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데글루덱은 한 번의 투여로 24시간 혈당 조절이 가능하고 우수한 유효성과 편의성으로 올 한 해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로 주목 받았다. 본지에서는 인슐린 데글루덱의 실제 임상 증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데글루덱의 사용

홍성관
서울엔도내과의원원장

"제1형 당뇨병임에도 저혈당 증상 없이 목표 혈당 유지"

증례
30세의 남성 환자로 3개월간 갈증, 다음, 다뇨 증상이 있어 다른 의원에서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상태였다. 
키 174 cm, 체중 54 kg으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17.8 kg/㎡였고 혈압은 124/74 mmHg, 맥박은 72회/분이었다. 

스스로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을 2개월간 열심히 시행하는 중이었으며, 본 의원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 공복혈당 137 mg/dL, 식후 2시간 혈당 312 mg/dL, 당화혈색소(glycated hemoglobin, HbA1c) 7.9%, 공복 혈청 C-peptide (fasting serum C-peptide) 1.2 pg/mL, urine ketone 음성, 항 glutamic acid decarboxylase (GAD) 항체 음성 등으로 나타났다.

치료 및 경과
소위 제1.5형 당뇨병으로 설명한 후 sulfonylurea (SU) + metformin (MET) + α-glucosidase inhibitor를 이용해 치료했다. 치료 3개월 후 검사 결과, 공복혈당 127 mg/dL, HbA1c 7.2%였으며 가벼운 위장 장애를 보였다. 환자의 철저한 식이 요법 및 운동요법에도 불구하고 목표혈당에 도달할 수 없었다. 

인슐린 글라진 12단위, glipizide 5 mg 1일 3회 사용 후에는 공복혈당 102 mg/dL, HbA1c 6.8%로 나타났다. 식후혈당은 200 mg/dL 이상으로 자주 나타나 식이요법에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인슐린 글라진과 식전 속효성 인슐린을 필요에 따라 추가 사용(1일 1~2회)하도록 한 후 체중이 2~3 kg 증가했고 식후혈당 관리도 수월해졌으며 HbA1c도 5.8~6.5% 범위로 유지됐다.
내원한 지 2년째 되는 시점에 공복 혈청 C-peptide는 0.2 pg/mL로 측정돼,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제1형 당뇨병)으로 진단하고, 다회 인슐린 주사법(multiple subcutaneous insulin injection, MSII)을 시행하도록 했다.

HbA1c는 목표대로 조절됐으나 야간 저혈당을 월 2~3회 정도 호소했고, 인슐린 글라진 주사 시간을 저녁 식사 후으로 변경한 후에도 저혈당 빈도에는 큰 차이가 없어, 인슐린 글라진을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교체했다. 인슐린 데글루덱을 1일 12~20단위, 인슐린 aspart를 식사 시마다 10~20단위로 사용하면서 저혈당 빈도는 월 1회 정도로 감소했고, HbA1c 수치도 6.3%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고찰
제1.5형 당뇨병으로 진단되고 2년 이내에 제1형 당뇨병으로 발전된 증례로서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형태의 환자이다. 환자는 혈당 측정 및 식사 관리에 철저했으며 인슐린을 이용한 당뇨병 관리도 잘 받아들여 소화했다. 치료 요법을 변경하고자 할 때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면 잘 따랐던 환자로서 C-peptide zero의 인슐린이 완전 고갈된 제1형 당뇨병 환자임에도 심각한 저혈당 없이 HbA1c 6.3%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새벽녘 저혈당 빈도 감소에 인슐린 데글루덱으로의 전환이 도움이 돼 환자가 혈당 관리에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증례이다.



경구혈당강하제 3제 병용요법에서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전환한 증례

안명섭
메디플라워내과 원장

"기존 인슐린 요법 대비 환자의 약물순응도 개선돼"

주요 증상
54세의 남성 환자로, 다음, 다뇨, 다식, 목마름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고 자가측정한 혈당이 247 mg/dL로 높게 나타나 이에 대한 검사 및 치료를 위해 내원했다. 제2형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이 있었으며, 특별한 가족력 또는 사회생활력(social history)은 없었다. 신체검사(physical examination)에서도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2012년 2월 내원 당시 키 170 cm, 체중 74 kg, BMI 25.61 kg/㎡였으며, 혈압은 120/88 mmHg였다.

검사 결과
▲혈당
2012년 10월 측정한 HbA1c는 10.0%로 나타났으며, 공복혈당은 263 mg/dL였다.

▲지질수치
2012년 10월 시행한 검사에서 지질수치는 총 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 TC) 158 mg/dL,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132 mg/dL, 중성지방(triglyceride, TG) 70 mg/dL로 나타났다.

▲간 기능
2010년 10월 시행한 간 기능 검사 결과 bilirubin 수치는 0.7 mg/dL였다.

▲신 기능
2010년 4월 시행한 신 기능 검사 결과 creatinine (Cr) 0.8 mg/dL, albumin 3.9 mg/dL였다.

▲기타 소견
White blood cell (WBC) 6,300 μL, hemoglobin (Hb) 12.1 g/dL, platelet (PLT) 132k μL였다.

치료 및 경과
고혈당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해 당시 공복혈당 검사 결과 247 mg/dL, HbA1c 10.0%로 당뇨병 확진 후 경구혈당강하제로 1일 2회 glimepiride 1T를 처방하였다. 처방 6개월 후 증세가 개선되지 않아 2제로 MET 3T를 추가했다.

