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호흡기감염 환자에서 급성 심근경색증 위험 상승
이러한 상황에서 국립 대만대학병원 Yao-Chun Wen 교수팀이 논란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이번에는 ARI 환자에서 NSAIDs의 심혈관 위험을 경고한 것이다.
결과에 따르면 감기 또는 독감 등의 ARI 환자가 호흡기감염 치료와 NSAIDs를 병용할 경우 AMI 위험이 높아졌다.
이에 Wen 교수는 임상에서 환자들의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고자 NSAIDs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2월 1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2007~2011년에 AMI로 입원한 ARI 환자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교차분석을 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ARI 환자가 NSAIDs 치료를 받았을 때의 AMI 발병 위험비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ARI 치료만 받은 환자에서 AMI 위험은 2.65배 증가했다(aOR 2.65; 95% CI 2.29~3.06). 즉 ARI 환자는 기본적인 치료만으로도 AMI 위험이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은 NSAIDs 치료를 받았을 때 급격히 높아졌다. NSAIDs 복용 시 AMI 위험이 3.41배 증가한 것이다(aOR 3.41; 95% CI 2.80~4.16). 뿐만 아니라 NSAIDs를 정맥주사할 때 위험이 7.22배 상승하면서(aOR 7.22; 95% CI 4.07~12.81) 심혈관 위험이 극대화됐다. 한편 NSAIDs 치료만 받은 환자에서는 AMI 위험이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aOR 1.47; 95% CI 1.33~1.62).
AMI 위험은 NSAIDs 용량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저용량 치료 시 AMI 위험은 2.95배 높아졌고(aOR 2.95; 95% CI 2.31~3.75), 고용량에서는 3.32배 증가했다(aOR 3.32; 95% CI 2.34~4.93).
심혈관 위험이 높아진 기전에 대해 Wen 교수는 "ARI와 NSAIDs의 상호작용으로 면역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 생성물이 증가하면서 동맥경화병변에 대식세포가 축적되고, 염증 및 응집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연구를 두고 영국 런던 보건대학원 Charlotte Warren-Gash 교수는 "이번 결과는 ARI 치료시 NSAIDs 처방에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며 "임상의는 ARI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NSAIDs를 선택할 때 환자의 건강상태뿐만 아니라 치료 중인 약물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흡기질환에 NSAIDs 치료 길어야 일주일…일반화 어려워"
국내 전문가는 이번 결과를 일반화하기엔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양의대 김상헌 교수(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기본적으로 호흡기질환 치료에 NSAIDs가 필요하지 않다. 폐렴, 급성 기관지염에서는 처방하지 않으며, 감기 또는 전신증상 중 하나로 두통이나 발열이 있을 때 쓸 수 있다"며 "하지만 치료 기간은 길어야 일주일이기 때문에, 연구에서 제기한 NSAIDs의 심혈관 위험을 실제 임상으로 일반화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개별적인 NSAIDs 약물간 위험을 비교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분석한 점도 한계점으로 꼽았다.
그는 "로페콕시브는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졌지만, 모든 NSAIDs가 이러한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면서 "연구 하나만으로 전체적인 위험에 대한 답을 얻기가 어렵기에,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