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3·AI 이용한 폐질환 진단·니라파립·리바록사반 리얼월드 연구 결과 발표
HOPE-3 연구, 중간 위험군 치료전략에 화두 던져
올해 이슈가 된 연구 중 하나를 꼽자면 HOPE-3 연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에서는 중간 위험군도 혈압강하와 지질개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장기적으로 심혈관 사건을 줄일 수 있다는 HOPE-3 연구 결과가 전격 발표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10mg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160mmHg 미만으로 심혈관질환이 없었고 연간 심혈관 사건 발생 확률이 1% 정도인 중간 위험군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16/12.5mg) vs. 위약 △로수바스타틴 10mg vs. 위약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 로수바스타틴 10mg vs. 위약 그룹에 무작위 배정됐다.
분석 결과 로수바스타틴 10mg군은 위약군 대비 심혈관 예방 효과가 24% 더 나타났다. 이와 함께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 로수바스타틴 10mg 병용군에서도 위약군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29% 낮았다. 칸데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군과 위약군의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스타틴 치료 전략을 공고히 한 결과다.
ACC는 이번 연구에 대해 "심혈관 위험이 없는 정상인 고혈압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준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했다.
'알파고' 바람, 폐질환 진단에도 이어져
인공지능(AI) 알파고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쓴 한해다. 한 포털사이트의 최다 검색어 순위에 오를 만큼 큰 이슈였던 알파고 열풍은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폐질환 진단에도 이어졌다.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학술대회(ERS)에서는 미국흉부학회와 유럽호흡기학회(ATS/ERS)가 폐기능을 검사하는 새로운 알고리듬을 개발, 그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새로운 분석법은 그동안 다양한 환자와 검사를 통해 나온 예측 분석 데이터를 알고리듬화해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기존의 기계측정과는 또 다른 검사법이다.
이 검사법을 적용한 결과, 호흡기질환으로 처음 내원한 환자에서 진단 정확도는 38%였고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진단 정확도가 74% 상승했다.
이와 함께 일반적인 폐질환 발견 시 정확도가 68% 향상됐으며, 폐렴, COPD 민감도, 천식, 간질성 폐질환(IDL), 신경근육증 진단도 개선됐다.
연구의 주저자인 벨기에 류벤의대 Marko Topalvic 교수는 "더 정확한 것은 기본이고 폐기능 검사의 해석을 자동으로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질환 발견을 높일 수 있었다"며 "경험이 없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진단율을 크게 끌어올림으로써 전반적인 헬스케어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알고리듬의 정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향후 다른 인구집단에서도 적용해 연구할 계획을 내비쳤다.
난소암 치료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
하반기에는 재발성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한 약물이 등장했다.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에서는 PARP(poly(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 계열로 불리는 니라파립(Niraparib) 성분이 난소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주목할 점은 이런 결과가 태생적 BRCA 유전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gBRCA 코호트 및 non-gBRCA 코호트를 대상으로 니라파립 300mg과 위약 투약 시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나라파립으로 치료받은 모든 환자는 위약 대비 PFS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gBRCA 코호트에서 PFS가 현저하게 연장됐다. 구체적으로 gBRCA 코호트에서 니라피립군과 위약군의 PFS는 각각 21개월과 5.5개월, non-gBRCA 코호트에서는 각각 9.3개월과 3.9개월이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 Mansoor Raza Mirza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금화학요법에 민감성을 보이거나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게 니라피립이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기에 의미 있다"면서 "BRCA 유전자 보유와 관계없이 고른 효과가 보인점은 향후 니라피립이 새로운 난소암 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인 '리얼월드'로 날개 단 '리바록사반'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리얼월드 연구를 기반으로 대세로 떠올랐다. 그중 발표 전부터 학계의 최대 이슈였던 아시아인 대상 리바록사반 리얼월드 연구인 'XANAP'이 '안전성 입증'이란 메시지를 들고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 학술대회(APHRS)에서 본격 공개됐다. 특히 참가자 중 3분의 1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책임연구자인 고려의대 김영훈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전체 참가자 중 96%가 리바록사반 투여 후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없었다"며 "ROCKET-AF 임상 연구결과와 앞선 리얼월드인 XANTUS 연구에서 동아시아인만을 하위분석한 결과와 일관돼, 아시아인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리바록사반의 위험성으로 꼽히던 위장관 출혈 위험은 100인년(person-year) 당 0.5건으로 높지 않았다. 한국인에서는 단 2명만 위장관 출혈이 나타나, 국내 환자에서 리바록사반의 안전성이 재차 강조됐다.
단 신기능이 감소하거나 60kg 미만, 75세 이상 고령 환자들이 이번 연구에서 적었던 점은 향후 풀어야 할 제한점으로 남았다.
영국 세인트조지런던대학 John Camm 교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는 참여한 환자군을 조절할 수 있지만, 시판 후 실제 임상에서는 더 다양한 상황과 환자군이 있다"며 "리얼월드 연구는 실제 여러 임상에서도 RCT 결과와 동일하게 나오는지를 명확히 하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