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의사회 "예방접종비 비현실적" 사업 보이콧 예고...보건당국 "지속 협의"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백신이 올해부터 '5가 백신'으로 전환된다.

보건당국은 5가백신 전환을 위한 사전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황. 그러나 접종비의 적절성 등을 두고 의료계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사업시기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1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DTaP-IPV(4가백신) 글로벌 독점공급 체계의 수급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영유아 NIP 백신을 DTaP+IPV+HIB(5가 백신)인 사노피파스퇴르사의 펜탁심으로 전환키로 하고, 현재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펜탁심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및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균에 의한 침습성 감염증의 예방에 사용한다. 기존 4가 백신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예방(+Hib) 효과가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지난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의결을 거쳐, 펜탁심의 도입을 확정했다. 현재 제약사와의 백신가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 조달청 입찰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백신 국내 도입을 위한 통관·검정 절차도 목전에 와 있다. 

질병관리본부 공인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16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영유아 NIP  사업에 GSK와 사노피의 4가 백신을 사용해왔으나, GSK가 재작년 공급중단을 통보한데 이어, 지난해 사노피 또한 국제 수요에 맞춰 5가 생산에 주력, 4가 백신 공급이 어렵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이에 5가 백신 전환을 결정하고, 현재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 과장은 "사노피파스퇴르 측으로부터 5가 백신 130만 도즈, 4가 백신 40만 도즈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DTaP-IPV/Hib, Hib, DTaP-IPV 백신의 접종 일정(질병관리본부)

문제는 '접종비'다. 

앞서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1월 중순 회의를 열어 5가 백신 접종비를 3만 6400원으로 결정했다. 4가 백신 도입 때와 마찬가지로 기존 접종비에 기본 접종비의 50%를 추가한 금액이다.

현재 백신접종비는 기본접종은 1만 8200원, 4가 백신은 2만 7300원(기본접종비+기본접종비의 50%, 9100원). 4가 백신 도입 때의 공식을 이번 5가 백신 전환에도 그대로 따른 것이지만, 의료계의 입장을 다르다. 접종 횟수 감소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현재에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및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균에 의한 침습성 감염증의 예방 시 4가 백신(3회)에 HIP(3회)를 별도 접종해야 하므로 총 6회에 걸쳐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접종비는 모두 13만 6500원.

그러나 5가 백신 전환시에는 HIP 별도 접종이 불필요하므로, 5가 백신 3회 접종만으로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다. 위원회 의결금액을 기준으로 의료기관에 지급되는 접종비는 10만 9200원에 그친다. 단순 계산하자면 영유아 1명당 2만 7300원가량 손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의료계는 접종 횟수 단축에 따른 손해를 현실적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유아 NIP 사업의 45% 정도를 담당하는 소청과의사회는 현실적 해결책을 요구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보건당국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공인식 과장은 "NIP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중요한 사업이며, 5가 백신 전환이 접종횟수 단축 등 국민 편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데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의료계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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