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약평위, 위험분담제 적용 급여결정...유방암 환자들에 희소식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 퍼제타(성분 퍼투주맙)의 급여도전이 4번째 만에 9부 능선을 넘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급평위)가 회의를 열고 퍼제타의 급여를 결정했다. 

한국로슈에서 제시한 위험분담제(RSA) 유형을 받아들인 것.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및 건정심 의결 등의 단계가 남아있지만 가장 난관인 급여결정을 받아냄으로써 급여권 진입에 한발 다가섰다.  

퍼제타는 지난 2013년 시판승인을 받은 후 이듬해인 2014년 첫 급여 도전에 나섰지만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도 급여에 도전했지만 실패를 맛봤다. 약가에 대한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1차 표적치료제인 퍼제타는 1년 투약 비용이 약 7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허셉틴 및 도세탁셀 등과 3제를 병용해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더하면 비용이 1억원을 넘어선다.

고가지만 치료효과도 뛰어나다. 

CLEOPATRA 연구에 따르면, 이전에 치료 받지 않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퍼제타·허셉틴·도세탁셀(이하 퍼제타) 병용투여군(n=402)의 전체 생존율은 56.5개월로, 대조군인 허셉틴+도세탁셀 병용투여군 40.8개월 대비 15.7개월 연장시켰다. 유방암 치료 역사상 최장 생존기간이다.

결정적인 '15.7개월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에 대한 보상금액 산정을 두고 지금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4번째 도전인 만큼 이번에는 로슈가 급여화에 유리한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음에도 약값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라며 "약가 협상을 거쳐 조만간 퍼제타의 급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퍼제타 급여 결정까지는 국회의 역할도 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국감에서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며 급여화를 촉구한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유방암 환자들과 심평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급여화 대책 간담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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