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결과 비알콜성지방간 진단된 경우 대장용종 동반 확률도 높아져

건강검진에서 비알콜성지방간을 진단받는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용종이 있는 건 아닌지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손희정·곽금연 교수팀이 2003년에서 2012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진자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비알콜성지방간'은 유의한 알콜 섭취(남자의 경우 대략 일주일에 소주 3병 음주, 여자의 경우 대략 일주일에 소주 2병 음주) 없이 지방간이 발생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대부분 과체중이나 복부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의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에 따르면 총 2만 6540명을 분석한 결과 비알콜성지방간을 진단받으면, 대장내시경에서 대장용종 또한 동시에 발견될 위험이 높았다.

이들 건강검진 수진자 중 복부초음파에서 비알콜성지방간을 진단받은 사람은 모두 9501명으로, 이 가운데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3608명(38%)이 대장용종을 진단 받았다. 또 대장암을 포함한 진행성 대장용종이 발견된 환자도 263명(2.8%)에 달했다.

반면, 비알콜성지방간이 없었던 수진자 1만 7039명 중 대장용종과 진행성 대장용종이 확인된 경우는 각각 28.9%(4,921명)와 1.9%(325명)으로 비알콜성지방간이 있었던 수진자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아울러 나이, 성별, 흡연력, 음주력, 비만도, 대장암 가족력, 각종 대사성 질환 등 대장용종 발생에 영향을 미칠 모든 요인들로 보정해도 그 위험은 변함 없었다. 비알콜성지방간이 있는 수진자들에서 비알콜성지방간이 없는 수진자들에 비해 대장용종 및 진행성 대장용종의 상대위험도가 각각 1.10배와 1.21배에 달했기 때문.

간섬유화 정도 심해도 다장용종 위험 높아

비알콜성지방간 중에서도 간섬유화 정도가 심한 경우 대장용종 및 진행성 대장용종의 위험도는 더욱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결과에서 비알콜성지방간 간섬유화 점수가 -1.455 이상인 군의 경우 그 미만인 군에 비해 대장용종 및 진행성 대장용종 상대 위험도가 각각 1.66배와 2.26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두고 "비알콜성지방간이 특히 간섬유화 진행으로 이어질때 염증성 싸이토카인을 활성화하고 인슐린, 혹은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를 증가시켜 대장용종 발생과 진행을 촉진시킨다"고 풀이했다.

이어 "건강검진 등에서 비알콜성지방간이 확인되는 시점에 이미 대장용종이 발생하여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알콜성지방간은 간 뿐만 아니라 대장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는 만큼 환자나 의료진 모두 이의 발생과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영양약물학과 치료(Alimentary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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