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정해억
가톨릭의대 교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정맥혈전색전증의 항응고 치료'에 관한 좌담회가 개최됐다. 가톨릭의대 정해억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MURASE Hospital의 Mashio Nakamura 교수가 강연한 후 토론이 진행됐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직접적 경구용 항응고제의 발전과 HOKUSAI-VTE 연구 결과
 

Mashio Nakamura
MURASE Hospital

직접적 경구용 항응고제 현황
정맥혈전색전증(venous thrombo-embolism, VTE)에는 심부정맥혈전증(deep vein thrombosis, DVT)과 폐색전증(pulmonary embolism, PE) 등이 있다. 일본순환기학회의 PE 치료 가이드라인은 출혈 위험, DVT 여부 등에 따라 치료 알고리즘을 제시하고 있으며, 혈전 발생 면적과 상관 없이 warfarin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VTE의 통상적 치료(conventional therapy) 시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비경구용 미분획(unfractionated) heparin 치료로 시작해 warfarin 투여로 이어지게 된다. 


항응고 치료를 받은 1,076명의 일본인 VTE 환자를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된 후향적 관찰 연구인 Japan VTE Treatment Registry (JAVA) 연구에서 VTE 재발의 누적 발생률을 Kaplan-Meier 곡선으로 나타낸 결과 평균 4%로 나타났으며, 주요 출혈은 3.3%의 발생률을 보였다(Circ J. 2014;78:708-17). 

Warfarin 치료 기간 동안의 누적 발생률과 warfarin 치료 중단 이후의 누적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각각 2.8%, 8.1%로 나타나(J Cardiol. 2015;66:451-9) 표면적으로는 warfarin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이득인 것처럼 보였으나, warfarin 치료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경우 출혈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적절한 warfarin 유지기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Warfarin 치료를 3개월 동안 유지한 군과 6개월 동안 유지한 군으로 나눠 이상반응의 누적 발생률을 알아본 연구 결과에서는, 양군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BMJ. 2007;334:674). 

2009년판 일본순환기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시적 VTE 위험이 있는 경우 3개월간, 원인 불명의 VTE 또는 유전적 혈전성향증(hereditary thrombophilia)이 있는 경우 최소 3개월간, 암 또는 두 번째 VTE가 발생한 경우에는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지속적인 항응고제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항응고제 투여가 필요할 경우 warfarin은 출혈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다양한 직접적 경구용 항응고제(direct oral anticoagulant, DOAC)가 개발됐다. 

HOKUSAI-VTE 연구 
HOKUSAI-VTE 연구는 DOAC의 VTE 치료에 관한 연구 중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 받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 내 127개 센터를 포함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도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중맹검, 이중위약, 무작위배정 3상 임상시험이다. 

한국을 포함한 37개국의 439개 센터로부터 객관적으로 확인된 VTE 환자 총 8,292명을 대상으로 5일간 heparin 1차 투여 이후 edoxaban 치료군과 warfarin 치료군으로 나누어 12개월간 추적관찰을 실시했다. HOKUSAI-VTE 연구에서 edoxaban은 식사와 관계 없이 1일 1회 60 mg을 투여했으며, 환자 중 체중 60kg 이하, 크레아티닌 청소율 30~50 mL/min, 그리고 P-gp 억제제를 투여하는 경우에는 식사와 관계없이 1일 1회 30 mg으로 용량을 감량했다. 

HOKUSAI-VTE 연구에서 일차 효능 평가 변수로 정의된 증상성 VTE의 누적 재발율을 양 군에서 비교한 결과, warfarin 치료군과 edoxaban 치료군에서 각각 3.5%, 3.2%로 나타나 edoxaban이 warfarin 대비 유효성 측면에서 비열등함을 입증했다(p<0.001 for non-inferiority)<그림 1>.

 

 

또한, 일차 안전성 평가 변수로 정의된 임상적으로 유의한 출혈의 누적 발생률을 비교했을 때 warfarin군과 edoxaban군에서 각각 10.3%, 8.5%로 나타나 안전성 측면에서는 edoxaban이 warfarin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p=0.004 for superiority, N Engl J Med. 2013;369:1406-15)<그림 2>. 
 

 

연구 참여 환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아시아인 환자는 비아시아인 환자에 비해 평균 연령이 높았고, 체중 60kg 이하와 크레아티닌 청소율 30~50 mL/min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Edoxaban은 유일하게 용량 감소 기준을 가지고 있는 DOAC으로, 위와 같은 아시아인 환자의 특성은 저용량 투여 환자의 비중이 높았음을 의미한다. 용량을 감량한 환자에서 출혈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출혈 위험도가 warfarin 대비 3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저용량 edoxaban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그림 3>.
 

