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지침서 통해 한목소리 심혈관 안전성 입증 엠파글리플로진, 시타글립틴도 강조

2017년 국내외 당뇨병 전문가들을 위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치료 지침서들이 공개됐다.미국당뇨병학회(ADA)는 환자 개개인을 위한 맞춤 전략에서 보현평 치료 전략으로 변화를 줬고, 미국내과학회(ACP)도 2012년이후 5년만에 당뇨병 치료지침서를 발표해 당뇨병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한 가지 눈여겨 봐야할 점은, 이들 지침서 모두 지금까지 나온 당뇨병 약물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결과 등을 상당 부분 참고해, 새 약물를 치료전략에 대거 추가했다는 사실이다. 메트포르민을 선두로 엠파글리플로진, 시타글립틴, 피오글리타존이 대표적이다.2017년 정유년 ADA·ACP가 콕 집은 이 네가지 약물들의 연구결과를 통해 약물 효능 및 안전성을 다시 정리해봤다.
 

ADA ACP "초치료는 단연 메트포르민"

메트포르민은 혈당강화효과 등의 긍정적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약물 중에서도 최상위권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ACP는 신년부터 임상 가이드라인을 내고 메트포르민을 당뇨병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처방해야하는 약물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ADA 권고와 궤를 같이한다.

ACP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초치료 시 메트포르민을 우선 처방할 것을 권고했지만 생활습관교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트포르민이 혈당 수치를 줄이고, 체중감소에도 효과가 있지만 생활습관 교정이 병행돼야 그 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ADA는 여기에 내용 하나를 더 추가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초치료 전략에 메트로민을 우선 권하돼 빈혈이나 말초신경장애 동반 환자는 비타민 B12 수치를 측정할 것을 추가한 것.

실제로 영국 워릭대학 Antonysunil Adaikalakoteswari 교수팀이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 B12 결핍(<191ng/L)이 있는 환자 비율은 유럽인에서 27%, 인도인에서는 12%였고, 메트포르민을 투여받는 이들에서 결핍 비율이 더 높았다[Cardiovascular Diabetology 2014;13:129].

약물 병용요법에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대거 추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물 병용요법에 ACP·ADA  모두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을 새롭게 추가했다.

ADA는 A1C가 9% 이하 또는 이상인 환자, 단독요법으로 3개월 동안 A1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메트포르민과 타 계열 약제(티아졸리딘디온, 설폰요소제,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GLP- 1 작용제, 인슐린)를 병합하도록 했다.

ACP 역시 A1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메트포르민과 타 계열 약제인 DPP4-억제제, SGLT-2억제제, 티아졸리딘디온, 설폰요소제 등과 병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각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한 상징적인 연구결과들이 한 몫했다.

엠파글리플로진하면 EMPA-REG 연구,
시타글립틴, TECOS 연구결과로 심부전 의심 잠재워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은 EMPA-REG 연구결과를 통해 심혈관사망률 감소 효능 등을 입증한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을 포함한 42개국 509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총 7028명을 3.1년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엠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대비 MACE가 14% 감소했고, 심혈관원인 사망 위험도 38% 줄었다.

엠파글리플로진 10㎎은 위약대비 심혈관 원인 사망 35%였고 엠파글리플로진 25㎎은 41% 감소해 효과가 더 컸다는 게 연구팀 부연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즉 전체 사망률도 엠파글리플로진에서 32% 가까이 감소하는 효능을 보였다.

DPP4-억제제인 시타글립틴은 TECOS 연구결과를 통해 DPP-4억제제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의심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시타글립틴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3.1%로 나왔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 사망률 역시 각각 7.3%와 7.2%로 큰 차이가 없었다.

38개국 50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4735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이전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심혈관 위험도를 높이지 않았다.

1차 심혈관 종료점을 평가한 결과 시타글립틴군 11.4%, 위약군은 11.6%로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율 등이 두 군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심혈관 종료점 결과 역시 시타클립틴군과 위약군이 10.2%로 모두 같았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시타글립틴군 7.5% 위약군 7.3%, 심혈관 사망률은 각각 5.2%, 5%였다.

SGLT-2 억제제 vs DPP-4 억제제  그때그때 다르게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처방 시 유념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고령환자의 경우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김재현 교수는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 복용군에서 신장기능 악화 속도가 지연된 반면 소변량이 증가했다"면서 "소변을 통해 당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질염, 신우신염, 패혈증 등의 발병 위험이 있어 특히 고령환자는 처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호주 베이커 IDI 심장 및 당뇨병 연구소 Merlin C Thomas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고령환자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부작용이 없는 DPP-4 억제제를 많이 처방한다"면서 "반면 초기부터 성공적인 혈당관리를 원하지만 혈당 조절이 안되는 환자 또는 체중 관리를 원하거나 심혈관계 이득을 원하는 환자는 SGLT-2 억제제 처방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피오글리타존, 심혈관예방 입증했지만… 단기간만 복용해라?

반면 두 학회 모두 피오글리타존의 경우  IRIS 연구결과를 통해 혈당강화 및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 받은 대신, 부작용 역시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례로 ACP는 지침서를 통해 체중 증가, 골절 위험 등의 부작용을 감안해 단기간 사용할 것을 명시했다.

IRIS 연구결과에서 뇌졸중 발생률은 피오글리타존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6.5% 8% 급성심근경색증도 5% 6.6%로 피오글리타존군에서 더 낮은 반면, 골절위험 등의 부작용이 피오글리타존군에서 유의미하게 높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재현 교수는 "IRIS 연구에서 혈압을 제외한 혈당과 뇌졸중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심부전 위험과 골절 위험도 함께 보고됐다"면서 "결국 환자들이 피오글리타존을 처방할때 약물의 이득과 부작용 위험을 평가함에 있어 신중히 고려할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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