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포르민 활용 대폭 확대
SGLT-2 억제제 등 약물별 효능 및 안전성 세세한 열거 눈길

미국내과학회(ACP)가 당뇨병 환자의 효율적인 치료를 위한 지침서 개정판(ACP Clinical Guidelines) 을 발표했다. 2012년 이후 6년만이다.눈에띄는 점을 한가지 꼽자면 메트포르민 활용폭이 확대된 부분이다. 현재 ACP를 비롯한 미국당뇨병학회(ADA) 등도 제2형 당뇨병 환자 초치료에서 메트포르민을 가장 우선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ACP 지첨서 개정위원회의 최고 책임자인 Amir Qaseem 교수는 "경구약제치료전략에 변화를 주는데 약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현재까지 나온 최신 임상데이터를 근거로 한 결과, 역시 메트포르민이 가격대비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메트포르민 처방폭 확대

ACP는 제2형 당뇨병환자 초치료 시 메트포르민을 우선 처방할 것을 권고했지만, 생활습관교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유인 즉슨 메트포르민 혈당 수치를 줄이고, 체중감소에도 효과가 있지만, 생활습관교정이 병행돼야 그 효과가 극대화 되기 때문이라는 것.

이 같은 권고안 내용은 미국 듀크대학 Matthew J Crowley 교수팀의 최신 연구결과가 큰 영향을 줬다. Crowley 교수는 이번 지침서 개정에도 참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메트포르민이 타 약제보다 가격 대비 저렴하고 효과가 큰 반면 부작용 발병 위험이 적었다.

연구팀은 메트포르민 처방 이력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포함된 관찰 연구 총 17개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는 만성 신장질환을 비롯한, 심부전질환, 만성 간질환을 동반한 환자도 포함돼 있었다.

만성 신장질환 동반 환자 1만 1481명 중 1246명을 최소 1년에서 최대 3.9년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메트포르민 비복용자보다 22%까지 감소했다. 이 밖에 만성 심부전 환자의 질환 재발 위험 역시 메트포르민 비복용자보다 13% 가까이 낮았다.

사구체과여과율(GFG) 45mL/min/1.73㎡ 또는 30mL/min/1.73㎡에서는 메트포르민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까?

이같은 물음에 ACP는 지침서에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들을 검토한 결과 GFG이 낮은 환자에서도 메트포르민 처방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대신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낮출 수 있다며 유동적인 조절을 주문했다.

앞서 최근 ADA가 발표한 당뇨병 표준진료지침서에서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초치료 전략에 메트포르민을 우선 권고했다. 지침서에 따르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경구약제 단독요법 1차 치료에 메트포르민을 우선적으로 처방토록 했다.

하지만 메트포르민 복용자 중 빈혈이나 말초신경장애 동반환자는 비타민 B12 수치를 측정할 것을 추천했다. 일부연구에서 메트포르민 장기 복용환자에서 B12 결핍 현상이 나타났다는 결과를 일부 수렴한 것이다.

실례로 영국 워릭대학 Antonysunil Adaikalakoteswari 교수팀이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결과, 비타민 B12 결핍(<191ng/L)이 있는 환자 비율은 유럽인에서 27%, 인도인에서는 12%였고, 메트포르민을 투여받는 이들에서 결핍 비율이 더 높았다[Cardiovascular Diabetology 2014;13:129].

 

설폰요소제 저혈당증 유념해야

제2형 당뇨병환자 2제 병용요법 전략을 권고한 부분에서는 약물별 부작용 까지 세세하게 명시했다.

ACP는 환자가 A1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메트포르민과 타 계열 약제인 DPP4-억제제, SGLT-2억제제, GLP-1 작용제, 티아졸리딘디온, 설폰요소제 등과 병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SGLT-2억제제 또는 DPP4-억제제외 약물은 메트포르민보다 효능 면에서 뒤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먼저 설폰요소제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반면, 저혈당증 위험과 체중 증가가 흔해, 처방 시 각별히 유념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이미 설폰요소제 처방 이력이 있거나, 관련 부작용 위험이 적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설폰요소제를 병용한 2제병합요법을 시작해도 된다고 ACP는 첨언했다.

실제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Nisa M. Maruthur 박사팀 연구결과에서도 설폰요소제의 저혈당증 위험은 언급됐다[Annals of Internal Medicine 4월 18일자 온라인판]. 설포닐요소제를 복용한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이 5kg 이상 증가했고, 저혈당 발생도 설포요소제에서 빈도있게 나타났다.

다만 이미 설폰요소제 처방 이력이 있거나, 관련 부작용 위험이 적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설폰요소제를 병용한 2제병합요법을 시작해도 된다고 ACP는 첨언했다. 약물 종류에는 △글리부리드(glyburide) △글리메피리드(glimepiride) △글리피짓(glipizide) △톨부타미드(tolbutamide) 등이 언급됐다.

SGLT-2 억제제 병용 시 혈당강화 효과는 2배

반면 SGLT-2 억제제를 향한 의견은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메트프로민과 병용요법 시 카나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 등을 추가하면 혈당 강화 효과가 한층 더 상승된다고 한 것.

특히 엠파글리플로진은 EMPA-REG 연구결과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사건 발생 및 사망률 감소를 입증한 점을 높게 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약 3.1년 총 7000여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엠파글리플로진군이 위약군 대비 주요심혈관사건(MACE)가 14% 감소했고, 심혈관 원인 사망도 38% 줄었다. 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즉 전체 사망률이 엠파글리플로진군에서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DPP-4억제제 역시 2제병용요법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메타분석 등을 통해 DPP-4 억제제가 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고, 심부전 입원률도 증가시키기 않는다고 사실을 입증한 데 있다. 지침서에서 언급된 약물에는 시타글립틴(sitagliptin), 리나글립틴(linagliptin) 등이 있다.

이 밖에 티아졸리딘디온 계열 약물도 메트포르민과 함께 병합할 수 있지만,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을 감안해 단기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약물에는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 △로시글리타존(rosiglitazone) 등이 언급됐다.

ACP Nitin S. Damle 회장은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를 통해 "SGLT-2억제제를 2제병합요법에 사용하는 것은 심혈관사망위험 등을 줄이는 것은 물론, 체중감소, 혈당강하 면에서도 확실한 효과를 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DPP4-억제제 처방 빈도가 더 높지만, 점차 SGLT-2억제제의 위상이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 복용 시 흔히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진 생식기 진균감염은 분명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고 Damle 회장은 부연했다.

한편 이번 ACP 당뇨병 치료 지침서 최종판은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월 3일자 온라인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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