2012년 11월, vildagliptin과 MET 복합제를 1일 2회 처방했으나 HbA1c 12.6%, 공복혈당 226 mg/dL로 높게 지속되어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경구혈당강하제 3제를 병용하여 glimepiride 2 mg 1T, vildagliptin, MET으로 6개월 지속했을 때, 공복혈당 183 mg/dL, HbA1c 9.9%였다. 경구 약제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glimepiride를 제하고 기저인슐린을 30단위 추가하여 경과를 살펴보았다. 

3개월 후 기저인슐린을 36단위로 증량하면서 기존 경구 약제를 dapagliflozin과 MET으로 변경했다. 혈당 검사 결과, HbA1c는 7.6%로 많이 개선됐으나 환자가 저혈당 증상을 호소하여 인슐린 처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016년 6월, 저혈당의 빈도를 줄이고 목표 혈당 도달을 위해 기저인슐린에서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변경했다. 용량은 기존에 사용하던 기저인슐린과 1:1로 전환하여 36단위에 dapagliflozin 10 mg, MET 1,000 mg을 병용하도록 했다.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변경 3개월 후, HbA1c가 6.7%로 목표 혈당에 도달하였으며, 기존에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던 저혈당의 발생 없이 공복혈당 95 mg/dL로 매우 이상적으로 혈당이 관리됐다. 2016년 6월 이후에도 목표 혈당인 HbA1c 7% 이하를 유지하며 인슐린 데글루덱을 유지 중이다.

고찰
제2형 당뇨병이 10년 이상 지속된 환자에서는 경구혈당강하제 3제로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환자를 설득해 기존 약제에 손쉽게 기저인슐린을 추가하면 혈당이 많이 향상되기는 하지만, 환자가 편의적인 문제로 주사를 거르거나 고정된 주사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고, 익숙하지 않은 인슐린 주사법과 잦은 저혈당으로 인해 불편함을 토로하여 어쩔 수 없이 약제 처방으로 되돌아가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인슐린을 최근 출시된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변경한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조금씩 개선됨을 느낀다. 

인슐린 데글루덱을 처방한 환자에서는 약물순응도가 개선되고, 저혈당에 대한 두려움이 덜 느껴져 환자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다. 또한, 디바이스가 편리하게 개선이 돼 안정적인 방법으로 주사가 가능해지고 자가 사용이 편리하게 바뀌어, 처음 처방 받을 때 교육을 잘 하면 환자 스스로 주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만, 인슐린 자체의 체중증가와 같은 부작용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최근 출시된 다른 경구 약제와 잘 병용하면 환자들이 만족하는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인슐린 글라진에서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전환한 증례
 

채종구
채내과 원장

"혈당 변동이 심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안정적 혈당 조절 효과 보여"

 

주요 증상
59세 여성 환자로 2006년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내원했으며, 당시 고혈압 및 당뇨병을 진단 받았다. 키 159 cm, 체중 65 kg, BMI 25.7 kg/㎡로 과체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였으며, 결핵과 간염의 과거력이 있었고 망막성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vaccinium myrtillus extract를 복용 중이었다. 

환자는 광주 근교인 영암 지역에서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어 여름철에는 활동량이 많지만 음식 섭취량도 많아 고혈당과 저혈당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혈당조절 불량 환자였다.

치료 경과 및 HbA1C 수치 변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oral antidiabetic drug, OAD) 2제(SU + MET)를 복용하다가 OAD 3제(SU + MET + dipeptidyl peptidase-4 [DPP-4])로 변경했다. 당시 HbA1c 수치는 7.8~10.1%로 나타났다. 겨울철 농한기에는 체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으며, 여름철 농번기에는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적으로 자주 발생하였다.

2015년 4월 14일 이후 vildagliptin/MET 50/1,000 bid와 인슐린 글라진 10단위를 처방하여 28단위까지 증량했으나 같은 해 10월 29일에 HbA1c가 9.5%로 측정됐다. 

2016년 4월 4일부터 인슐린 데글루덱 34단위, vildagliptin/MET 50/1,000 bid로 약제 처방을 변경하고 추적관찰한 결과, 지난 7월 HbA1c 수치는 7.8%로 나타났다.

여름철에는 혈당 변동(glucose fluctuation)이 심한 환자였기에 면밀히 혈당을 관리하였으며, 현재 인슐린 데글루덱 34단위 투여를 유지 중이고 저혈당 없이 이번 여름을 보냈으며, 9월 28일 기준 HbA1C 수치가 7.6%로 혈당조절 또한 잘 되고 있다<그림>.
 

 

고찰
본 증례는 환자의 직업 특성상 여름철의 노동 강도가 높으며, 식사습관이 불규칙하고, 저혈당이 발생한 후에는 인슐린 투여를 잊는 등 인슐린 투여가 일정하지 않아 혈당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인슐린 글라진에서 인슐린 데글루덱으로 변경한 후에는 주사 시간이 유연해지고 저혈당 증상이 감소되어 약물순응도가 증가했으며, 이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인슐린 요법이 시행 가능해 혈당이 개선되었다. 저혈당의 위험이 있어 여름철의 혈당조절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6~8월동안의 무작위 혈당은 86~190 mg/dL, HbA1c는 7.6%를 보였고, 저혈당은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기존의 인슐린 요법으로 저혈당 및 고혈당이 문제가 될 시 인슐린 데글루덱으로의 전환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