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주자로 인력양성 산실역

우리나라 임상시험이 걸음마 단계를 넘어 아시아허브를 목표로 힘차게 웅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임상시험에 대한 전문인력과 인프라의 부족 그리고 정책적 뒷받침과 임상시험을 대하는 국민의 인식 제고가 크게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본지는 2006년 신년호기획특집으로 국내외 임상시험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한국시장의 가치와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우리나라가 아시아 임상시험 사업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이 분야 전문가들의 고견과 국내임상시험시장의 현황을 짚어보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전국의 임상시험센터를 찾아, 그들의 활동상을 심층취재 보도하는 시리즈를 마련하고, 첫번째로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를 찾았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애독을 바란다.
편집자



 199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이 센터는 `국내 임상시험의 리더` 입장에서 타기관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우리나라 임상시험의 선진화를 위해 앞장서 달리고 있다.

1500평에 입원·외래기능 갖춰

 센터는 1998년 5월 임상의학연구소로 이전, 입원과 외래서비스 기능을 갖추고 임상시험의 본산으로서 새출발했다.
 이전에 앞서 센터가 가장 신경쓴 것은 병원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 장인진 센터운영위원(약리학교실)은 "병원과 가까운 곳에 1500평 규모의 입원시설과 외래서비스 기능을 갖춰 효율적으로 센터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병원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후발주자인 국내 10여개 임상시험센터도 개설에 앞서 이곳을 찾아 시설과 운영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센터는 연구병실 3곳에 12병상, 특수연구병실 5병상 등 총 22병상을 운영하며 주로 1상임상시험과 항암제, 약물유전체, 당뇨유전체 및 내분비검사연구 등에 주력하고 있다. 2곳의 병실에는 서울대병원 종합의료정보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시설을 갖췄으며, 의뢰자의 모니터링을 위한 2개의 룸, 피험자들의 여가활용을 위한 각종 시설, 식사공간과 야간피험자를 위한 당직실도 구비했다.
 외래는 5개의 독립된 공간에서 연구자들이 정한 스케줄에 따라 진행된다. 특수환경을 갖춘 외래방 1곳은 항온항습시설을 갖춰 지정된 온도와 습도가 필요한 연구 요구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약국은 임상시험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2명의 관리약사가 원활한 임상시험 진행을 지원한다.
 가장 중요한 인력은 민경업 센터장을 포함, 의대·병원 근무를 겸직하고 있는 5명의 교수와 센터전임의사, 연구원, 연구간호사·코디네이터, 임상병리기사, 약사, 통계담당, 행정 및 보조인력 17명등 22명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임상시험은 위탁과제의 경우 2002년 91건, 2003년 124건 2004년 198건, 2005년 9월현재 228건등 642건을 시행(중), 2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정부연구는 각각 19건, 18건,34건,49건등 120건 221억원을, PMS과제는 각각 79건, 91건,117건, 67건등 354건279억원을 발생시켰다. 이 기간중 센터를 이용한 임상시험은 518건이었다. 현재는 추가자료를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동아제약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와 SK의 새로운 정신분열병치료제 등 300건 정도의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이와관련 민센터장은 "인건비와 고가의 기자재 도입 등으로 흑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적자는 아니다"며, 가까운 시기에 우리나라 임상시험규모가 4000~5000억원이 예상되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3백여 건 진행중

 센터는 국내 신약개발임상시험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위탁교육, 장단기파견, 연수교육, 표준작업지침 워크숍 등 각 기관의 임상연구 관계자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비공식적으로 전문인력 실습의 장 역할을 해왔다. 이곳 교육과정을 거친 각 센터 전문가들은 세브란스·아주대·전남대·삼성서울·서울아산·전북대 등 다양하다.
 특히 복지부가 지역임상시험센터 6곳 지정(서울대병원, 부산백병원,세브란스,아주대,경북대,전남대병원)후 실무인력에 대한 직무교육이 시급한 가운데 이곳에서의 교육과정은 임상시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육은 초기에 간호사교육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임상약리학자, 임상시험약관리약사, 연구행정직, 보건직, 연구원등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센터는 기본 업무량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외부기관 인력 파견 및 위탁교육 시행은 별도의자원을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따라서 필수인력 이외에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할 인력확보등을 위해 정부와 병원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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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 위한 지원을"
[민 경 업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



 "임상시험센터가 병원재정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의약계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자체적인 경영도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과 병원에서의 인·물적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민경업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내과)은 현재 임상시험 건수가 2001년에 비해 3배, 2004년에 비해 2배가 늘어나 공간과 인력활용이 포화상태가 됐다며, 재도약을 위한 병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적정선을 넘어선 센터는 신규과제를 수주하거나 신규연구자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구의 질과 피험자의 안전성 확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임상지원업무는 특수·전문성을 갖고 일상진료·연구·행정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QA·모델링·통계·대외업무·상주의사·관리 행정 등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5년 이내에 외래 및 연구병상을 두배 늘리고 이에 따른 공간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민 교수는 "앞으로 임상시험 수주경쟁 본격화, 연구의 다양화, 난이도 증가, 질적 요구 수준 증가가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최초의 임상시험센터로서 위상을 높이고 국제적으로도 경쟁우위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현재 1000억원대의 우리나라 임상시험 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의료산업화의 핵심중 하나가 될 정도로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평가한 민 교수는은 다양한 분야의 고급인력과 노하우를 갖춘 센터를 요건을 갖춘 연구자에게 전면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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