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변화 불가피 광동과의 비즈니스는 모험 전력질주 토대 마련

▲ 홍유석 대표는 오자마자 구조조정을 한 것은 안타깝지만 글로벌 차원에서의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다국적 제약사 중 가장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면 GSK이다. 이전 김진호 회장이 무려 18년을 이끌다가 퇴임했고, 노바티스에서 백신을 사들여 비즈니스면에서도 큰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백신유통을 포함, 특허만료 약들을 광동제약에 넘기는 파격도 단행했다.

그 중심에 홍유석 사장이 있다. 지난 2014년 8월경 부임한 후 많은 임무를 맡았고, 그로부터 30개월이 지났다. 오랜 김진호 회장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한 그가 지금은 어떤 구상을 갖고 있을까?

홍 사장은 지난 시간을 미국계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에서 보냈다. 젊은 시절 미국 와튼 스쿨 졸업 이후 본사에 취업했고 돌아와 한국법인을 맡았다. 그러다 또다시 본사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어쩌면 전형적인 미국계 제약사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을지 모른다.

반면 GSK는 한국형 다국적 제약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 이에 그는 “와서 느껴보니 GSK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며, 그런 것을 실천하는 모습에서 회사가 책임감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 회사”라며 운을 뗐다.

특히 그는 정부의 가격 정책이라든지 사회적인 책임활동 등 이슈에 대해 회사가 업계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갖는 게 익숙해져 있는 회사라고 부연했다. 또한 회사 매출과 상관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해 나가는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회사가 갖고 있는 생각을 과감하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번 합병을 통해 이뤄진 회사인데다 제휴 및 특허만료 의약품이 많아 정비가 필요했고, 규모에 비해 비즈니스 구조 변화가 많고 복잡한 회사였다고 말해 여느 다국적 제약사와는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결국 이런 문제는 2015년 조기퇴직프로그램을 계기로 변화를 줬고, 그의 첫 업무가 인원감축이라는 평가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는 “사실 조직은 제가 바꾸고 싶어서 바꾼 것은 아니다. 온지 얼마 안돼서 인수 합병과 맞물려 글로벌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사업재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행한 공식적인 변화 중 하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광동제약을 선정한 것이다. 일종의 모험이었다. 하지만 경험은 부족해도 제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해 계약서에 사인했다.

다른 제품을 신경써야 하는 회사보다 오히려 경험은 없어도 집중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더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비즈니스가 다르다 보니 GSK에서 일하는 분들이 옮겨갔다.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이 줄었고, 성과도 괜찮았다. 결국 프리토 같은 1차 약물도 모두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직원들의 목표기준을 매출로 잡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영업사원을 평가하는 기준을 처방전 개수로 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직원의 능력 평가를 매출로 보지 않고 팀장의 평가로 결정하는 파격을 감행한 그는 현재 잘 시행되고 있다고 했다.

처방전 한 장을 더 받아내면 인센티브가 올라가는 정책이 오히려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매출 목표가 안나오면 이를 대체할 다른 평가가 많아지고 결국 영업사원들이 영업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도입한 게 팀장 평가 강화다. 팀장의 역량 높여 공평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했고 대신 평가 방법에 대한 트레이닝과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것. 권한을 너무 높였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떤 시스템이라도 불만은 있기 마련이라며 팀장 권한이 세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품목성장 측면에서는 백신의 성장을 조금 욕심내고 싶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사실 GSK는 주요 백신을 모두 공급하는 백신명가지만 마켓 리딩 제품이 없다. 자궁경부암, 폐구균백신 등 제품 출시도 늦고 모두 경쟁사에 시장 선두를 내주는 등 자존심이 구길대로 구겨진 상태다.

이렇게 된 배경으로 그는 미국시장 공략 실패로 봤다. GSK가 오랜 백신 역사에 비해 매출액이 높지 않은 것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크게 성공을 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는 것.

그는 “국내 백신시장은 로컬 영업력이 중요하지만 결국 미국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명가의 재기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플루 4가 백신을 출시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성과를 올리면서 가능성을 봤다. 게다가 조만간 대상포진 백신이 부스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또는 늦어도 2018년내 발매된다.

여기에 기존의 렐바, 아노로 등 호흡기 약물과 에이즈 약물인 트리맥 등의 제품도 잘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짧은 기간 대형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처음"이라며 "제품 하나하나 출발이 좋았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한국 GSK 직원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복잡하게 생각은 안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약사라는 것은 결국 같이 공생하는 관계인데 GSK에 와서 여러 변화를 주다보니 오해받기도 했다”며 “비즈니스 하는 방법(HOW)을 바꿔가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서로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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