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코리아 노상경 사장, "환자 중심 정부-본사 설득 통해 해결할 것"

출범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암젠코리아가 국내에 들어온지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다. 지난 2015년 11월에 공식 출범한 이후 제품을 4개나 출시했고, 직원도 60명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모습은 전형적인 미국계 제약사의 모습이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시장에 대한 빠른 접근 전략이다. 그 첫 사례는 백혈병 치료제인 블린사이토가 보여줬다. 허가받은 지 9개월만에 급여 출시한 것. 앞으로 나올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와 곧 나올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레파타도 빠르게 보험약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와 글로벌 본사 설득으로 해결해

암젠코리아 노상경 사장은 정부의 인식변화와 본사를 향한 설득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노 사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정부의 기조가 많이 달라졌다"며 "제약사들이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혁신적 신약의 가치를 정부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전에는 정부의 이해가 있어도 약가제도를 검토하는 담당자에 따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약가 제도가 많이 투명해졌고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또 하나 본사를 잘 설득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는 순수 법인대표의 몫이다. 그동안 많은 제약사가 본사가 승인하지 않아 약가 협상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은 본사 설득을 실패한 대표의 역량과 다름없다고.

그는 "혁신 신약의 약가를 낮춰 접근성 문턱을 낮추면 보다 많은 환자가 혜택받을 수 있다는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  필요하다"며 "또 최근 투명해진 절차로 예상 약가도 가능하므로 이를 기반으로 기반으로 글로벌을 설득한 것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본사 또한 이러한 전략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기업 철학 때문인지도 모른다. 암젠의 추구하는 기업 철학은 "To Serve Patients(환자를 위한다)"이다.

그는 "암젠 입사 초기에 의료진, 정부, 환자 등등 많은 이해관계자와 연결돼 있는데 과연 진정 환자를 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 암젠 내부 회의에 참여해 보니 환자 중심에서 논의되는 것을 보면서 실감했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이라면 아무리 비싼 약이라도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한다. 다만 모두 순탄하지는 않다는 것도 잘 알고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보험 가이드라인이 결정되야 하는 부분이 있고 급여 적용까지의 기간도 상당히 오래 걸리는 경우를 대비해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블린사이토도 급여가 적용되기 전,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약물의 일부를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사회소외계층에게는 전액 무상으로 블린사이토를 지급했다. 앞으로도 환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매출에 대한 압박은 법인대표라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암젠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매출과 성장을 강조할 것이다. 하지만 암젠코리아는 본사로부터 당장 매출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도 받았다.

그는 "보통 단기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매출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며 "더구나 당분간 직원채용 등 국내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 당분간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고백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하려고 하며, 현재 미래를 위한 토대를 착실히 다지고 있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행히 글로벌과 충분히 논의했고,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대신 5년 후는 성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암젠은 향후 10년의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를 기점으로 앞으로 5년 내 흑자로 전환하는게 1차 목표이며 그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제품이 골다공증 치료제와 심혈관계 약물이다.

그는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은 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골다공증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프롤리아 관련한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암전문회사에서 바이오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인식되길 희망

그런면에서 보면 이미지 변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다양한 약물을 출시할 계획이면 항암제 전문기업이라는 인식은 큰 도움이 안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노 사장은 앞으로는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 혹은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에 역량을 가진 기업으로 각인되길 희망하고 있다.

올해 11월이면 그는 제약업계에서 일한지 꼭 30년이 된다. 그동안 여러 다국적 제약사를 경험하면서 한결같이 느낀 점은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다.

그래서 암젠은 당분간 아웃소싱(판매대행)없이 자체 인력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자사 직원들이 직접 제품을 출시 하고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보다 좋을 것이라 판단한 것. 또한 초기 투자는 늘어나지만 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을 판단했다. 이 또한 앞으로 제약업계의 변화의 한 축이기도 하다.

그는 "암젠에 보여주는 많은 관심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암젠이 가지고 있는 혁신성과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암젠이 그동안 많은 제약사가 실패했던 한계를 뛰어넘어 비싼 약도 빨리 출시할 수 있다는 표준적 모델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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