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협회(AHA) 선언문
Hypertension. 2016;68:e67-94.

서론

고령에 나타나는 치매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 disease, AD) 또는 뇌혈관 관련 요인(혈관성 치매)이 주 원인으로 공공 보건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만성 동맥고혈압은 치매 발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졌지만, 고혈압과 그에 대한 치료가 인지기능과 어떻게 연관됐는지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하다. 이 선언문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고혈압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으며 현재까지 축적된 지식 수준을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확인해 앞으로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방법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의 이해관계 관리 정책에 따라 이 선언문에 기여할 관련 전문가들을 선정했으며 패널 구성원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따라 주제를 맡아 관련 문헌을 고찰하고 접근 가능한 근거들을 정리 및 취합했다.


본문

1. 고혈압과 AD
고혈압은 뇌혈관의 구조를 손상시키고 죽상경화의 위험을 높이며 뇌혈관에 필수적인 조절 기전을 망가뜨린다. 이러한 혈관의 변화는 뇌를 허혈성 손상에 취약한 상태로 만드는데 특히 인지기능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백질 부분에서 이러한 취약성이 두드러져 AD의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 현재까지 축적된 근거에 의하면 중년의 고혈압이 중년과 노년의 인지기능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실행기능과 처리속도가 고혈압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큰 인지 영역인 것으로 보이나, 기억능력 역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신경인지 기능의 저하만으로 혈관성인지장애(vascular cognitive impairment, VCI)와 AD를 감별하기는 어렵다. 비록 자료들이 일관적이지는 않지만, 노년기의 높은 혈압이 인지기능의 우수함과 연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전 생애에 걸쳐 동일 혈압을 유지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매우 복잡한 사안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노화와 더불어 폐경 여부, APOE ε4 유전형, 인슐린 저항성, 전신 염증 및 동반질환 역시 고혈압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고혈압 치료와 인지기능
고혈압 치료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지 역시 불분명하다. 여러 관찰연구 결과에서는 고혈압에 의해 누적적인 뇌혈관 손상이 나타나는 것이 관찰됐지만,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시작했든지 고혈압 치료가 인지기능을 개선한다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고혈압과 AD 발병 사이에 흥미로운 상관관계가 발표돼 만성적인 혈압 상승이 AD의 병인을 악화시키고 치매에 기여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고혈압 치료가 AD 발병과 진행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현 상황에서는 근거 기반의 권고가 제시될 수 없으므로 노년기의 항고혈압제 사용에 대해서는 진료의가 환자의 뇌혈관 상태와 동반질환을 고려해 분별 있게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3.기초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병인생물학과 고혈압의 임상적 영향 사이에 있는 다수의 지식 간극을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고혈압이 매우 흔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도 많은 반면 고혈압 치료가 치매 지연의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점이다. 고혈압이 뇌동맥, 미세순환 및 다른 세포적 요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 상태에서 신경혈관부위의 세포가 다른 부위와 상호작용해 뇌혈관 항상성과 혈뇌장벽 투과성을 조절하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되고 있으므로 앞으로의 연구는 이러한 상호작용의 신호전달 경로에 고혈압이 뇌의 각 부위별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왜 피질하(subcortical) 백질과 대뇌기저핵(basal gangalia) 같은 부위의 뇌혈관이 고혈압에 더욱 취약한지를 알 수 있게 해줄 것이다. 


4.인생 전반에서의 고혈압 치료
청소년기 고혈압과 같이 어린 나이에 발생하는 고혈압을 이른 시기부터 치료하는 것이 치매 위험을 낮출지 또는 공격적인 치료로 인한 이상사례 위험이 이점을 능가할지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딜레마는 매우 어린 나이 또는 매우 고령의 환자에서 특히 심하다. 소아청소년기 또는 젊은 나이에 시행하는 고혈압 치료가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고, 이상사례 발생 위험이 이점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매우 고령일 경우 공격적인 치료가 득보다는 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전 생애를 포함하는 임상시험을 시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기존 고혈압 연구에 민감도 높은 최신 인지측정 성과를 추가한다면 비용 대비 경제적이고 매우 유용한 자료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기초와 임상 연구 및 신경병인학적 연구 분야에서 뇌의 혈관구조와 인지건강에 고혈압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였지만, 아직도 알아내야 할 부분이 많다. 

비록 고혈압이 인지 저하를 일으킨다는 수많은 근거가 제시됐지만,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뇌혈관 기능장애와 손상, 세포 및 분자적 기전 등에 대한 이해는 완벽하지 못하다. 또한, 매우 중요한 질문인 실제로 고혈압 치료가 인지기능의 저하를 막거나 되돌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는  수십 년에 걸친 종단(longitudinal) 연구를 수행하기가 어렵고 아직도 여러 연구에서 인지기능 변화에 대한 적절하고 일관적인 척도를 사용하지 않는 점이 문제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인종, 나이, 성별, 뇌혈관 위험 요인과 고혈압 사이에 복잡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도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곧 발표될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Memory and Cognition in Decreased Hypertension (SPRINT-MIND)은 아마도 이러한 간극을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의문점과 주의해야 할 사항에도 불구하고 나이, 성별, APOE ε4 유전형, 대사 특징, 타 동반질환 등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고혈압 치료는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신뢰도 높은 방법이며 결과적으로 뇌혈관 건강 역시 여기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항고혈압제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접근성이 높지만, 인생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는 동반질환과 관련해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특정 계열의 항고혈압제가 혈압 강하를 넘어 인지기능에 이점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뇌혈관 관련 세포에서 분자적 관점의 병인이 밝혀지고 있는데, 이는 임상시험에 도입된 새로운 영상기기들, 생체표지자, 유전체와 단백질체적 접근 방법에 힘입어 여러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인지건강에 고혈압이 미치는 악영향을 찾아 교정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도 기대된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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