 

또한 edoxaban은 한국, 중국, 일본 환자를 포함한 아시아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군 연구를 통해 비아시아인 환자 대비 우수한 유효성과 유사한 안전성을 입증해, 아시아인들에게 유리한 항응고제일 것으로 생각된다.


Discussion

신진호: 임상적으로 유의하지만 주요하지 않은 출혈(clinically relevant non-major bleeding)은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Nakamura: 뇌출혈 등 장기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출혈을 주요 출혈, 그렇지 않은 가벼운 출혈은 주요하지 않은 출혈로 간주합니다. 예를 들면 혈액 검사 상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를 나타내거나, 하혈, 피하출혈, 코피 등과 같은 경우입니다.  

신진호: 임상적으로 유의하지만 주요하지 않은 출혈과 아시아인, 고령, 여성 등의 출혈 위험군 간의 상관관계가 임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십니까?

Nakamura: 고령은 출혈과 연관되며, 성별 간의 차이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동아시아인 환자와 비아시아인 환자의 비교 시 warfarin의 강도가 낮음에도 출혈 위험이 높았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반면 edoxaban 투여 시에는 고령과 저체중 환자에서 출혈이 감소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인은 동양인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뇌출혈이 높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지영: 어떤 경우를 VTE 재발이라고 보시는지요? 또한 D-dimer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용량을 감량했는데 실제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Nakamura: 재발 여부는 증상으로 구분하며, 추적 관찰 시 1만여 건의 케이스를 대상으로 VTE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D-dimer는 신뢰할 수 있는 마커는 아니므로, 진단 목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은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D-dimer 검사 결과가 정상 또는 음성 값이 나오는 경우 용량을 감량합니다. 

정해억: Edoxaban은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많은 영향을 주는 약물입니까?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30 mL/min 이하로 중증 신장애를 동반한 환자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Nakamura: Warfarin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Edoxaban은 신기능이 매우 저하된 환자에서 15 mg까지 용량 감량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신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환자에서는 경구용 항응고제와 warfarin 간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정해억: DOAC 중 위장관 장애가 심한 약물도 있는데, edoxaban은 어떻습니까? 

Nakamura: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시아인 대상 하위분석에서 발견된 위장관 장애는 없었습니다.   

정해억: HOKUSAI-VTE 연구에서는 5일간 초기 heparin 투여 후 edoxaban을 투여했는데 heparin 없이 바로 투여하는 것도 가능합니까? 

Nakamura: 임상시험 결과는 없으나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정해억: VTE의 경우, 심장내과뿐 아니라 정형외과, 혈액내과, 호흡기내과, 신경외과, 혈관외과에서 보는 경우도 있어서 환자가 분산돼 있습니다. 일본은 어떻습니까? 

Nakamura: 일본에서는 PE의 경우 순환기내과, DVT는 순환기내과 및 혈관외과에서 많이 봅니다. 아시아에서 순환기 전문의들이 대체로 VTE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 선생님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정욱진: 한국의 심장내과 전문의들도 VTE에만 관심 있는 선생님들은 극소수인 것 같습니다. VTE를 보다 쉽게 진단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숨어 있는 환자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지영: 5년여 전부터 말초 초음파를 통해서 VTE 진단율을 높이고자 하고 있습니다.

신진호: VTE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warfarin과 DOAC을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DOAC 교체투여가 가능할지요? 

Nakamura: 재발 환자는 DOAC으로 교체하나, 잘 유지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정해억: Edoxaban도 역전제(antidote)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Nakamura: Edoxaban의 경우 반감기가 짧은 편이라 굳이 역전제가 필요 없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Edoxaban뿐 아니라 여러 DOAC에 사용 가능한 역전제에 대한 미국 및 유럽 내 허가가 진행 중으로 알고 있으며, 내년에는 한국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 역전제를 사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욱진: 주로 머리 부위, 또는 정형외과적 수술, 산부인과, 복강 내 출혈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 있을 경우에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응급실 또는 권역외상센터의 경우는 공통 역전제를 비치해두면 만약의 경우에 대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욱진: 스텐트 삽입 후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실시하는 환자에서의 출혈은 큰 이슈입니다. Edoxaban의 경우 항혈소판제제 투여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있습니까?

Nakamura: 네. 그렇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HOKUSAI-VTE 및 ENGAGE TIMI-AF 연구는 모두 단일 항혈소판제제에 대한 데이터만 가지고 있으며 향후 삼중항혈소판제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해억: 심장판막질환 환자에도 edoxaban 투여가 가능할까요?  

Nakamura: 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용법·용량은 현재 허가사항보다 좀더 강화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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