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 및 치료 강조 “관절 붓고 아프면 6주 안에 류마티스 전문의 찾아라”

유럽류마티스학회(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 EULAR)가 조기 관절염 관리 가이드라인을 10년 만에 개정, 발표했다. 새 가이드라인은 EULAR가 2014년 표준화된 운영절차에 따라 문헌고찰 근거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2007년에 발표된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LoA(level of agreement)가 추가됐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류마티스 전문의, 일반 임상의, 헬스케어 전문가,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만큼 간략하고 간결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가이드라인은 초기 관절염 관리를 위한 3가지 중요한 치료 원칙(overarching principles)과 12개의 권고문(recommendations)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관절염 인식, 이송, 진단, 예후, 치료(정보, 교육, 약물과 비약물적 조치), 모니터링 및 전략 등을 포함하고 있다.

2016 EULAR가 제시한 관절염 가이드라인의 중요한 3가지 ABC 치료원칙을 짧게 요약하면, 류마티스 전문의로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치료 전 환자와 소통하며 최종 진단할 때는 신중하게 하라는 내용이다. 이는 실제 임상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지만 질환 특성에 맞게 환자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재강조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주요 치료원칙 중 첫 번째, 초기 관절염의 관리는 최상의 치료를 목표로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환자와 류마티스 전문의가 상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A).

다음으로 류마티스 전문의는 조기 관절염 치료의 일차 관리를 해야 하는 전문가의 역할을 강조했고(B), 마지막으로 조기 관절염 환자의 최종 진단은 신중한 병력 청취 및 임상검사 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실험실 검사와 추가 시행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C)

이러한 원칙은 2007년에 발표된 초기 관절염 가이드라인과 2004년 발표된 EULAR 류마티스 관절염 관리 가이드라인(Ann Rheum Dis 2015;74:8.13) 그리고 건선성 류마티스 관절염 관리 가이드라인(Ann Rheum Dis 2016;75:499.510)에도 들어 있다는 점에서 큰 변화는 아니지만 근거 수준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는 제정위원회 전자메일 투표 시스템을 통해 주요 원칙에도 LoA(1~10 스케일 점수)를 넣어 근거수준을 설정했다. 실제 LoE(level of evidence)와 GoR(grade of recommendation)은 없지만 LoA에는 9.8점(평균)을 준 것이다.

요약하면, 류마티스 전문의를 통해 만성 관절염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함으로써 신체의 손상과 기능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구체적인 권고항목을 통해서는 진단과 치료 그리고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모두 12개의 항목으로 정리했는데, 그 첫 번째는 조기 치료를 위해 조기 관찰(진단)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통증 또는 경직과 관련된 모든 관절부종이 있는 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발생한 후 6주 이내에 류마티스 전문의에 찾아갈 것을 주문했다.

1.관절염(통증 또는 경직과 관련된 모든 관절부종)이 있는 환자는 증상이 발생 한 후 6주 이내에 류마티스 전문의에게 문의해야 한다.

두 번째 권고문에서는 임상검사의 필요성을 언급함으로써 빠른 검사를 강조했다. 여기에서는 관절염을 진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초음파검사를 언급했다. 초음파는 뼈의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절염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진단도구임을 강조했다.

2. 임상검사는 관절염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이며, 이때 초음파를 쓸 수 있다.

이어 확실한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경우 여러 항목을 통해 다음 단계를 위한 관리결정을 내릴 것을 강조했다.

3. 명확한 관절염 진단을 내릴 수 없는 감별불능의 초기 관절염, 즉 관절 부종이 있거나 급성기 반응물질, 류마티스 요소, ACPA(자가항체), 영상 확인 등 에서 확인된 지속적 또는 침식성 질환이 있다면 관리적인 측면에서의 결정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관절염 위험이 있는 환자는 가능하면 빨리 항류마티스제(DMARDs) 치료를 해야 한다고 권고함으로써 적극적인 치료를 강조했다. 특히 기준에 충족하지 않아도 조기 치료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4. 지속적인 관절염 위험이 있는 환자는 염증성 류마티스 질환 기준에 충족하지 않아도 가능하면 빨리(이상적인 기간은 3개월 이내) DMARDs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어 다섯 번째 권고문부터는 구체적으로 치료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DMARD의 기본 치료제로 메토트렉세이트를 강조했고,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모든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는 약물임을 언급했다.

