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정 교수팀, 야간의 약한 빛이 인간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 최초 규명

▲ 고대 안암병원 이헌정 교수

국내 연구팀이 수면 중 약한 빛 노출만으로도 뇌 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고대 안암병원 이헌정, 윤호경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이은일 교수(예방의학과), 가천의대 강승걸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야간의 약한 빛이 인간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 입증했다고 밝혔다. 

야간 빛 노출이 각종 동식물에 영향을 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는 보고는 계속 이어져 왔으나 인체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최초다.

이헌정 교수팀이 젊은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수면 중 약한 빛 노출이  뇌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상군을 환경을 통제한 수면검사실에서 수면을 취하게 한 뒤 다음날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검사(fMRI)를 시행해 뇌 기능 변화를 확인했다. 이틀은 완전히 빛이 차단된 상태에서, 3일째에는 약한 빛(5 또는 10lux)에 노출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한 뒤 낮 동안 뇌 기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5lux 빛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10lux 정도의 빛에 노출될 경우 다음날 낮 시간의 뇌 기능 상태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10lux는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의 약한 빛인데, 이번 연구로 야간의 미약한 빛도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준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이헌정 교수는 "침실 외부에서 침입광이 있는 경우에는 암막커튼 등으로 수면중 외부 빛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좋다"면서 "야간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빛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면 중 빛 노출은 하부 전두엽의 기능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작업기억능력의 저하로 나타난다. 작업기억능력은 단기기억 일부로서 집중력과 인지능력, 감정조절, 식욕조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교수는 "스마트폰 등 최근 늘어나는 디스플레이 장치에 의해 증가하는 빛 공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빛 공해가 인체에 나쁠 것이라는 추정은 많았지만 이번 연구와 같이 직접적인 영향을 규명한 것은 최초"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빛 공해에 대한 심각성 인지와 인식 변화가 이뤄지길 바라며 국가정책에의 반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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