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F처럼 부작용 적은 치료제 선택도 중요
독일 함부르크 감염 의료 센터 크누드 슈에베 박사 인터뷰

12월 1일 에이즈의 날을 HIV 감염자 관리와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에이즈 환자 규모는 대략 9500명 정도. 아직까지 에이즈 감염 청정국가지만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젊은 환자들의 증가세가 뚜렷해 이를 막기 위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를 인식하고 정부와 학회도 관심은 높지만 명쾌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에이즈학회 참석차 방한한 독일 함부르크 감염 의료 센터(ICH)의 내과 전문의 크누드 슈에베 박사(Dr. Knud Schewe)를 만나 독일의 사례를 통한 전략을 들어봤다.

▲ 독일 함부르크 감염 의료 센터(ICH)의 내과 전문의 크누드 슈에베 박사(Dr. Knud Schewe). 그는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조기 진단이 중요하고, 장기치료를 대비한 안전한 치료제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독일의 HIV 감염인 현황 및 관리 방법, 유병률 추이에 대해 궁금하다.

독일의 전체 HIV 감염자 수는 8만 5000명 정도(전체 인구의 0.1% 수준), 매년 신규 감염자 수는 3200명 수준이다. 10~15년 전부터는 안정화돼 갑자기 감염자 수가 급증하거나 급감하는 등의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감염자의 3/4 정도는 남성 동성애자(MSM)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대부분 클리닉에서 받고 있다. 독일 전역에 퍼져있는 HIV 치료 의사들은 독일 HIV 의사 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협회는 클리닉에서 진행이 되는 치료들에 대한 품질 보증 프로그램도 진행을 하고 있다.

한국은 20~30대 젊은 HIV 감염인이 매년 1000명 정도 발생하고 있다. 독일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독일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안정화돼 있기는 하지만, 역시 HIV 신규 감염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젊은 남성 동성애자(MSM)의 경우 콘돔 사용률이 낮은 편이라 우려가 높다. HIV의 무서움을 덜 겪었던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PrEP(노출전 예방요법)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용이 높고, 젊은 연령대의 경험도 많지 않다. 미국 청소년 대상 PrEP 처방 경험을 보면, 약물 순응도가 낮다. 젊다 보니 성관계도 잦고 매번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기 때문이다. 독일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때문에 보다 적합한 HIV 관리 방법은 HIV 감염이 의심 되면 빨리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독일은 양성반응이 확인되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편이다. 환자들도 조기 치료에 호응이 좋다. 치료를 빨리 시작해서 감염성을 떨어뜨리면 추가적인 확산을 막을 수 있다.

HIV 치료제에서는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제제 출현이 단연 핫 이슈다. 왜 이 약물에 주목하는가?

TAF의 가장 큰 이점은 TDF(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보다 적은 양으로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유지하고, 이상반응은 낮춘 것이다. HIV 치료는 짧게는 수 년, 길게는 평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부작용 위험은 낮다라도 수년, 수십 년 동안 누적 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TAF가 TFD에 대해 뼈나 신장과 관련된 부작용을 더 낮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덩달아 TAF가 들어간 복합제인 젠보야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존의 다양한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TAF 스위칭시 문제는 없나?

스트리빌드에서 젠보야로 스위칭을 한 경우라면 치료제 내 테노포비르 성분만 TDF에서 TAF로 변경되는 것이므로 사실 같은 치료제 내에서 변경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크게 우려할 점은 없을 것 같다. 그 외에 다양한 종류의 치료제에서 젠보야로 스위치를 한 케이스도 상당히 많다. 모든 의사들의 상황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내 환자 중에서는 젠보야로 스위칭이 대부분이 상당히 매끄럽게 이뤄졌고, 스위칭 한 후 이상반응으로 인해 중단한 사례도 없었다. 다만, 약제 변경 초기에는 환자들이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며 이 약이 괜찮은 것인가라는 우려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 약물 변경 후 2주 사이에 구역(Nausea)과 같은 이상반응을 보고한 케이스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반응의 발현 가능성은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대처하면 된다.

TAF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약물상호작용(DDI)은 없나?

젠보야 처방 시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인 DDI는 TAF보다는 대부분 부스터인 코비시스타트와 관련이 깊다. 실데나필이나 불법 마약류를 쓰는 환자의 경계일 수는 있는데, 꼭 필요하면 쓰되, 최대한 낮은 용량으로 사용하라고 조언하는 편이다.

TAF에 대해서는 지질 부분만 고려되면 된다. TAF 군에서의 콜레스테롤 수치 및 중성지방이 증가하는데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고, 총 콜레스테롤 대비 HDL의 비율 역시 전체적으로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된다. 암튼 부스터가 포함되면 다른 약물과 병용 시 고민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지금 길리어드에서는 부스터가 빠진 엠트리시타빈과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 통합효소억제제(INSTI) 복합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매우 현명한 생각이며, 개인적으로 이 약물에 대한 기대도 크다.

▲ 독일 함부르크 감염 의료 센터(ICH)의 내과 전문의 크누드 슈에베 박사. 전세계 가이드리인이 TDF에서 TAF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합제가 계속해서 출시되면서 치료 가이드라인도 빠르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어떻게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가?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는 공통적으로 1차 권고되는 3rd agent 약물이 통합효소억제제(INSTI) 계열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하다는 것에 기반한 결정으로 보인다. 아마도 TDF가 들어있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었던 가이드라인은 TAF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다. 단, 실제 처방 약물이나 국가별 가이드라인 내 권고 약물은 현재 해당 국가에서 어떤 약물이 출시되어 사용을 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도 좌우가 된다. 미국에이즈국제학회(ISA-US) 등 TAF가 출시된 국가에서는 국제 가이드라인을 통해 TAF 제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독일에는 젠보야, 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F/TAF), 릴피비린,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복합제(R/F/TAF) 총 3가지 종류의 TAF 기반 약물이 출시되어 있다. 독일에서도 통합효소억제제 라인이 포함된 약물을 1차 권고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이동할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HIV 치료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전망하나?

전반적으로 단일정복합제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높아졌지만, 모든 환자들에게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복합제에 포함된 성분에 대해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이상반응이나 트리멕의 신경정신과적 문제 발생으로 인해 하루 한 알을 먹고 부작용을 경험하느니 부작용 없이 하루 두 세 알의 치료제를 먹겠다는 환자들도 일부에서 분명 있을 것이다. 따라서 환자별 상황에 맞는 맞춤치료는 분명히 필요하고 당연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일에는 새로운 백본인 F/TAF가 나와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TAF를 환자별로 맞는 약과 조합해서 원활하게 사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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