5. DMARDs 중 메토트렉세이트는 앵커(anchor) 약물로 고려해야 하며, 금기가 없으면 지속성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 첫 전략의 일부로 활용해야 한다.

이어진 권고문에서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약물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평가를 통해 치료기간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6. NSAIDs는 효과적인 증상 치료법이지만 위장관, 신장 및 심혈관계 위험성 평가 후 가능한 한 최단 시간에 최소 유효 용량으로 사용해야 한다.

초기 관절염의 진단 및 치료전략

전신성 글루코코르티코이드(Systemic glucocorticoids)는 통증과 부종 치료를 위한 약물로 적절하다면서도 최소 투여를 권고했다. 특히 이 권고는 만성질환 환자에서 체중 증가, 고혈압, 당뇨병, 백내장 등 부작용 때문에 가장 집중적으로 논의됐던 주제 중 하나였지만, 조심스럽게 모니터링한다면 최대 24개월까지 관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근거를 반영해 최소 용량으로 사용할 것을 추가했다.

7. 전신성 글루코 코르티코이드는 통증, 부종 및 구조적 진행을 감소시키지만 누적 부작용을 고려해 임시 보조치료(6개월 미만)로서 필요한 최소량을 사용해야 한다. 염증의 국소 증상 경감을 위해 관절 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주사가 고려돼야 한다.

여덟 번째 권고문부터는 치료 목표와 향후 관리 전략을 담았다. 치료의 목표로 임상적 관해를 강조했고, 목표도달을 위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영상관찰은 치료 목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는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도구로서 유용성이 있다고 봤지만 과잉치료와 사회적 낭비를 이유로 최종 권고문에서는 제외했다.

8. DMARDs 치료의 주요 목표는 임상적 관해를 달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정기적인 모니터링, 질병 활성도, 부작용 및 합병증에 따라 치료전략을 선택하거나 바꿀 수 있다.

9. 질병 활성도 모니터링에는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부종 및 압통 관절 개수, 환자 및 의사 글로벌 평가, ESR(적혈구 침강 속도), CRP(C 반응성 단백질) 등 복합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 부은 관절 수, 환자 및 의사의 전체 평가, ESR 및 CRP가 포함돼야 한다. 관절염 활성도는 치료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1개월에서 3개월 간격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능 평가와 같은 방사선 사진 및 환자보고 결과 측정은 질병 활성도 모니터링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모니터링의 권고는 관절염이 있는 환자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특히 방사선 영상의 필요성은 관절염 예방에 유용한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나머지 권고문에서는 비약물적 치료의 필요성과 생활습관 개선 그리고 질병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강조함으로써 환자들의 스스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10. 운동 및 작업 치료와 같은 비약물적 치료는 조기 관절염 환자에서 약물 치료와 함께 보조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

11. 초기 관절염 환자에서 금연, 치과 치료, 체중 조절, 예방 접종 상태 평가 및 합병증 관리는 환자 관리에 포함돼야 한다.

12. 질병에 대한 환자 정보는 부작용을 포함한 예후와 치료에서 매우 중요하다. 통증, 장애, 일할 수 있은 능력 관리, 사회적 참여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보조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는 "초기 관절염 환자들의 빠른 치료를 통해 생활의 불편함이 없도록 간결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면서 "다만 많은 진전을 이뤘음에도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MRI의 유용성, 예측 알고리듬 등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는 아직 더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약물성 효과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에서 효과와 비용효율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에는 아직 초기 관절염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에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평이다.

한양의대 성윤경 교수(류마티스병원)는 "EULAR 가이드라인은 진단과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유럽국가의 환경에 맞춰 나온 것이며, 초기 관절염 환자를 찾아내고 조기에 치료하자는 스크리닝의 개념이 강한 안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환자가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하며, 나아가 어떻게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점은 아직 국내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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