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3·AI 이용한 폐질환 진단·니라파립·리바록사반 리얼월드 연구 결과 발표

▲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 학술대회(APHRS)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 달력도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정치·사회적인 격변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학계 역시 수많은 이슈로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국내 첫 심부전 진료지침이 위원회 구성 후 4년만에 제정됐고 가이드라인이 최초로 제정됐고, 인공지능이 진단분야에서도 영향력을 과시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됐다.반면 강남역에서 발생한 비극이 '조현병' 때문이란 논란,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들의 불안마저 가중시킨 '졸피뎀' 부작용 논쟁이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붉은 원숭이해를 더욱 뜨겁게 달궜던 학계 이슈들을 카테고리로 분류해 짚어봤다.Category 1. 병신년(丙申年) 빛낸 가이드라인은?Category 2. 2016 학술대회에서 집중 조명한 네 가지 연구Category 3. 2016 의료계 이슈 사회문제로 번지다

HOPE-3 연구, 중간 위험군 치료전략에 화두 던져

올해 이슈가 된 연구 중 하나를 꼽자면 HOPE-3 연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에서는 중간 위험군도 혈압강하와 지질개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장기적으로 심혈관 사건을 줄일 수 있다는 HOPE-3 연구 결과가 전격 발표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10mg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160mmHg 미만으로 심혈관질환이 없었고 연간 심혈관 사건 발생 확률이 1% 정도인 중간 위험군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16/12.5mg) vs. 위약 △로수바스타틴 10mg vs. 위약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 로수바스타틴 10mg vs. 위약 그룹에 무작위 배정됐다.

분석 결과 로수바스타틴 10mg군은 위약군 대비 심혈관 예방 효과가 24% 더 나타났다. 이와 함께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 로수바스타틴 10mg 병용군에서도 위약군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29% 낮았다.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군과 위약군의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스타틴 치료 전략을 공고히 한 결과다.

ACC는 이번 연구에 대해 "심혈관 위험이 없는 정상인 고혈압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준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했다.

'알파고' 바람, 폐질환 진단에도 이어져

인공지능(AI) 알파고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쓴 한해다. 한 포털사이트의 최다 검색어 순위에 오를 만큼 큰 이슈였던 알파고 열풍은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폐질환 진단에도 이어졌다.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학술대회(ERS)에서는 미국흉부학회와 유럽호흡기학회(ATS/ERS)가 폐기능을 검사하는 새로운 알고리듬을 개발, 그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새로운 분석법은 그동안 다양한 환자와 검사를 통해 나온 예측 분석 데이터를 알고리듬화해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기존의 기계측정과는 또 다른 검사법이다.

이 검사법을 적용한 결과, 호흡기질환으로 처음 내원한 환자에서 진단 정확도는 38%였고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진단 정확도가 74% 상승했다.

이와 함께 일반적인 폐질환 발견 시 정확도가 68% 향상됐으며, 폐렴, COPD 민감도, 천식, 간질성 폐질환(IDL), 신경근육증 진단도 개선됐다.

연구의 주저자인 벨기에 류벤의대 Marko Topalvic 교수는 "더 정확한 것은 기본이고 폐기능 검사의 해석을 자동으로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질환 발견을 높일 수 있었다"며 "경험이 없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진단율을 크게 끌어올림으로써 전반적인 헬스케어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알고리듬의 정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향후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적용해 연구할 계획을 내비쳤다.

난소암 치료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

하반기에는 재발성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한 약물이 등장했다.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에서는 PARP(poly(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 계열로 불리는 니라파립(Niraparib) 성분이 난소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주목할 점은 이런 결과가 태생적 BRCA 유전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gBRCA 코호트 및 non-gBRCA 코호트를 대상으로 니라파립 300mg과 위약 투약 시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나라파립으로 치료받은 모든 환자는 위약 대비 PFS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gBRCA 코호트에서 PFS가 현저하게 연장됐다. 구체적으로 gBRCA 코호트에서 니라피립군과 위약군의 PFS는 각각 21개월과 5.5개월, non-gBRCA 코호트에서는 각각 9.3개월과 3.9개월이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Mansoor Raza Mirza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금화학요법에 민감성을 보이거나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게 니라피립이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기에 의미 있다"면서 "BRCA 유전자 보유와 관계없이 고른 효과가 보인점은 향후 니라피립이 새로운 난소암 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인 '리얼월드'로 날개 단 '리바록사반'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리얼월드 연구를 기반으로 대세로 떠올랐다. 그중 발표 전부터 학계의 최대 이슈였던 아시아인 대상 리바록사반 리얼월드 연구인 'XANAP'이 '안전성 입증'이란 메시지를 들고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 학술대회(APHRS)에서 본격 공개됐다. 특히 참가자 중 3분의 1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책임연구자인 고려의대 김영훈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전체 참가자 중 96%가 리바록사반 투여 후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없었다"며 "ROCKET-AF 임상 연구결과와 앞선 리얼월드인 XANTUS 연구에서 동아시아인만을 하위분석한 결과와 일관돼, 아시아인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리바록사반의 위험성으로 꼽히던 위장관 출혈 위험은 100인년(person-year) 당 0.5건으로 높지 않았다. 한국인에서는 단 2명만 위장관 출혈이 나타나, 국내 환자에서 리바록사반의 안전성이 재차 강조됐다.

단 신기능이 감소하거나 60kg 미만, 75세 이상 고령 환자들이 이번 연구에서 적었던 점은 향후 풀어야 할 제한점으로 남았다.

영국 세인트조지런던대학 John Camm 교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는 참여한 환자군을 조절할 수 있지만, 시판 후 실제 임상에서는 더 다양한 상황과 환자군이 있다"며 "리얼월드 연구는 실제 여러 임상에서도 RCT 결과와 동일하게 나오는지를 명확히 하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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