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서비스 도입한 일본 미츠기 공립종합병원 ...수십년 동안 귀치료만 하는 '하우스 귀 클리닉'

병원에서 전략을 짜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산업환경이 비연속적으로 급변할 때 혹은 장기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때 등 전략수립 방법은 여러 가지다.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한 세미나에서 삼정 KPMG BCS  Healthcare 박경수 이사가 SWOT을 활용해 성공한 병원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이사는 비교적 단기적이고 Single Business Domain에 SWOT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예로 든 병원은 중국 후안 쏭즈니아오병원, 일본 미츠기공립종합병원, 미국 하우스 귀 클리닉, 인도 아리빈드 안과병원 등이다. 

강점 이용+ 기획 포착(SO전략) / 중국 후안 쏭즈니아오병원, 일본 미츠기 공립종합병원 

중국은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등으로 불임률이 80년대 3%에서 최근 14% 정도로 높아져 심각한 상황이다.

▲ 중국 쏭즈니아오병원은 입원실을 '두번째 신혼방' 등의 전략을 펴고 있다. 

2010년에 개원한 중국 후안의 쏭즈니아오병원은 불임클리닉으로 병원의 강점과 주변 환경을 활용하려고 입원실 이름을 '두번째 신혼방(제이동방)'으로 정하는가 하면, 부부의 컨디션이나 부인의 생리주기를 고려해 입원예약을 잡아주는 등의 섬세한 배려를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2년 이 병원은 중국불임학회에서 선정한 전국 10대 불임 전문클리닉으로 선정됐다. 

박 이사는 "쏭즈니아오병원은 불임치료의 강점과 중국내 불임률 증가라는 기회를 잘 포착한 곳으로 아이디어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쏭즈니아오병원이 불임치료라는 강점을 이용했다면 일본의 미츠기 공립종합병원은 공립과 노인의료라는 강점을 활용해 전략을 짠 병원이다. 

▲일본 미츠기 공립 종합병원 전경

박 이사는 "미츠기 공립 종합병원 야마구치 원장이 두개수술 이후 노인을 퇴원시켰지만 1년

욕창 등이 발생해 다시 입원하는 것을 경험했고, 이후 찾아가는 서비스(의료배달)를 1974년에 도입했다"며 "병원 내에 보건행정기관을 설치하고 노인의료복지복합체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 밴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로 잘 알려진 이 병원은 노인보건시설, 양호노인홈, 케어하우스, 치매그룹홈  등 노인복합체로 운영된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눈여겨볼만한 구조라는 게 박 이사의 주장이다. 

강점이용 + 위협 극복(ST전략) / 미국 하우스 귀 클리닉(HEC)

이비인후과나 대학병원 등의 경쟁자들의 위협을 자신의 강점으로 극복한 병원은 미국의 '하우스 귀 클리닉'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와우 이식수술에 성공한 이 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청각장애를 중심으로 귀와 관련된 치료에만 집중해 왔다. 

박 이사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보청기를 맞추기 위해 워싱턴에서 이 병원이 있는 LA까지 갔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곳"이라며 "병원은 House Ear Institute 운영을 하고 있고, 수술뿐만 아니라 수술 후 체계적인 재활치료, 인공와우 사용자 가족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연구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인공와우이식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교수 등 전 세계의 의사들이 이 병원으로 연수를 받으러 오고 있다"며 "귀 치료분야의 전문성으로 대학병원 등의 위협을 극복한 사례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인도 아라빈드 안과병원 수술실 모습

인도의 아라빈드 안과병원도 하우스 귀 클리닉과 마찬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병원의 고민은 무료 시술을 많이 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고. 이를 위해 의료진은 전체 환자 중 45%는 무료진료를 하고, 10%는 진료비의 2/3만 받고, 나머지 환자는 진료비를 많이 받는 방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수술을 포함한 진료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치료비용 최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저렴한 인공수정체 확보를 위해 직접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박 이사는 "이 병원은 무료 진료를 할 때 소득증명서 등은 요구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낼 수 있는 사람은 병원의 미션을 보고 돈을 내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 사례지만, 안과치료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치료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이 많은 위기상황을 극복한 경우"라고 말했다.

기회이용+약점극복(WO전략) / 북경 신세기아동병원 

북경 신세기아동병원은 북경 아동병원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만든 병원이었다. 병원 경영진은 환경 분석을 한 결과 최고급 서비스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 북경 신세기아동병원을 설립했다. 병원은 1인실에 24시간 응급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족실도 갖추고 있다.

▲ 북경 신세기아동병원

이 병원은 차별성이 없는 소규모 치과의원이라는 약점이 있었다. 이 부분을 좋은 시설과 진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경쟁병원의 위협을 극복한 사례로 거론된다. 병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북경 아동병원의 적자를 메우는 것은 물론 베이징 신세기 여성 및 어린이병원, 베이징 신세기 하모니 클리닉, 신세기 천진어린이병원 등을 네트워크 병원까지 갖게 됐다. 
 
약점+위협 극복(WT전략) / 도쿠 신카이 그룹(치과)

도쿠 신카이 병원은 차별성이 없는 소규모 치과의원이라는 약점을 좋은 시설과 양질의 진료 제공으로 극복한 사례다.

박 이사는 "신카이 치과는 퀄리티는 높이고 단가는 낮추자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위해 병원 규모를 키웠다"며 "성공 요인으로는 호텔식 시설과 최고급 진료를 했고,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중무휴 진료, 20~30% 저렴한 진료비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 홍콩 마틸다 국제병원이 진행하는 세단체어 경주 모습 

1907년 설립된 마틸다 국제병원은 매우 흥미로운 병원이다. 홍콩 중심지와 떨어진 빅토리아 공원 중턱에 위치한 것이 약점이었는데 이를 극복한 케이스다. 병원은 창업자의 유산 고갈로 적자가 심해지면서 기부금 마련을 위한 자선행사를 기획했다. 역사에 착안한 '세단체어 경주'를 열게 되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박 이사는 "1975년 4개팀이 참여하던 것이 지금은 30여개 팀이 참여하고 있고, 기부금도 900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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