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연구결과 발표...당뇨병 관리에서도 지역간 격차 발생

5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형병원이 없는 지역, 이른바 ‘입원진료취약지’의 입원환자는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Atlas) 구축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 우리나라 의료생활권(진료권)을 설정하고, 지역간 의료이용 양상을 비교 분석한 연구다. 

이번 연구에는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입원자료 약 8000만 건을 분석해 인구 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자체충족률), 의료기관까지의 이동시간을 기준으로 전국을 18개 대진료권과 56개 중진료권으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국 56개 중진료권 중 25개에서는 적절한 입원진료를 할 수 있는 5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이 없는 입원진료취약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에 비해 인구 당 병상 수가 2배 이상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가운데 5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이 대부분(약 80%)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입원진료취약지 주민들은 병원이 많을수록 입원은 많이 하지만,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낮고, 사망률은 높았다. 

반면 진료권 내 5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이 있으면 입원을 많이 하지 않지만,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높고 사망률은 낮았다.  

대형병원이 없는 입원진료취약지에서 입원환자 사망률은 1.3배 높았고 이 같은 사망률 격차는 중증질환(1.88배)과 주요 수술(1.44배)에서 더 컸다. 

급성심근경색·뇌졸중 사망률...대형병원 이용 시 사망률↓

▲ 500병상 이상 병원 유무에 따른 질환 및 수술유형별 중증도 보정 사망률.

급성심근경색 및 뇌졸중의 경우 5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 사망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여러 병원을 거치지 않고 거주지 내 500병상 이상 병원에서 치료받은 경우를 적절하게 치료받은 것으로 정의할 때, 2014년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19%, 뇌졸중환자의 21%만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분석에서는 500병상 이상 병원을 이용한 경우 사망률이 낮았다. 

특히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이 가장 높은데, 외래진료와 약 처방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사망률을 최대 1/6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 의료기관에서 계속 진료를 받을 경우 사망률은 크게 낮아졌고, 매번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는 환자에 비해 약 1/3의 사망률을 보였다.  다만, 다른 요인은 유의하지 않았다. 

당뇨병 관리, 시군구 간 큰 차이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 관리에서 중요한 당뇨약 처방일수와 당화혈색소검사, 안저검사, 요단백검사 시행률, 혈압과 콜레스테롤 조절자 비율은 시군구별로 큰 차이가 있었다. 

시군구별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2014년을 기준으로 안저검사 시행률(3.3%)이었는데, 가장 시행률이 높은 지역(상위 10개 지역 7.2%)과 낮은 지역(하위 10개 지역 1.3%) 간에 5배 이상이 차이가 발생했다. 

당뇨 관리에 중요한 치료와 검사 시행률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2010년에 비해 2014년에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지역 간 비율 격차는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 암 종별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

이외에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 이후 암 입원진료의 경우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건보공단은 이번 연구에서 정의된 진료권을 활용, 향후 일관성 있는 관련 연구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는 지역간 변이를 확인하고 일차의료를 강화하는 등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선택에 대한 정보제공 및 보건의료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등 의료비 지출의 효율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3.0 등 빅데이터 가치 실현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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