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보다 일찍 치료 시 심근섬유증 진행 지연돼

 

유전질환인 근이영양증 환자는 혈압강하제인 ACE 억제제(ACEi) 치료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브라질 상파울로 의대 Carlos Eduardo Rochitte 교수팀은 "듀켄씨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 또는 베커근이영양증(Becker Muscular Dystrophy, BMD)이 있는 젊은 남성은 ACEi 치료를 일찍 시작했을 때 심근섬유증 진행이 지연됐다"고 JAMA Cardiology 12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밝혔다.

DMD와 BMD 환자는 심근섬유증이 진행될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들은 심근보호를 위해 ACEi 치료를 받아야 하며, 현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좌심실구혈율(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이 정상인 64~83%보다 낮을 때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서는 가이드라인보다 일찍 치료를 시작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고 나와, 향후 임상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연구팀은 2009~2012년에 두 곳 의료기관에서 심혈관 자기공명영상(cardiovascular magnetic resonance imaging, CMR)으로 DMD 또는 BMD를 진단받은 남성 7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연구를 시행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13.1세로 청소년이었다. 

일차 평가변수는 등록 당시부터 2년 동안 CMR로 확인된 심근섬유증 진행으로 설정했다.

환자 중 DMD 환자는 92%, BMD 환자는 8%였다. 심근섬유증은 55명인 72%에서 나타났고, 좌심실 수축기능이상(LV systolic dysfunction)은 13명인 24%에서 확인됐다.

LVEF가 보존된 심근섬유증 환자 42명은 ACEi 치료군 또는 비치료군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ACEi 치료군은 기본적인 치료와 함께 에날라프릴(enalapril)을 투약했다. 용량은 환자 나이에 따라 달랐으며, 매일 12시간 이내에 2.5mg 또는 10~20mg을 복용했다.

2년 추적관찰 결과, 평균 좌심실 질량비는 ACEi 치료군 대 비치료군이 3.1% 대 10%로, LVEF가 보존됐더라도 ACEi 치료를 시작했을 때 심근섬유증 진행 속도가 약 7% 더 느렸다(P=0.001).

이를 다변량 분석했을 때에도 ACEi 치료가 심근섬유증 진행을 늦추는 독립적인 지표임을 입증했다(coefficient -4.51; P=0.04).

이와 함께 CMR로 심근섬유증이 확인된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18.2%였던 반면, 비진단군에서는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심근섬유증과 심혈관사건 간 상관관계를 규명했다(P=0.04).

Rochitte 교수는 "이번 연구는 CMR로 심근섬유증이 확인되고 LVEF가 보전된 환자에서 ACEi 조기 치료 혜택을 처음으로 증명했기에 의미 있다"며 "LVEF가 정상보다 낮을 때 ACEi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현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과대학원 Elizabeth M McNally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는 심근증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해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면서 "개인별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적 서명(genetic signature)을 활용하고 환자의 개인특성을 고려해서 위험과 이익을 따져보는 치료에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우리는 맞춤치료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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