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단순 시혜에서 의료기술 전수로 봉사활동 변화

▲ 소아외과 정지혁 교수가 회진을 하고 있는 모습

과거 일방적으로 배푸는 방식의 의료봉사가 최근 당사국 의료진이 시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거나 합동으로 시술하는 등의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단장 윤영호)은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미얀마 양곤에서 의료캠프를 실시했다.

이번 해외 의료캠프는 소아성형외과, 소아외과, 소아청소년과와 소아마취통증의학과로 구성된 총 24명의 봉사단원이 양곤어린이병원과 얀킨 어린이병원에서 진료와 수술, 학술교류와 문화행사 등의 활동을 했다. 

이번 봉사활동에서 소아성형외과와 소아외과 수술팀은 미얀마 의료진과 합동으로 수술해 각각 8명의 어린이 환자에게 직접적인 의료혜택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의료인들에게 의료 기술도 전수했다. 

여타 공적개발원조에서 흔히 나타나는 공여국 의료진 주도의 진료 및 수술제공에서 탈피한 것이다. 이는 행당국 수요에 부합하며 실질적인 의료기술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봉사단장인 조태준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한 명의 의사가 일주일 동안 쉬지 않고 수술을 한다 해도 10명 이상은 어렵다. 더욱이 미얀마 모든 환자를 서울대병원과 한국의 의료봉사로만 치료해 줄 수는 없다"며 "우리의 의료기술을 미얀마 보건의료 인력에게 제대로 전수하면, 그 의사 한 명은 수천 명의 자국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구 약 6천만 명 미얀마에 소아성형외과,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등을 포함한 소아외과계열의 전문의가 단 9명 밖에 없다. 게다가 얼굴 기형 어린이들의 경우는 해당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진이 없어 평생 괴로움을 안고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현영 교수가 수술한 환자를 돌아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복강경 사용법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소아외과 김현영 교수는 "양곤어린이병원에 복강경 사용법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며 "이 병원에 여러 선진국에서 기증받은 최신 기기가 있으나 사용법을 알지 못해 그동안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8건 중 일부러 6건의 고난이도 복강경 수술을 서울대병원에서 연수받은 미얀마 의사와 공동 집도해 현지 의료진의 역량강화에 주력했다. 

이번 의료캠프에서는 소아심장과 김기범 교수는 중증 선천성 심장 기형 어린이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또  빠른 시일 내에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중증 어린이 일부를 서울대병원에 초청해 무료로 수술할 계획이다. 

현지 의사들과 구순구개열 수술에 참여했던 소아성형외과 김석화 교수는 "과거 한국이 미국 미네소타 프로젝트라는 지원으로 의료기술을 익힌 의사들이 지금의 눈부신 의료선진국 도입에 이바지 한 것과 같이 이들을 통해 미얀마 의료수준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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