있었던 환자, 심부전이 진행됐거나 부정맥질환을 조절할 수 없는 환자, 심장수술을 앞둔 환자, 말기 신장질환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됐다.

환자군 평균 나이는 63세였다.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LDL-C) 중앙값은 92mg/dL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스타틴과 함께 에볼로쿠맙 투여군(에볼로쿠맙군) 또는 위약 투여군(위약군)으로 1:1 무작위 분류했다. 에볼로쿠맙은 140mg 2주 1회 또는 420mg 4주 1회로 피하주사했다. 환자들은 12주 주기로 정기적인 건강평가를 받았다.

효능에 대한 일차 복합적 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 혈관재개통술을 받은 경우로 정의했다.

에볼로쿠맙의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를 가늠하는 핵심 이차 복합적 종료점은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병으로 설정했다. 추적관찰 기간(중앙값)은 2.2년이었다.

추적관찰 동안 심혈관사건 유의미하게 감소…이상반응은 위약군과 비슷

▲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

최종 결과, 일차 복합적 종료점 위험은 위약군 대비 에볼로쿠맙군에서 15% 유의미하게 감소했다(HR 0.85; 95% CI 0.79~0.92; P<0.001).

일차 복합적 종료점 발생률은 에볼로쿠맙군에서 9.8%(1344명), 위약군에서 11.3%(1563명)로 1.5% 차이가 났다.

주목할 점은 핵심 이차 복합적 종료점에서 뚜렷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차 복합적 종료점 발생률은 에볼로쿠맙군과 위약군이 각각 5.9%(816명)와 7.4%(1013명)였고, 발생 위험은 에볼로쿠맙군에서 20% 낮았다(HR 0.80; 95% CI 0.73~0.88; P<0.001).

이러한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졌다. 치료 첫해 발생 위험은 16% 감소했고, 이후에는 25%로 약 10% 더 위험이 감소한 것.

에볼로쿠맙의 심혈관사건 예방 효과는 나이, 성별, 스타틴 치료 강도, 심혈관질환 종류 등에 대한 하위군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아울러 등록 당시 LDL-C(중앙값)가 74mg/dL로 가장 낮았던 환자군에서도 유의미한 혜택이 입증됐다.

새로운 당뇨병 발병, 신경인지기능 문제 등의 이상반응은 두 군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단 주사 부위의 국소 자극 발생률은 에볼로쿠맙군이 위약군보다 0.5% 더 많았는데(각각 2.1% 대 1.6%), 그 정도는 심각하지 않았다.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율은 두 군이 1.6%와 1.5%로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그동안 스타틴 기반 에볼로쿠맙의 병용요법에서 확인된 LDL-C 감소 효과 역시 이번 연구에서 확인 가능했다.

48주째 측정한 LDL-C(중앙값)는 에볼로쿠맙군에서 30mg/dL로, 등록 당시 92mg/dL보다 감소했다. 위약군과 비교하면 평균 59% 더 낮았다. 이는 추적관찰 동안 변함없이 유지됐다.

Sabatine 박사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스타틴과 함께 에볼로쿠맙으로 치료받을 경우 LDL-C를 조절하면서 동시에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향후 연구에서는 에볼로쿠맙 병용 시 장기간에도 지속적인 혜택이 나타나는지 및 심혈관질환 고위험 환자에서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에볼로쿠맙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동형접합 및 이형접합성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 중 생활습관개선, 최대 용량 스타틴에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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