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최순실 진료기록 공개 거부...차병원그룹 특혜 의혹 전면 부인

▲30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비선진료 논란, 관련 의료인·의료기관에 대한 특혜 의혹 규명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다.

정부는 대통령 대리처방 의혹을 규명할 열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최순실씨 진료기록' 공개를 거부했으며, 차병원그룹 특혜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종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는 30일 회의를 열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첫 기관보고를 받았다.

이날 기관보고 대상에는 보건복지부도 포함돼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과, 비선진료에 참여한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각종 특혜 의혹이 규명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다. 

"최순실 의료기록이 국가기밀인가"

▲질의 중 증인석을 바라보는 윤소하 의원(사진 오른쪽).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대통령 주사제 대리처방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의 규명을 위해 정부가 차움의원 등에 남아있는 최순실씨 진료기록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최순실씨는 차움의원을 6년간 507회 방문했고, 주사제를 293회나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통령 대리처방 의혹 규명을 위해서는) 최씨가 어떤 병명으로, 어떤 약을, 어떤 의사에게 얼마나 처방받은 것인지 복지부가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조사를 위해 요구하는 자료는 국가기밀 등 극히 예외적인 사항 외에는 반드시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정부는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정부에 "최순실의 진료기록이 국가기밀이냐, 이를 공개하는 것이 국가의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냐"고 따져물었다. 

정부는 민감한 개인정보라며, 자료공개 불가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자료공개를 놓고) 4개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개인의 질병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부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진료기록부의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윤 의원의 질의에도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청와대, 향정약 1100정 구매...왜?"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청와대 의약품 리스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청와대가 스틸녹스와 자낙스, 할시온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013년 한 해에만 1110정을 구매했고,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 장관에 그 '용처'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김한정 의원은 "대통령 전용 의무실인 청와대 의무실에 왜 이런 약이 필요했을까. 청와대는 해외순방시 시차극복을 위해서 사용했다는데, 시차극복에 이런 약을 쓰는게 맞느냐"며 정진엽 장관에 "의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자낙스는 장기복용하면 안되지만 그리 위험한 약은 아니다. 약효가 4~6시간 정도 지속되므로 단시간 비행기에서 먹고 잠으로써 시차적응을 돕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장관은 '청와대가 중독성이 있는 마약류 의약품을 다량 구매한 이유가 뭔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는 김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정확한 내용을 몰라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병원그룹 특혜 의혹...복지부, 전면 부인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복지부는 대통령 비선진료 기관으로 지목받은 차움의원과 모체인 차병원그룹을 둘러싼 특혜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등은 이날 국정조사에서 최순실·순득 자매와 차병원그룹 차광렬 회장이 친분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차병원그룹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차병원그룹이 박근혜 정부 임기 중 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 연구중심병원이라는 숙원사업을 이뤘다"는 것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강력 부인했다. 

정진엽 장관은 "당시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연구중심병원 지정과 지원 또한 특정병원에 대한 특혜와는 무관한 사항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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